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알제리, 유럽 가스공급 40% 좌우 가능

유럽연합(EU)이 러시아가 알제리와 함께 유럽에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같은 '가스 카르텔'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이 25일 보도했다.

  

안드리스 피에발그스 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24일 베를린에서 "러시아와 알제리가 유럽에서 가스 생산과 분배에 협력키로 합의했다면 그들은 일종의 카르텔을 설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유럽 가스 소비량의 25%를, 알제리는 10%를 각각 공급하고 있다.

  

앞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지난해 11월 러시아가 중앙 아시아 국가들을 비롯한 알제리ㆍ카타르ㆍ리비아ㆍ이란 등을 아우르는 천연가스 카르텔 설립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비밀 연구 보고서를 26개 회원국 대사들에게 보냈다.

  

피에발그스 위원은 러시아의 국영 가스 독점업체인 가즈프롬이 알제리 당국 및 국영 석유회사 소나트라(Sonatrach)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두 회사 간 협상이 어떤 내용으로 진전될 지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가즈프롬은 소나트라로부터 유럽에 가스를 공동 판매하는 일종의 가스 OPEC을 설립하는데 지지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는 협력의 대가로 소나트라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액화천연가스 터미널 건설 참여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도됐다. EU 에너지 전문가들은 두 기업이 힘을 합칠 경우 유럽 가스 공급량의 40% 가까이 통제함으로써 가격 통제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같은 경고는 러시아가 지난해 우크라이나 가스 공급 중단사태에 이어 올해 초 벨로루시와의 분쟁을 이유로 유럽행 가스 공급을 일시 중단함으로써 러시아와 유럽국가들 간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긴장이 높아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EU는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안의 일환으로 러시아 측에 에너지 시장을 개방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러시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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