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신규 석탄건설 행보에 국제 전문가들 일침

▲ 일본 도쿄 인근에서 운영되고 있는 이소고 석탄화력발전소 전경

[이투뉴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탈(脫) 탄소화가 가시화 되면 향후 건설될 신규 석탄화력 발전소에 대한 투자가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란 경고 메시지가 나왔다. 원전 폐쇄로 부족해진 전력을 메우기 위해 대규모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을 계획하고 있는 일본을 겨냥한 내용이다.

애드넌 Z. 아민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사무총장은 최근 G7(주요7개국) 에너지부 장관들과 회담을 가진 뒤 "(석탄에 투자하는) 그런 나라들은 에너지전략을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며 "향후 5~10년 내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소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가치가 없는 묶인 자산이 될 위험이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앞으로 세계의 많은 나라들의 탈석탄화 의지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도 부연했다.

현재 천연가스와 재생에너지는 에너지원중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일본을 포함한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천연가스보다 석탄을 더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일본은 환경부까지 나서 석탄화력 건설 반대 입장을 거둬들이고 있다.

일본에서 원자력 발전은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전까지 전체 발전 전력의 3분의 1을 감당했다. 사고 이후 전력사들은 앞으로 12년간 45개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웠다. 이들 발전소 설비용량을 모두 합하면 무려 20GW에 달한다. 일본은 작년 3월 기준 90개 석탄화력(40.6GW)을 운영중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동경전력(Tepco)은 1300MW 석탄화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도쿄 인근의 요코스카에 있는 노후 석유·가스 발전소를 2023년부터 대체할 목적이다. 아울러 동경전력은 650MW 초초임계압(USC) 발전소 2곳을 건설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은 일본이 온실가스 배출을 어떻게 감축할 수 있을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앞서 석탄가격이 폭락하자 미국 피바디 에너지사(社)를 포함한 많은 석탄기업들은 파산을 신청하는 등 궁지에 몰리고 있다.

아민 IRENA 사무총장은 "중국과 같은 석탄 소비대국들도 에너지 믹스에서 석탄을 단계적으로 없애나가고 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석탄 이용에 대한 현실적인 평가가 필요하며, 석탄의 종말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이 발전차액지원제도 등 바람직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도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정책 개혁을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일본의 발전차액제도는 발전사들이 최대 20년까지 미리 정한 고정가로 재생에너지 공급업자들로부터 전력을 사들이도록 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에서 벗어나 에너지 전환을 계획하고 있는 일본은 이런 제도를 통해 청정에너지에 대한 수십억달러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런 맥락에서 10년 이상 발전차액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독일은 일본에 좋은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레이니어 바크 독일 경제·에너지부 장관은 "독일에서 재생에너지는 경쟁적인 산업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현재 발전차액제도에서 벗어나 더 경쟁적인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경매(옥션)'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과 같이 재생에너지 발전소는 20년간 kWh당 차액을 받게 되지만 현재 금액 수준은 경쟁 입찰을 통해서 결정된다"고 부연했다.

<시애틀=조민영 기자 myjo@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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