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고등어 일병 구하기
[칼럼] 고등어 일병 구하기
  • 서정수
  • 승인 2016.07.2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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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수 박사 /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서정수 박사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자연환경보전연구소 소장
[이투뉴스 칼럼 / 서정수] 서민들의 소박한 밥상 주역이던 고등어가 때 아닌 미세먼지 주적으로 몰려 이 나라 바다 수장인 해양수산부 장관이 ‘고등어 일병’ 구하기에 나섰다.

이 기막힌 사연은 사건도 아닌 해프닝으로 전말은 다음과 같이 전개된 상황이다.

오래전부터 중국으로부터 유입되는 미세 유해먼지와 함께 국내에서 발생되는 각종 미세먼지의 폐해사례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관계 부처는 각종 정책을 앞 다투어 개선책으로 발표한 바 있다.

그 중 대표적 사례가 몇 해 전 자동차 배출가스 중 ‘클린 디젤’이라 하여 경유차 판매를 권장한 바 있다. 그 결과 경유차 판매고가 휘발유차를 앞질렀고, 현재 국내 경유차 비율이 상당 수준에 이른다. 그런데 몇 해 지나지도 않아 갑자기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경유차가 지목되었고 지금까지 연일 대안책 발표가 각종 미디어 매체를 장식하고 있다.

지난 5월 10일 국무회의에서 미세먼지 폐해에 대한 심각성을 깨닫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는 지시에 따른 결과들은 더 이어진다.

최근 미세먼지 주무부처가 “집에서 문과 창문을 닫고 고등어를 조리할 때 발생하는 미세먼지(PM2.5) 농도가 2290㎍/㎥로 대기 미세먼지 농도 ‘주의보’ 기준(90㎍/㎥)의 25배에 달한다”라는 엄청난 결과를 발표했다. 졸지에 밥상 고등어가 미세먼지의 주적으로 격상된 셈이고, 고등어 먹던 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방황하게 되었다.

결론은 가정에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환기를 잘 시키라는 취지로 이해한다.

하지만 미세먼지 관련 대책은 모두 서민들과 관련이 깊어 한시적 대책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인지 못한 당국의 단순 발표가 애꿎은 ‘고등어 일병’구하기 해프닝으로 이어지고 결국 잠재된 국민적 분노의 표출로 표면화되었다.

사실 디젤차는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차량 대부분을 차지하고, 고등어는 국민적 생선으로 늘 식탁에 오르는 군대의 일등병 같은 친근한 서민 음식 재료다.

우리나라 전력의 상당부분을 담당해온 석탄 화력발전소 폐기 문제를 보자.

분명 노후화된 석탄화력발전소의 폐기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해 바람직한 것으로 이해되지만 화력발전소가 미세먼지 발생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으며, 이미 건설이 승인된 발전소에는 사전 저감대책 노력이 있었는지 반문해 보고 싶다.

발전소 건설이 일이년에 끝날 일이 아닌데 오랫동안 대기오염 문제에 고심해왔던 대안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순발력이 앞서 보인다.

지금이라도 사전 건설이 승인된 화력발전소에 강화된 배출기준 등을 적용할 특단의 대책은 진정 부재한 것인지 안타까울 뿐이다. 부족 전력 수급은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는 계획도 있다는데 지금까지 추진해온 풍력에너지, 태양광에너지 개발사업 등의 실적을 보면 심사숙고한 정책 결정인지 미덥지 않다. 오히려 인천 영흥화력발전소 같이 강화된 배출기준과 오염저감장치 등의 추가 시설 보완으로 화력발전소 배출가스를 저감하는 정책 대안은 기대할 수 없는 것인지 다시 한번 촉구하고 싶다.

관계부처 간 진전된 대책은 뒤에 기대해 보고, 우선 ‘고등어 일병’ 파문 해소를 위해 앞장선 해수부에 찬사를 보내야 할까보다.

우리 민족이 고등어를 어획하여 이용한 역사는 깊다. ‘세종실록’ 지리지에도,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경상도·전라도·강원도·함경도 지방의 토산으로 기록되어 있다. 영조 때 편찬된 읍지에도 함경도·강원도·경상도·전라도에서 잡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자산어보’에서는 벽문어(碧紋魚)라 하고, 그 속명을 고등어(皐登魚), 또는 고도어(古刀魚·古道魚·古都魚)라고도 한다.

고등어는 조선시대부터 많이 소비되었으며, 등을 타서 염장한 것이 각처에서 판매되었다고 하며 ‘성소부부고’에는 ‘고등어는 동해에 있는데 그 창자젓이 가장 좋다’고 기록되어 있다. ‘공선정례’에도 고도어장장해(古刀魚腸臟)가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창자도 가공되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도 회는 물론, 날 것 또는 염건한 자반을 굽거나 조려서 즐겨 먹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550년 전부터 구이로 요리해 온 서민 생선이다.

DHA와 EPA를 다량 함유한 등푸른 생선의 대표 브랜드인 고등어는 약리효능이 알려지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 특히 고등어는 붉은살을 많이 함유하고 지방질이 풍부하여 선도의 저하가 빠르나,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각종 성인병 예방에 최적의 천연 장수식품으로 평가받으면서 국민 대표 생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보리처럼 영양가가 뛰어나고 값까지 저렴해 ‘바다의 보리’로 불리며, 서민들의 소박한 밥상을 빛낸 주역이었던 생선이 바로 고등어이다. 이 같은 전국민적 생선이 하루아침에 적진에 포위되어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 ‘고등어 일병’ 신세가 되었던 것이다.

어설픈 미세먼지 대책 발표에 자칫 국민의 생선 ‘고등어 일병’의 안위가 걱정되었으나 현명한 국민들은 외면하지 않았고 미리 구출하여 생환해 놓은 후에 벌어진 일이다.

미세먼지 대책과는 전혀 관련 없던 해양수산부 장관은 거금 2000여만원을 들여 고등어구이 시식회를 열고 ‘고등어 일병’ 구하기 해프닝을 온 국민들에게 선보이는 뒤늦은 연출을 하고 말았다.

그보다는 농림관계자라도 나서 각 가정에 미세먼지 제거에 효과가 입증된 식물들을 소개하는 편이 더 참신하지 않았을까? 우리 것인 자금우, 산호수, 관음죽, 남천과 원예종인 인도고무나무, 스킨답서스, 안스리움 등등을… 아니다. 어찌 식물까지 언급하길 기대할 수 있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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