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브렉시트(Brexit)와 파리 기후협정의 미래
[칼럼] 브렉시트(Brexit)와 파리 기후협정의 미래
  • 양춘승
  • 승인 2016.07.11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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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 부위원장

양춘승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cdp) 부위원장
[이투뉴스 칼럼 / 양춘승] 며칠 전 영국 국민은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결정하였다. 결정은 단순 명쾌하였을지 모르나 그 여파는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영국 내부적으로는 세대 간, 지역 간, 계층 간 심각한 단절이 확인되었다. 캐머런 총리 후임에 어떤 성향의 정치인이 등장할 것인지 아직은 모르지만 향후 이러한 단절을 극복하고 통합을 달성하는 게 그리 쉬워 보이진 않다.

더 큰 문제는 EU 등 외부와 관계를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가이다. EU는 벌써부터 당장 탈퇴 협상에 나서자고 재촉하고 있고, 미국은 예상치 못한 영국의 결정으로 NATO 등 대유럽 전략에 차질을 가져오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파운드화의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세계 금융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 증권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이번 영국의 결정이 미치는 영향은 전방위에 걸쳐 있다. 그 가운데 나는 특히 작년 어렵사리 타결된 파리기후협정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주지하듯이 영국은 그 동안 국제 기후변화 협상에서 주도적 입장을 견지해왔고 국내적으로도 가장 진취적인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구사해왔다. 녹색기후기금(GCF)에도 총 기금 재원의 12%에 달하는 7억2000만 파운드 (1조1000억원)을 부담하기로 약정하였고, 국내 온실가스 배출도 2014년 말 현재 이미 1990년 대비 35%를 감축하였고 2050년까지는 80%를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처럼 영국은 기후변화 관련 주요 정책을 이미 국내법으로 제도화해두고 있기 때문에, 이번 브렉시트(Brexit)로 인해 이미 세계 177개 나라가 서명한 파리협정이 무력화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또, 파리협정은 55개 이상 국가가 비준하고 이들 국가의 배출량이 세계 총배출량의 55%를 넘으면 발효하게 되어 있는데, 영국의 배출량은 세계 총배출량 46억 톤의 1%를 약간 넘는 약 5억 톤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브렉시트가 이데올로기의 대립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현 대법관 고브(Michael Gove)를 비롯하여 이번 EU 탈퇴를 주장한 정치인들 중에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다. 더구나 미국의 우파인 트럼프가 당선되면 파리 협정을 거부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이기 때문에, 만약 트럼프가 당선되고 그가 영국의 탈퇴파와 힘을 합쳐 파리기후협정을 무력화하려고 시도한다면 파리협정은 지난 교토의정서가 그랬듯이 절름발이로 전락할 우려가 있는 것이다.

기후변화는 그 위험이 장기적으로 나타나고, 한번 변한 기후는 예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 세대보다는 미래세대에게 훨씬 더 심각한 문제다. 따라서 항상 미래세대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이번 영국의 투표에서도 20~30대의 70% 가까이가 브렉시트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런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결정은 영국의 무책임한 정치인과 기성세대가 젊은 미래세대의 자기결정권을 짓밟고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물론 탈퇴파들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특히 유럽 단일시장의 형성으로 오히려 상대적 피해를 입은 전통적 노동자 집단의 박탈감이 이번 탈퇴 결정에 크게 작용했다는 점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나 살자고 우리 아이들을 사지로 몰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영국이 비록 EU에서 나오더라도 세계 각국이 모두 힘과 지혜를 모아 미래세대를 위한 온 인류의 위대한 결정인 파리기후협정은 올곧게 제 기능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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