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공식 개막..스위스 대통령 "실천적 철학 요구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24일 올 여름 서방 선진 8개국(G-8) 정상회의 때 중국ㆍ인도ㆍ브라질ㆍ멕시코ㆍ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같은 개도국들을 동등한 플레이어로 참석시키는 '새로운 형태의 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오후 5시45분(현지 시각) 스위스 다보스 컨그레스센터에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총회 개막식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하고 "우리는 최고의 성장률을 보이는 그들에게 글로벌 책임성을 공유하고 스스로 책임성을 갖도록 촉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온실가스 배출과 관련 그는 "우리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모든 사람들을 포함하는 구속력 있는 체제를 필요로 한다"며 포스트-교토 의정서에 모든 나라의 동참을 촉구하고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 중 우리(EU)는 15%를 차지하고 그 비율은 줄고 있기 때문에 그것은 세계가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는 "오랫동안 우리가 당연시했던 많은 것이 완전히 전도되는 등 세계 경제는 격변의 과정을 겪고 있다"면서 세계가 직면해 있는 두 가지 최대 도전을 기후 변화와 에너지 안보로 규정했다. 특히 그는 "오늘의 세계에서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힘의 균형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단지 2년 정도 지나면 세계 2대 수출국인 독일과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메르켈 총리는 오는 27일 다보스 통상각료회담에서 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DDA) 협상의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미셸린 칼미-레이 스위스 연방 대통령 겸 외교부 장관은 환영 연설을 통해 "오늘의 불의ㆍ기아ㆍ 인권 침해ㆍ자살 공격ㆍ인류에 대한 범죄 등은 내일의 정치적 문제가 될 것"이라며 "대화에 관한 생각과 이야기는 행동의 진정한 변화와 결합할 때에만 유용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시대의 거대 담론은 여전히 '어떻게 인간이 평화와 자유, 존엄 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길을 찾을 수 있는지 하는 것"이라며 "그 해답은 천재보다는 실천적인 철학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의 개막 선언 및 환영사로 시작된 이날 개막식에 이어, 메르켈 총리와 브라운 매딩글리 BP CEOㆍ네빌 아이스델 코카콜라 회장ㆍ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이 토론자로 참석한 가운데 '변화하는 힘의 평형'(The Shifting Power Equation)을 주제로 1시간 가량 공개 토론회를 벌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번 포럼에 대통령 특사인 김병준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과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ㆍ김현종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ㆍ최 혁 주제네바 대사 등 정부 고위인사와 정계ㆍ재계ㆍ학계ㆍ언론계 인사 20여명이 참석했다.

  

28일까지 닷새간 진행될 이번 포럼은 경제, 지정학, 테크놀러지와 사회, 비즈니스 4 분야로 나뉘어 ▲중국·인도 등 신흥 경제의 부상 ▲커뮤니케이션 권력의 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공동체 네트워크의 등장 ▲혁신의 촉매자로서 소비자 역할 강화 ▲시장에 대한 천연자원 공급국의 영향력 강화 등을 토의한다.

  

또 다양한 형식을 통해 지구의 기후 변화와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문제ㆍ에너지 시스템의 변경ㆍ세계무역기구(WTO) 도하라운드(DDA) 협상 본격 재개 문제 등에 관한 토론의 자리가 마련된다. 특히 한반도 및 동북아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의 핵실험이 주변국 대북 정책에 미치는 영향 및 한ㆍ중ㆍ일 3국의 민족주의 성향과 자원 획득 경쟁이 지역협력에 미칠 영향을 다루는 회의가 열린다.

  

이와 함께 중국과 일본의 군비 증강 및 한반도 주변 지역 안정을 위한 미국의 외교정책 방향 등에 대한 별도의 토론도 진행된다.

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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