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765kV 교류송전→500kV 직류송전으로 전환
지지부진 사업 새국면…나머지 4GW변환소 필요

신울진~신경기 hvdc 송전선로 개념도 (경과지 노선은 독자 이해를 돕기 위한 것으로 결정된 바 없음)

[이투뉴스] 765kV로 건설 예정이던 신울진~신경기 송전선로가 500kV급 HVDC(초고압직류송전)로 전격 전환 건설된다. 500kV HVDC 선로는 8GW 안팎의 전력을 수송할 수 있는데,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4GW는 765kV 변전소인 신가평변전소에 물려져 서울 동부권과 경기북부로 공급될 전망이다.

(본지 4월 11일자 2면 '신울진~신경기 송전선로, 765kV에서 HVDC로 전환 검토' 보도 참조) 

송전탑 및 송전선로 경과 후보지 지역주민 반대로 한발짝도 내딛지 못하던 신울진~신경기 76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이 전력당국의 HVDC 송전기술 적용 결정으로 새국면을 맞게 됐다. 한전은 765kV 교류 송전선로 대신 지중화와 송전탑 축소가 가능한 HVDC로 주민수용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애초 2019년에서 2021년으로 완공일정이 2년 연기된 이 사업은 나머지 4GW 변환소 확보 및 경과지 노선 주민합의 여부 등에 따라 적기 확충 가능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200km 이상 거리의 육상 HVDC가 건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전(사장 조환익)은 17일 가평군 설악면 복지회관에서 조환익 사장, 김성기 가평군수, 마을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전-주민대표-가평군간 '신가평변전소 구내 전력설비 증설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기존 신가평변전소 부지에 직류로 송전된 전력을 교류를 바꿔주는 변환소를 설치하는 내용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전은 신울진~신경기 송전선로를 통해 수도권으로 수송될 전력의 약 절반(4GW)을 수용할 수 있는 계통 접속부를 확보하게 됐다. 신가평변전소 부지가 대형 변환소를 설치하기에 충분하지는 않지만 설치 최적화와 옥내화 등으로 2021년까지는 완공한다는 방침이다.

신가평변전소는 울진(한울) 원전 1,2호기(각 950MW)와 3~6호기(각 1000MW)에서 생산한 전력을 기존 765kV 송전선로(울진~신태백~신가평)로 받아 345kV로 전환한 뒤 이를 다시 포천시와 의정부, 남양주시로 보내주는 변환소 및 분기점 역할을 하고 있다.

향후 이곳에 HVDC 변환소가 추가 건설되면 새로 건설되고 있는 신울진(신한울) 원전이나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의 약 절반(4GW)을 추가 수전해 수도권 동북부로 분할 공급하게 된다.

경북 울진에는 정부의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2023년까지 1400MW급 원전(신한울 원전) 4기가 추가 건설된다. 동해·강릉·삼척 등에 건설되고 있는 민자 석탄화력까지 포함하면 동해권 신규 기저부하는 14GW에 달한다. 신울진~신경기 500kW급 HVDC는 이중 약 8GW를 감당하게 되는 셈이다.

물론 이번 HVDC 전환 및 신가평변환소 부지 확보로 이 노선 신설사업의 난제가 완전 해소된 것은 아니다.  신가평변전소 변환소에서 수용하는 4GW 이외 나머지 4GW를 수용할 2단계 변환소를 2023년까지 별도 부지에 건설해야 하며, 경과지 노선확정과 이에 따른 주민합의는 별개 문제다.

HVDC 송전선로는 회선수가 적고 이론상으론 전자계(전자파로 흔히 불림)가 발생하지 않지만 가공선로(공중선로)로 건설 시 765kV의 약 75% 규모에 해당하는 송전탑을 세워야 한다. 한전 측은 "아직 결정된 노선은 없으며, 지역 주민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제때 건설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한전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신울진~신경기 노선의 HVDC 전환건설 계획을 의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당국은 전기위원회 산하 전력계통전문위원회 전문가 심의 등을 통해 직류송전이 기존 계통에 미칠 영향 등을 검토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당국은 현재 기존 교류계통 확충을 병행 검토중이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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