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남에너지 이어 서울도시가스 신청접수
경영환경 불확실성 전망 따른 체질개선 자구책

[이투뉴스] 도시가스업계에도 인력감축의 세찬 칼바람이 휘몰아 칠 것인가. 유례없는 실적 악화에 더해 앞으로도 경영환경을 둘러싼 여건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지 못하게 된 도시가스업계가 경쟁력을 살릴 방안의 하나로 인적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각 도시가스사마다 경영전선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전사적 비상체계를 확립하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으나 요금체계 등 구조적 문제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체질개선 카드로 떠오른 것이 인적 구조조정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지속성장발전의 연계선상에서 다양한 신규 사업을 모색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추기 위한 선결조건으로 명예퇴직,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지난 30년 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루는 과정에서 늘어난 인력이 성장 둔화세가 확연해지고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오히려 지속성장의 발목을 잡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항아리형 인력구조로 인한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모진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다.

이미 경남에너지는 2014년 명예퇴직을 신청 받아 전체 임직원의 약 15%를 감축한데 이어 지난해 또 다시 약 10%의 직원을 명예퇴직으로 정리하는 등 지난 2년 간 전체 임직원의 4분의 1 가까이를 감축하는 선제적 구조조정을 펼쳤다. 장기적 관점에서 위기극복을 위한 자구책 차원의 어려운 결정이었다는 게 회사 측의 입장이다.

여기에 30년 역사와 함께 지난해 매출액 1조5402억원으로 삼천리에 이어 NO.2인 서울도시가스가 명예퇴직을 신청 받으면서 도시가스업계의 암울한 인적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도시가스는 지난 20일까지 대리직급 이상으로, 근속연수 15년차 이상을 대상으로 2주 동안 희망퇴직을 신청 받았다. 이번에 명예퇴직을 신청한 직원은 30여명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내부 심사를 통해 최종 명단을 확정하게 된다.

이전에도 서울도시가스가 명예퇴직을 신청 받은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임금피크제가 시행되기 이전이며, 상당수는 지역관리소 배치 등을 통해 자리를 보전 받았다. 하지만 이번 명예퇴직은 예전과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그동안 다른 도시가스사 임직원들의 시샘을 받을 만큼 급여와 각종 복지혜택이 남달랐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다른 도시가스사 경영진과 노조가 서울도시가스의 이번 명예퇴직을 예의주시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도시가스산업을 둘러싼 사업적 환경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도시가스가 그럴 정도면 우리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는 타 도시가스사 간부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성장세가 둔화된 도시가스산업의 특성을 감안할 때 새로운 경영기반이 절실한 도시가스사의 인적 구조조정 움직임은 이제 시작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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