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천구 미래에너지자원연구소 부회장

강천구
미래에너지자원연구소
부회장
[이투뉴스 칼럼 / 강천구] 세계에는 자원이 풍부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가 있다. 자원이 풍부하다고 해서 선진국은 아니다. 선진국이라고 해서 자원을 갖고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 중요한 것은 실제 영토가 아니라 자원영토를 얼마나 확보하였는가에 달려있다. 요즈음 만나는 지인들마다 “해외자원개발사업 괜찮은 가요?”라고 질문을 받곤한다.

과거 추진했던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비판과 최근 공기업 내실화 정책으로 인한 에너지자원 공기업의 해외자산 매각, 자원가격 하락등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위축 소식이 심심치 않게 들려오기 때문이다. 이런 애기를 들으면 과거 IMF외환위기 시절이 떠올라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다. 당시 우리나라는 기업 구조조정을 이유로 알토란같은 해외자원개발 자산을 상당수 헐값에 매각했다. 그리고 2008년 이후 국제원유가격이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고 철광석 가격이 톤당 170달러이상 상승하는 등 자원가격이 오르면서 외환위기 당시 팔았던 자산의 가치가 적게는 몇 배 크게는 몇 십배 뛰어 크게 후회했다. 당시 한국전력공사는 보유했던 캐나다의 우라늄 광산을 매각했는데 지금은 당시 매각 금액의 30배 가까이 광산 가격이 올랐다. LG상사와 삼성물산이 매각한 칠레와 카자흐스탄 구리광산도 지금까지 보유했더라면 엄청난 이익을 보았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은 일반 제조업과 달리 최소 10년 내지 15년은 기다려야 하는 장기사업이다. 그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땅속의 자원을 확인하고 개발하는 과정에는 많은 자금과 기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통 탐사-개발의사결정-인프라 건설에만 최소 5년이 소요된다. 또 해당 국가의 인허가 절차와 현지 사정에 따라 10년 이상이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즉 장기간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야 하고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태로 10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것이 자원개발사업이다. 그래서 신중하되 과감한 투자에 인내가 더해진다면 분명 자원개발은 황금알을 낳는 사업이다.

지금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들을 하지만 돌이켜보면 우리기업들의 성공사례도 많이 있다.
GS에너지는 지난해 5월 국내기업의 해외자원개발 사상 최대 규모인 아부다비 육상 생산광구의 조광권 지분 3%를 취득하고 지분에 대한 권리를 40년간 보장 받았다. 투자금액은 7400억원으로 하루 5만배럴 40년간 약 8억배럴의 원유 생산량을 확보했다. 지난해 한국의 연간 원유 도입물량은 9억2000만배럴이었다. GS에너지의 조광권 획득은 지난 2011년 한-아부다비 정부간 체결된 석유·가스분야 개발협력에 따라 사업이 추진되어 성공한 사례다.

포스코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에 뛰어들어 15년의 투자와 기다림 끝에 2013년 6월부터 생산이 시작돼 현재 하루 약 5억 입방피트(원유 환산 일산 9만 배럴)규모로 중국과 미얀마에 공급되고 있다. 지난해부터 20년 이상 연간 3500억~4000억원에 달하는 이익을 올리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01년 호주 스프링베일 유연탄광을 SK와 공동으로 지분 24.5%를 매입했다. 투자액은 약166억원이다. 이후 어려움 속에서도 개발에 성공해 지분인수 4년만에 투자액 모두를 회수하고 지금까지 50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경험을 가지고 있다. 한때 우리나라 대표 무연탄 생산업체인 삼탄(삼척탄좌)은 1980년초부터 인도네시아 칼리만탄섬 정글 오지에서 한국광물자원공사의 전신인 대한광업진흥공사 탐사팀의 협조로 유연탄 탄광을 찾아 나섰다. 그 결과 칼리만탄지역에서 세계 5위 규모의 대형 유연탄 탄광 개발(파시르 유연탄광)에 성공해 지금까지 가장 수익성이 좋은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어떤 사업이든지 꿈을 만들고 키우고 이루는 데는 무엇보다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오직 꿈 하나를 쥐고 무수한 역경을 뚫고 나가면 이뤄내지 못할 것은 없다.
자원이 있는 곳이라면 아프리카의 뜨거운 사막도 중남미의 숨쉬기 어려운 고산지대도 자원전사들에겐 장애가 되지 못했다.
바라건대 지금은 장기전을 겪어야 하는 해외자원개발사업의 속성을 이해하는 국민적 관심이 있어야 새로운 자원개발의 꿈이 현실로 다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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