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치지형 변화와 저유가 고착화에 에너지정책 어디로 가나
[사설] 정치지형 변화와 저유가 고착화에 에너지정책 어디로 가나
  • 이재욱
  • 승인 2016.05.02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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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 이투뉴스 발행인

[ 이투뉴스 / 창간 9주년 기념사] 4.13 총선으로 정치지형의 큰 변화가 생겼다. 16년만의 여소야대로 국회권력이 바뀌면서 에너지 정책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의 폭발로 원전의 수용성이 크게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이를 반영하듯 작년에는 우리나라의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10년간 수명을 연장한 것을 끝으로 폐로가 결정됐다.

앞서 정부는 원자력발전의 설비 비중을 29%로 유지하는 방안을 결정하고 이를 고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척과 영덕에 새로운 원전 부지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원전의 설비비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발전소를 세울 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자력발전소의 수명이 잇따라 끝날 예정인데다 고리 1호기에서 경험한 바와 같이 장기간의 수명연장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원자력발전소의 건설이 필요하지만  역시 국민수용성이 뚜렷하게 떨어지고 있다.

원자력발전은 그동안 우리 경제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후쿠시마 원전 폭발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라는 난제가 겹치면서 역할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원자력발전소를 제외하면 석탄화력이 우리나라의 전력공급에 큰 축을 이루고 있지만 석탄화력 역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차원에서 우리는 물론 세계적으로 줄여야 하는 부문이다.

지금은 원자력발전과 석탄화력 덕분에 저렴한 가격으로 전기를 쓰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언제까지 값싼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전력을 어떻게 조달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하고 깊은 고민을 정책당국은 해야 할 시기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해마다 쌓이고 있는 사용후 핵연료의 임시 저장공간도 올해부터 서서히 포화되고 있는 실정. 정부는 사용후 핵연료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공론화를 적극화하고 향후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최종적인 방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를 중간 저장하든 영구 처분하든 간에 10년 이상의 오랜 세월이 필요한 점을 감안한다면 계속 미뤄둘 수도 없는 현안이다.

작년부터 시작된 저유가 흐름은 올해로 이어져 연초에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선으로 폭락했다. 그러나 산유국간의 협조 분위기 등으로 오르는 것 같았지만 역시 핵폭탄 개발에 대한 제재해제로 수출국에 합류한 이란이 수출량을 쉽게 포기하지 않으면서 저유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저유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유류세 인하문제가 제기됐지만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로서는 유류세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 유류세 인하는 고급차량을 쓰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뿐이기 때문이다. 벌써 휘발유 등 수송용 연료 역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값싼 전기료와 저유가 현상의 지속은 에너지 소비구조에도 여러 가지 형태로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기료 역시 재계에서는 한전의 막대한 이익을 내세워 인하 요청을 했지만 한전의 이익 중 절반 이상은 금싸라기 같은 삼성동 부지를 팔아서 생긴 것인데다 아직도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이라는 점에서 정책당국은 물론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한전의 이익은 낡을대로 낡은 송전망에 다시 투자되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리나라 송전망은 벌써 노후된데다 새로운 대형 발전소가 동해안과 충청도 권역에서 속속 가동될 예정이지만 이를 소화시킬 수 없는 한계에 이르고 있다. 당장 광역정전 같은 불상사가 생기지 않았다고 해서 한전의 이익을 업계에 돌려달라는 재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당초부터 없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값싼 전기 공급은 다른 에너지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며 에너지절약과 효율개선에도 적신호가 되고 있다. 전력예비율이 20%를 넘어서면서 전기를 물쓰듯하는 현상이 재현될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다시 전력 다소비 업종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연히 에너지를 보다 더 효율적으로 쓰자는데 돈과 설비가 모이지 않는다.

지난해 말 파리협정으로 온실가스 감축은 전세계적으로 합의되었다. 우리나라는 이미 작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거래실적이 미미하는 등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배출권거래제 자체는 효과 있는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지만 설계와 운용 면에서 미숙하고 배출권 할당 등이 제대로 되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역시 시급히 보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밖에 자원비리 사태로 방치상태에 있는 해외 자원개발을 이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 이웃 일본과 중국은 근년의 저유가와 자원가격을 하락을 계기로 해외 자원개발을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 자원자급률이 겨우 4%인 우리나라는 자원비리 여파로 그나마 소규모로 추진하고 있던 자원개발 마저 사실상 전면 중단 상태로 빠졌다. 자원개발을 이처럼 중단할 경우 자원가격이 오르면 몇 배 이상의 더 큰 어려움이 초래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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