미래사업 일환…인도네시아 중심으로 식량자원 투자
LG상사·포스코대우 선두, 바이오에너지 교두보 계획

[이투뉴스] 식량과 산림산업의 일환이었던 팜오일(CPO, Crude Palm Oil)이 자원개발산업으로 보폭을 늘리고 있다. 팜오일 자원개발의 특징은 공기업 중심으로 진행된 석유·가스·광물분야와 달리 국내 종합상사가 선두에 나섰다는 점이다.

팜오일의 원료인 팜나무의 최대 생산국 인도네시아가 사업의 중심에 서 있다. LG상사는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에서, 포스코대우는 파푸아주에서 팜오일 농장 개발 사업을 진행한다. 바이오디젤의 원료이기도 한 팜오일 자원개발은 미래 바이오에너지 산업의 교두보로도 기대되고 있다.

◆ LG상사, CPO 설비 증설 추진 등 사업확대

▲ lg상사가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에서 운영하고 있는 팜농장에서 현지 관계자가 열매를 수확하고 있다.
2009년 12월 인도네시아 서부 칼리만탄 스까다우(Sekadau)군에 2만 헥타르 규모의 팜농장을 확보, 팜오일 사업을 운영 중인 LG상사는 자원개발사업 중 팜오일 분야에 보다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LG상사는 캐나다, 미국, 콜롬비아, 칠레, 호주 등에서 석유, 석탄, 비철, 팜오일 등 30여개의 자원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 원유와 자원가격 하락, 국내의 자원개발 해외투자 위축 등 여러 난제를 맞닥뜨려 역풍을 맞으면서 석유와 비철 등의 자원개발 분야가 침체된 것이 사실이다.

이런 가운데 LG상사는 팜오일 개발이 꾸준한 상승세와 안정화에 돌입하는 것으로 판단, 올해 더욱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미래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식량자원분야의 투자 확대다.

LG상사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의 팜농장을 인수 후 농장 전체 면적에서 팜열매 수확이 가능하도록 팜나무 식재 등 사전 작업을 진행해왔다. 2012년 10월에 농장 내 팜오일 생산공장(CPO Mill)을 준공하고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이후 연간 6만톤의 팜오일을 생산하고 있다.

팜오일은 팜나무 열매를 순수 압착방식을 통해 추출하는 식물성 유지로서 대두유, 유채유 등 여러 식물성 유지 중 단위 면적당 생산성이 가장 뛰어나고 전세계 식물성 유지 수요량의 31%를 차지하는 최대 수요품목으로 알려져 있다.

LG상사 관계자는 “팜오일은 글로벌 경제상황에 관계없이 매년 수요가 증가해 왔다”며 “향후에도 주요 소비국인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들의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인구 증가로 꾸준한 수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LG상사는 팜오일 설비 증설을 추진 중이다. 팜농장 추가 확보뿐만 아니라 연관분야로의 사업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바이오디젤의 원료로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LG상사 관계자는 “유가 하락 등으로 팜오일을 이용한 바이오디젤은 아직 생산단계에 들어서지 않았지만 발전가능성과 경제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팜농장을 향후 유망한 바이오에너지 사업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또 팜열매 수확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은 바이오매스 발전사업의 연료로도 활용이 가능한 만큼 이의 활용을 적극 검토할 예정이다.

◆ 포스코대우, 국내 최고 노하우로 집중 육성
포스코대우도 인도네시아에서 팜오일 농장을 운영 중이다. LG상사가 진출한 2년 후인 2011년 9월 당시 포스코대우의 전신인 대우인터내셔널은 국내 종합상사 최초로 사업 운영권자로서 인도네시아 파푸아주에서 약3만4000헥타르(실 경작면적 2만7000헥타르)의 팜농장을 확보했다. 이후 2012년 산지 식재와 지난해 6월 FFB(Fresh Fruit Bunch) 판매를 시작했다.

