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버스가 2차 미세먼지 더 유발' 연구보고서 인용 보도
천연가스차량협회, 학계에 검토 의뢰…“인용 시험결과는 오류”

[이투뉴스] 미세먼지 주범으로 경유차량이 지목되면서 사회적 지탄을 받는 가운데 천연가스버스가 디젤버스 보다 미세먼지를 더 유발한다는 내용이 보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천연가스버스 업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발단은 최근 한 매체가 미국 캘리포니아 환경부 대기자원국 소속의 재미 과학자인 나광삼 박사의 ‘디젤버스와 천연가스 버스의 배출가스 비교분석 연구보고서’를 인용해 천연가스 버스가 디젤 버스보다 2차 먼지를 더 유발할 수 있다고 보도하면서 빚어졌다. 디젤 버스를 줄이고 천연가스 버스를 확대한다는 정부와 지자체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한국천연가스차량협회(상근부회장 신원식)는 미국 미시간대학교 화공학 박사로서 해당분야 전문가인 최정길 한남대학교 화공학부 교수에게 사실여부 검토를 의뢰한 결과 인용된 시험결과에 오류가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면서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인용된 시험결과에는 몇 가지 오류가 있으며,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이미 정립된 과학적인 이론과 부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우선 일반적인 차량연료 수치비교방식을 취하여 미국의 천연가스 버스의 암모니아(NH3) 배출량과 디젤 버스의 배출량을 비교할 경우 천연가스 버스가 디젤 버스보다 무려 2875배나 많이 배출됐다는 것인데, 천연가스 연료의 성질 및 엔진작동 과정을 감안할 때 시험결과의 오류로 판단된다는 설명이다.

미국 천연가스 버스의 암모니아 배출량은 국내 천연가스 버스의 암모니아 배출가스 허용기준치(<10ppm)와 비교 시 미국 천연가스 버스의 배출량이 최대 143배 많이 배출되는 결과치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인용된 시험 결과치는 일반적인 천연가스 버스의 시험 결과치로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연료의 성분분석을 통해 볼 때, 암모니아의 필수성분인 질소의 경우 천연가스에는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으나, 디젤은 미량이나마 포함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암모니아 발생량도 높다고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미국과 국내 제조사의 천연가스 버스의 경우, 삼원촉매를 사용하는 농후(리치)연소 방식을 취해 엔진 작동 시 공기 중의 질소가 섞여 암모니아를 생성할 수는 있으나, 생성된 암모니아는 고온연소 및 촉매반응으로 인해 최종 배출 시에는 거의 제거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이와 함께 천연가스 버스가 최대 667배나 많은 양의 일산화탄소를 방출하고 있다고 시험치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천연가스 버스의 일산화탄소 배출량 실측치(0.0587g/km)와 비교할 때 382배나 많은 수치로서 타당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화학분자식으로 천연가스(CH4)에는 탄소수가 1개이나 경유(C10H22~C21H44)에는 탄소수가 10~21개 정도로 많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경유 연료 연소 후 발생하는 탄소입자(검뎅이) 및 탄화수소 찌꺼기 등의 미세먼지가 많이 배출될 뿐만 아니라, 일산화탄소도 천연가스보다 많이 배출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최정길 교수는 “이처럼 중대한 오류를 안고 있는 시험결과를 기존 이론에 따른 검증이나 미국 혹은 한국정부의 배출가스 허용기준과의 비교도 없이 발표돼 인용보도가 진행된 것은 성급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자동차 배기가스로 인한 미세먼지 연구시험결과 발표는 모든 사람의 생명과도 연관된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보다 신중한 검증과정을 거쳐 일반 국민이나 정책당국에 혼선을 초래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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