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소통’으로 도시가스 지속성장 발판 마련

                    공급비용 조정 등 모든 게 규정대로 시행되면 신뢰  
                    도시가스사 경영여건 개선 위한 중지 모으는데 앞장

[이투뉴스] “가스분야와 인연을 맺은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아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다고는 말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이든 원칙을 정하고, 소통을 통해 이해의 폭을 넓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도시가스업종도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전국 33개 도시가스사마다 처한 상황과 입장이 제각각이다 보니 회원사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이 적지 않습니다. 원칙이 더욱 필요한 이유죠. 아울러 원칙은 소통에서 이뤄집니다. 위에서 아래로, 아래에서 위로, 옆에서 옆으로 씨줄과 날줄이 엮여서 옷이 지어지는 것처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소통은 모든 것의 시작입니다”

올해 1월 15일 임시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돼 한국도시가스협회 제13대 회장으로 선출된 구자철 예스코 회장(61)은 매년 7~8%씩 수요가 줄어드는 어려운 상황에서 협회장에 취임하게 돼 어깨가 무겁다면서 원칙은 소통이 이뤄질 때 지켜지고, 소통을 이루려면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야 자주 만나야한다며 ‘원칙’과 ‘소통’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항상 원칙과 소통을 강조한다. 예스코 회장으로서 경영방침을 밝힌 올해 회사 신년사에서도 임직원들에게 비전달성을 위한 세 가지 핵심가치 요소로 원칙, 도전, 긍정을 제시하고, 이를 함축적으로 ‘원도우뭔’이라는 구호로 표현했다. 원칙을 지키고 도전하면 우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소통으로, 일방적이 아닌 쌍방향으로 서로를 이해하고 마음을 합해야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협회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구자철 회장은 내부결속을 다지는 소통을 위해 공식적인 자리는 물론이고, 몸이 허락하는 한 어떤 자리든, 누구와도 만나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나누겠다는 계획이다.

“도시가스사업과 관련한 여러 규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원칙을 세웠으면 준수돼야죠. 일례로 공급비용 조정 건만 해도 그렇습니다. 매년 전문연구기관의 연구용역이 이뤄지고, 그 결과가 제시되면 이를 바탕으로 조정하도록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까.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공감은커녕 갈등의 불씨만이 남게 될 수밖에 없죠”

도시가스업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앞으로 업계는 물론이고 정부, 유관기관, 관련업계와 소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구자철 회장은 일각에서 도시가스사업을 ‘땅 짚고 헤엄치기’로 평가하는데 대해서는 안타까움과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도시가스사업이 사업이냐는 말에는 정말 섭섭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독과점적으로 정해진 권역에 정해진 마진을 받는 사업에 무슨 걱정이 있겠냐는 지적인데, 그건 한쪽 면만 봐서 그렇습니다. 물론 치열한 경쟁을 벌여가며 생존에 힘겨워하는 사업에 비하면 낫겠지만, 순이익 규모가 매출의 2% 안팎에 그치는 사업의 한계 또한 분명합니다. 아무리 판매량을 늘리고 원가를 절감하는 등 경영적인 측면에서 노력을 다해도 순이익률은 정해져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동안 도시가스가 국민연료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역할과 민간기업이면서도 공익적인 특성에 비중을 둬 정부 정책에 적극 협조해 온 부분 등을 감안해 달라는 아쉬움이 묻어 있는 하소연이다.

국내 에너지시장의 환경이 급격히 변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전국 33개 도시가스사 구심체의 수장으로써 운영방침을 묻자 협회 내부 인력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의 환경을 개선하고 발전시켜 국내 도시가스산업 발전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국민에게 더 낮게, 가까이 다가가 신뢰·사랑 받을 터

