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광주·대전·울산광역시 등 5곳 물순환 시범도시 선정
2020년까지 1231억원 투입해 빗물 침투 및 저장기능 강화

[이투뉴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등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도시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물순환 기능을 대폭 확대하는 시범도시가 들어선다.

환경부(장관 윤성규)는 인구 10만명 이상 대도시를 대상으로 ‘물순환 선도도시(촉촉한 도시)’를 공모한 결과 광주광역시, 대전광역시, 울산광역시, 경북 안동시, 경남 김해시 등 모두 5개 도시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물순환 선도도시로 선정된 5개 도시는 환경부 국비와 한국환경공단의 기술검토를 지원받아 2017년부터 4년간 모두 1231억원의 규모로 물순환 개선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이들 도시는 먼저 2017년에 도시별로 물순환 개선목표와 실행계획을 담은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17년에서 2020년까지 물순환 취약지역에 대한 시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후 물순환 개선사업을 도시 전체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물순환 개선사업을 추진할 때 식생수로, 옥상녹화 등 국내에 이미 도입된 저영향개발기법 외에 보다 창의적이고 효과적인 기법을 공모해 도시마다 특색있는 시민의 생태 휴식공간을 마련한다.

구체적인 시범사업 추진방안을 보면 광주광역시와 대전광역시는 시청 청사가 위치하고, 인근 하천(광주천 및 갑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지역에 투수블록, 옥상녹화 등을 적용할 계획이다. 수질 개선과 함께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도 제공한다.

울산광역시(태화강 철새서식지 인근)와 경북 안동시(문화의 거리)는 실개천과 유사한 기능을 갖는 식생 수로를 조성한다. 빗물의 수직 순환뿐만 아니라 수평적인 순환도 강화되어, 수생태계의 건강성이 높아지고 생태네트워크도 복원될 것으로 기대된다.

▲ 보도의 빗물이 모이는 식생 체류지 조성 조감도(경남 김해시 외국인거리)

경남 김해시는 오래된 도심 시가지에 빗물정원, 식생수로 등을 조성해 도시 경관과 물순환을 함께 개선할 계획이다. 외국인거리 등 동상·회현·부원 상업지구에 모두 150억원을 투입해 빗물을 수용할 수 있는 녹지공간을 조성한다.

아울러 물순환 선도도시로 선정된 지자체는 도시별 물순환 개선 목표 및 빗물 분산관리를 규정하는 조례를 제정하고, 환경부는 이를 지원하기 위해 표준조례(안)를 제공할 예정이다. 물순환 개선 조례는 신규 개발과 건축사업, 도시 정비사업 등을 추진할 때 일정량 이상의 빗물을 침투·저류시키도록 의무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는다.

환경부는 오는 23일 대전시청에서 물순환 선도도시 조성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 협약식에는 윤성규 환경부 장관, 물순환 선도도시로 선정된 시장 5명, 이시진 환경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물순환 선도도시 시범사업은 왜곡된 물순환을 바로 잡아 도시의 빗물 침투·저장량을 늘리기 위한 실증모델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불투수면적율이 높은 대도시 도심지역은 비가 많이 내릴 경우 빗물 유출로 홍수와 수질악화가 일어나고, 가뭄에는 하천이 마르는 등 물순환 왜곡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 국가에서도 도시 빗물 분산관리를 위해 빗물을 침투·저류시키는 저영향개발기법을 적극 도입 중이며 수질개선, 빗물 유출저감, 열섬완화 등 다양한 효과를 보고 있다. 저영향개발기법은 도시개발계획 단계부터 빗물의 침투·저류를 고려해 자연 물순환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기법을 말한다.

실제 미국 워싱턴 주에서는 빗물 분산관리 조례를 제정한 후 부유물질, 질소·인 등의 수질오염이 60%이상 저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 크론스베르크 주거단지는 빗물(우수)관 없이 식생수로-침투트렌치 연계를 통해 주거단지 개발전의 물순환량을 회복하고 있으며, 베를린 시는 불투수면을 저감시켜 여름철 기온을 최대 3℃가량 낮추고 있다.

국내에서도 오창에 조성된 빗물유출 제로화단지 사례를 분석한 결과 빗물 유출량의 17.5%가 감소, 비점오염저감으로 인한 수질개선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설별 BOD 저감효율은 나무여과상자가 89∼98%, 침투도랑 99%, 침투통 61%로 조사됐다.

▲ 우수관거를 대체하는 식생수로-침투트렌치 연계시스템(독일)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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