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자국의 천연가스 수출가격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과 직접대화를 희망하고 있다고 브라질 언론이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양국간 천연가스 수출가격 협상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자 룰라 대통령을 직접 만나 합의를 시도하려는 뜻을 나타내고 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전날 브라질 언론과의 회견에서 “천연가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수출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드레스 솔리스 볼리비아 에너지부 장관도 최근 “양국간 협상을 위해서는 이번 주가 매우 중요하다”면서 “수출가격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양국이 국제중재재판소까지 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는 느긋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오는 10월1일 실시되는 대선을 앞두고 천연가스 수출가격 인상과 관련된 협상을 무리하게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브라질 정부 관계자들은 “대선이 코 앞에 다가온 상황에서 이미 구체적인 타협점을 찾기 어려운 협상에 매달릴 여유가 없다”면서 협상이 대선 이후로 미뤄질 것임을 시사했다.

 

브라질 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브라스(Petrobras)와 볼리비아 국영에너지기업인 YPFB는 지난달 중순부터 볼리비아산 천연가스의 대(對) 브라질 수출가격 인상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볼리비아 정부는 지난 5월1일 자국 내 에너지 산업 국유화 선언 이후 현재 100만 영국열역학단위(BTU)당 4달러 선인 자국산 천연가스의 수출가격을 7.5달러까지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최근에는 100만 BTU 당 5달러로 요구 수준을 낮췄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는 볼리비아 측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대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가격 인상 요구를 완강하게 거부하면서 자국 내 천연가스 개발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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