특히 미래전략 연구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의 모멘텀을 발굴함으로써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새로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회원사 경영여건 개선과 도시가스사업에 대한 규제 개선과제 발굴 등을 통해 도시가스산업 역량을 강화하겠다며 국민에게 한층 신뢰받고 사랑받는 협회가 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도시가스가 국민연료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아직도 소비자 불만이 적지 않다고 하자 정부와 협회는 도시가스업계의 서비스 수준을 진단하고 개선과제를 발굴, 국민 눈높이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13년부터 매년 한국생산성본부에 서비스수준 진단용역을 맡기고 있다면서 도시가스사의 서비스 기반구축 수준은 자율적 개선이 가능할 정도로 안정권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체 회원사의 절반 수준인 16개사가 우수등급을 받았으며, 지역간·회사 간 편차도 대폭 줄어들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아울러 매년 회원사 고객서비스 담당자 및 서비스 접점에 종사하는 고객센터 임직원을 대상으로 워크숍 등을 갖고 도시가스 서비스 향상을 꾀하는 것은 물론 사회공헌 사업의 일환으로 사회복지시설 에너지효율개선 사업 등을 통해 도시가스산업 이미지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도시가스업계의 구심체로서 회원사와 정부 간, 국회와의 가교역할에 대해 구자철 회장은 단체의 성격 상 업계의 현안 및 애로 사항 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인적 네트워크 강화 및 상호 협력체제 구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전문인력 활용은 물론 개인적인 루트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도시가스사의 판매실적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만큼 수요 창출과 판매 신장을 위한 협회의 역할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2년간 도시가스는 마이너스 성장을 했습니다. 도매요금에서의 정산단가 부과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온 현상, 경기 부진에 따른 산업용 수요 감소 등 다양한 원인이 분석되고 있습니다. 신수요 창출 및 판매량 증대를 위한 수단으로 연료전지, LNG벙커링, 도시가스 기반 분산전원 확대 등이 대두되고 있지만, 아직 제도적인 기반이 열악하고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아 쉽지 않은 실정입니다”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연료전지용 요금 신설 및 공급주체 일원화, LNG벙커링 관련 제도 정비, 분산전원의 계통 편익에 대한 지원 요청 등 제도개선과 정책지원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여전히 집단에너지와 도시가스 간 연료분쟁은 해결되지 않은 숙제다. 특히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 문제는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은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으로도 연료 간 역할분담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고는 갈등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에 대해 구자철 회장은 “한국지역난방공사에서 추진하고 있는 수도권 그린히트 프로젝트는 버려지는 열의 활용 등 미사여구로 포장됐지만, 서인천 지역 발전소의 열병합화를 통한 한난의 지역난방 공급확장에 불과한 사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향후 복합화력발전소 가동률 저하, SMP하락 등으로 인한 열공급 원가상승의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며, 중복투자 문제,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 등 수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것”이라며 “따라서 해당 프로젝트는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고, 필요 시 해당지역의 열은 해당지역에서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집단에너지는 겨울이 길고 추운 북유럽지역에 어울리는 사업으로 우리나라는 지역적으로 지구온난화의 빠른 진행, 낮은 난방도일 등 대규모 집단에너지사업 추진에 부적합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지정제를 통해 집단에너지사업을 보호하고 타 연료 진입을 제한해 수많은 갈등과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연료 간 규형감 있는 시각을 갖고 미공급 지역에 대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제시한 구 회장은 시장 기능이 충실히 작동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소비자의 연료 선택권을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도시가스공급시설 공사현장을 살펴보며 현장 관계자로부터 안전관리 실태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는 구자철 회장.
도시가스사업의 특성 상 안전관리분야를 빼놓을 수 없다.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점을 묻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안전”이라며 “그동안 크고 작은 사고를 겪으면서 도시가스업종의 안전관리 수준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으며, 아직도 안전관리향상을 위한 다양한 연구와 노력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답변이 이어졌다.

그러나 선진외국과 달리 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안전관리는 제3자의 크로스체크 등 안전 확보를 위한 순기능도 있지만, 사용자의 안전문화 의식 향상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하거나 공급자에 대한 과도한 규제로 작용해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모되는 등의 역기능도 간과할 수 없다는 문제점도 제기했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굴착공사관리제도 및 라인마크제도, 정밀안전진단제도 등의 보완을 통해 합리적 적용이 가능할 수 있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각종 검사제도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다양한 안전관리제도를 통합 운영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며, 국민의식 수준도 매우 높아졌다고 판단해 관 주도보다는 자율안전관리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홍보와 계도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칠 계획입니다”

전국 33개 도시가스사를 대표하는 협회의 수장으로서 임기 동안 이루고 싶은 과제를 묻자 구자철 회장은 “적정 공급비용 확보, 투자보수율 개선 및 각종 세제 및 부담금 감면 등을 통한 회원사 경영여건 개선을 위해 업계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성장 발판의 마련과 도시가스 역량 강화, 국민에게 신뢰와 사랑 받는 협회 등의 3대 지침을 충실히 지켜 나가도록 하겠다면서 언론을 비롯한 주위의 협조와 성원을 당부했다.

▣ WHO?
구자철 회장은 1955년, 경남 진주 출신으로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의 4남2녀 중 막내아들이다. LS그룹家 일원이면서도 독자적으로 사업을 키워온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2003년 LS에서 분가할 당시 그룹 경영에 참여하지 않았던 탓에 다른 일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아왔다.

1973년 경기고등학교, 80년 외국어대학교를 졸업한 후 1983년 LG상사 국제금융부에 입사해 뉴욕·도쿄 지사 주재원으로 재무파트에서 일하다가 1993년 세일산업 대표를 맡으며 독립했다. 이어 2003년 한성 대표이사 회장을 지내며 독립적으로 경영을 해오던 중 2009년 지주사 격이었던 한성 지분을 예스코에 매각하면서 LS그룹에 편입됐다.

한성은 한성PC건설, 한성플랜지 등 건설·전자·자동차 부품 부문의 4개 계열사를 둔 사실상의 지주회사로 한 때 구자철 회장이 100%를 소유한 개인회사였으나, 2009년 일부 지분매각으로 예스코의 계열사가 됐다.

2013년부터 예스코 회장직을 맡고 있으며, 올해 초 한국도시가스협회 제13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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