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가 신재생 전력을 사들여야 하는 속사정
삼성·LG가 신재생 전력을 사들여야 하는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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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상복 기자
  • 승인 2016.07.1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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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등 글로벌기업들 재생에너지 구매 압박
산업부, 대형소비자 전력 직접구매제 도입 검토

[이투뉴스] 전기차·ESS용 배터리 생산기업인 삼성SDI와 LG화학이 세계 최대 전기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자국 배터리산업 보호를 위해 이들 기업을 보조금 지급 대상(전기차 모범기준 인증업체)에서 제외시키면서 당분간 수주절벽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그래서 이들 기업은 유럽시장 공략에 한층 공을 들이고 있다. 아직 중국 대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시장 다변화 측면에서 선제적 진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미 삼성SDI와 LG화학은 수조원대 생산라인 증설투자를 진행 중이며, 삼성의 경우 유럽 현지공장 신설을 결정한 상태다.

하지만 이들의 유럽시장 공략은 생각처럼 녹록치 않아 보인다. 주요 고객인 글로벌 기업들이 국산 배터리의 환경성을 문제 삼기 시작해서다. 자사 전기차 등에 배터리를 납품하려면 제품 생산과정에 소비하는 전력의 일정량은 태양광·풍력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17일 이차전지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SDI는 2009년부터 독일 BMW그룹과 제휴를 맺고 BMW가 생산하는 주요 전기차 모델에 리튬이온 배터리를 공급해 왔다. 양사는 중장기적으로 크게 늘어날 전기차 수요에 대응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배터리 공급량 확대에 대해서도 긴밀히 협의해 왔다.

LG화학 역시 유럽 기업을 홀대할 수 없다. 다임러, 아우디, 르노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현지 시장 개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 입장에서도 성능·품질·수주량 부문에서 세계 1~2위 평가를 받는 한국 배터리기업과의 전략적 협력은 필수다.

그러나 복병은 뜻하지 않은 곳에서 나타났다. 정부 당국과 배터리업계에 의하면, BMW그룹은 최근 삼성SDI 측에 사용전력의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것을 권고했다. 직접 태양광·풍력 발전소를 건설해 자급률을 높이든, 아니면 자사처럼 외부에서 신재생 전력을 구입하든 조치를 취하라는 요구다.

앞서 BMW그룹은 미국과 유럽기업이 이끄는 기후그룹(The Climate Group) 주도로 2014년 출범한 'RE100'에 참여해 중장기적으로 자사 전력소비량을 100%로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삼성SDI가 자사 전기차의 핵심부품에 해당하는 배터리를 납품하는 만큼 예외가 될 수 없다는 뜻이다. 

현재 'RE100'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독일 BMW를 비롯해 미국 구글·마이크로소프트·월마트·어도비·코카콜라·골드만삭스·나이키, 영국 아비바, 네덜란드 이케아, 중국 엘리온리소스 등 전 세계 65개사다.

이와는 별도로 GM, 볼보, 애플, 페이스북, 듀퐁, 스타벅스, 힐튼, 맥노날드 등 미국내 58개사는 REBA(Renewable Energy Buyers Alliances. 재생에너지구매연합)라는 기구를 만들어 재생에너지 전력을 직접 사들이고 있다. 친환경 전력 설비투자를 촉진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도 이행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국내 대기업 가운데 이처럼 재생에너지 직접 구매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전무하다. 정부는 이같은 기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대형소비자가 장기계약을 맺고 태양광·풍력 전력 등을 직접 사들일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에 한해 전력시장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나 기업에 바로 생산전력을 판매할 수 있도록 발전과 판매겸업 제한을 해제하고, 수수료를 감면해 주는 등 구체적 제도개선 방안을 오는 9월까지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검토되고 있는 직접구매 허용대상은 3만kVA 이상 대규모 소비자다.

황상규 환경사회책임연구소 대표는 "국내 대기업들은 재생에너지 투자와 같은 사회적 책임 이행을 기업 이윤에 도움이 될 때만 고려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사회적 책임 이행은 항상적 과제로 시스템적 관리와 전사적 철학이 필요하다"면서 "미봉책으로 위기를 일시 해결하기 보다 이해관계자와 함께 환경, 노동, 기업투명성, 공정거래, 부패방지까지 동시에 고려한 체계적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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