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타임스 "50불 시대 눈에 보인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내외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시사가 지난 2주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쪽에서 내내 나왔다고 뉴욕 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은 사우디가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 정책을 사실상 주도해왔음을 상기시키면서 알리 알-나이미 사우디 석유장관이 최근 잇따라 유가안정 발언을 한 점을 상기시켰다. 이와 관련해 그가 지난주 일본을 방문해 사우디의 정책이 “원만한 유가”를 유지하는 것임을 강조한 점과 방일에 앞서 인도에서 열린 국제에너지수급회의에 참석했을 때 OPEC 특별 각료회담에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음을 신문은 상기시켰다.

  
신문은 알-나이미가 OPEC 특별회담에 부정적 입장을 취한 것이 유가가 일시적이나마 배럴당 50달러 밑으로 떨어진 직후라는 점도 주목했다.


석유 전문가들은 고유가가 세계 경제에 부담을 줘 결국 석유수요 감소라는 ‘부메랑’이 된다는 점을 사우디가 다시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사우디 석유 관계자들이 “바람직한 유가는 50~55달러 수준”이라고 비공식 언급한 점도 상기시켰다.

  
신문은 사우디가 적정 유가를 선호하는 이면에는 OPEC내 ‘권력 균형’도 작용한다면서 고유가로 강경 회원국인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목소리가 커진 점도 변수라고 분석했다.

  
신문은 고유가로 석유수요 신장률이 줄어들었다면서 지난 2004년 전 세계적으로 4% 증가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1%로 크게 둔화됐다고 지적했다.

  
고유가로 산유국의 정유제품 가격 부담이 높아진 점도 적정 유가의 필요성을 높이는 요소라고 워싱턴 소재 에너지 컨설팅회사 PFC 에너지 관계자가 지적했다. 그는 이란의 경우 지난해 휘발유를 30억달러어치 수입한 데 이어 급기야 배급제까지 실시했음을 상기시켰다. 베네수엘라 역시 휘발유 값 인상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음을 덧붙였다. 모두가 정유설비 낙후와 부족 때문임이 물론이다.


재정 운용과 관련한 유가 목표치에서 사우디가 다른 OPEC 회원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있는 점도 지적됐다. 즉 사우디의 경우 올해 재정 운용을 평균 유가 42달러에 맞추고 있는데 반해 이란의 경우 60달러, 베네수엘라는 무려 75달러 가량이 돼야 재정이 돌아갈 수 있도록 돼있다는 것이다. 반미 노선의 이란과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맞서 대외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PFC 에너지 관계자는 그러나 “사우디의 산유정책 기조가 완전히 바뀐 것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지난해 말 폭락하는 유가를 방어하기 위해 사우디가 이례적으로 적극적인 입장을 취한 점을 상기시켰다. 산유국은 역시 산유국이라는 말이다.


더 타임스 주말판도 “유가 50달러 시대가 눈에 보인다”는 제목의 분석에서 유가가 지난 여름의 최고치를 기준으로 배럴당 27달러가량 떨어진 상황에서 “향후 몇 주간 50달러 내외가 유지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라고 지적했다.


국제에너지지구(IEA) 관계자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 난동과 수요 감소 그리고 OPEC 감산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는 것이 저유가 유지를 예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의 석유시장 펀더멘털이 75달러를 결코 합리화시키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그러나 “(50달러 밑으로 완연히 떨어진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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