포스코대우 역시 팜오일이 식용유에서부터 세제원료, 화학제품의 원료인 점, 미래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는 바이오디젤의 원료로 활용이 가능한 점을 높이 산 결과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이 사업으로 개발-생산-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함으로써 팜오일의 생산과 판매를 통한 고수익 창출 및 사업 노하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포스코대우는 올해 상반기 팜오일 생산을 시작해 최대 연간 약 17만톤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포스코대우는 미얀마 미곡종합처리장 투자 추진, 캄보디아의 대두 및 쌀 농장 개발, 시베리아 산림자원개발 등 식량자원과 산림분야의 다양한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미얀마 가스전 개발로 에너지 및 광물자원개발의 선두적 위치를 차지한 포스코대우는 농수산자원 분야에서도 국내 최고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7월에는 국내업계 최초로 전세계 곡물거래산실인 런던곡물거래업협회(GAFTA)에 가입해 정식 회원사 자격을 취득했다. 또 국내 최대 곡물 트레이딩 역량과 경험을 보유해 연간 100만톤 거래 규모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 포스코대우는 팜오일 사업을 진행 중인 인도네시아 파푸아 지역에 지역사회의 요구를 반영해 최근 의료·교육용품을 지원했다.

◆ 삼성물산, 국내 기업 중 최초 진출
삼성물산은 국내 종합상사 중 최초로 팜오일 사업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대규모 팜농장을 운영하며 식용유와 바이오디젤의 원료인 팜오일을 생산해 이를 기반으로 팜오일 트레이딩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08년 7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소재 팜농장(PT. Gandaerah & PT. Inecda)을 인수했다. 농장의 총면적은 서울시의 40%에 달하는 2만4000헥타르로서 바이오디젤과 식용유의 원료가 되는 팜오일을 연간 10만톤 이상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이곳에서 생산된 팜오일은 팜의 원산지인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 수출해 수익을 내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식용유로서의 팜오일 소비시장은 지속 성장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이 대체 에너지 확보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며 "인도네시아 팜농장의 생산기반을 바탕으로 팜오일 트레이딩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긴 생산기간·환경문제 등 문제점 아쉬워
팜오일은 1960년대부터 동남아시아의 황금작물로 떠오른 팜나무가 원료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온난화, 사막화 등 국제적 환경이슈와 맞물리면서 이에 대한 관심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과거에는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팜오일 최대 생산국이었으나 2005년 이후 인도네시아가 1위로 부상해 아직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팜나무가 성장할 수 있는 이상적인 기후 조건과 풍부한 토지, 상대적으로 낮은 노동임금 등 강점을 보유했다.

팜오일의 70%를 차지하는 액체부분은 식용유로 사용되며, 고체부분인 25%는 쇼트닝, 마가린 등 단단한 지방유 제품으로, 나머지 부산물인 5%가 사료나 비누 원료로 활용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1차 정제 공정을 통해 팜오일을 생산 후, 이를 비누나 세제 등을 생산하는 2차 공정 기업에 수출함으로써 팜오일 산업을 운영한다. LG상사의 경우 일일 500~3000톤(팜오일 Input 기준) 규모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운영과정에 있어 단점도 있다. 2008년 유가 상승을 기점으로 대체가능연료로 급부상한 바이오디젤은 팜농장 증가에 기여했으나 최근 저유가가 장기화되면서 경제성 논란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팜오일의 공급량은 2013년 기준 5900만톤인데 반해, 작물 특성상 단기간 내 생산량 증가가 어렵다. 팜나무는 식재 후 팜오일 생산까지 최소 3년이 소요되며, 재배가능지역도 적도를 기준으로 10도 내의 지역에서만 가능하다.

반면 수요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전망이 밝아 향후 공급량을 넘어설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2013년 기준 수요량은 5700만톤으로 세계 식물성 유지의 수요량인 1만6500만톤 중 35%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주요 소비국은 중국, 인도네시아, 인도, EU,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등으로 우리나라도 연간 약 40만톤을 수입하고 있다. 이같이 수요량 충족을 위해 공급량을 늘리면서 산림 파괴 등 환경오염 문제가 팜오일 사업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011년 발간한 포스코경영연구소의 ‘인도네시아 유망산업으로 떠오른 팜오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동일한 면적의 열대우림이 벌목과 화재로 사라졌다. 또 이탄지(Peat land) 파괴로 인해 다량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경작 과정에서 다량의 물을 소비하면서 주변지역 수자원이 고갈되거나 오염물을 방출해 인근 지역 토양과 수자원을 오염시켰다. 

벌채로 인한 산림훼손과 대규모 개발로 열대우림에 의존해 살아가는 다양한 생물 종이 영향을 받게 되면서, 자연파괴를 최소화하고 친환경적인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는 대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팜오일의 생산 목적 중 하나인 바이오에너지가 산림파괴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경문제 해결은 팜오일을 생산하는 기업의 또 다른 고민으로 남고 있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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