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시장감시단, 25~29일 에너지컨슈머 캠프 개최
울산 정유공장·정선 석탄박물관 등 현장 탐방 예정

[이투뉴스] “갱도 체험이 재밌을 것 같은데요? 들어갈 기회가 별로 없으니까요”, “정유 공장은 일반인은 갈 수 없다던데…처음이라 정말 기대돼요”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단장 송보경)이 지난 25일 개최한 에너지컨슈머 캠프가 참가학생들의 열기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30명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캠프는 딱딱하고 어려운 에너지를 알기 쉽게 전달하고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들에게 에너지 관련 직업을 소개하는 등 배움의 장이 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7일부터는 에너지 생산·관리의 현장을 학생들이 직접 찾아가는 체험 캠프인 ‘에너지 탐사 캠프’가 진행되면서 학생들의 기대감도 한층 고조되는 분위기다.

첫째날인 25일은 허은녕 서울대 교수, 정용헌 아주대 교수, 박윤홍 인터켐 이사의 강연에 이어 둘째날인 26일에는 권혁수 포항공대 교수와 신현돈 인하대 교수, 이상준 에경연 연구위원이 각각 ▶석탄산업 변천사 ▶미래에너지 가스에 대해 강연을 했고 이어 ▶기후변화 들어가기: 기후변화와 에너지미래 등의 강연이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 빌딩에서 이어졌다.

권혁수 교수는 과거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석탄산업에 대해 석탄의 기원, 산업혁명, 우리나라 석탄정책의 변천 등을 소개했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무연탄부터 이탄, 아탄, 갈탄, 역청탄 등 석탄에 대한 기본 이론부터 원자력발전소, 중국과 일본의 에너지 현황에 이르는 다양한 현안을 설명했다.

권 교수는 “현재 연탄을 난방연료로 사용하는 가구는 15만 가구에 불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최소한의 수준에서 광산을 유지해야 한다”며 “석탄정책으로 수많은 광산 기술자를 양성해 온 만큼 향후 해외에서 석탄을 개발하거나, 북한 석탄개발에 우리의 인력과 기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신현돈 인하대 교수가 '미래 에너지 천연가스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신현돈 인하대 교수는 천연가스의 물리탐사, 시추, 케이징 등에 대한 내용부터 물리 검층 원리, 셰일가스·치밀가스 등 비전통 가스자원, 천연가스의 미래 등을 강의했다.

신 교수는 “궁극적으로는 이산화탄소 발생이 거의 없는 원자력, 신재생에너지, 수소 에너지 등을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해야 하지만 환경문제 등 장기적인 과제 또한 존재한다”며 “신재생에너지와 수소에너지시대가 본격적으로 다가올 때까지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가 적은 천연가스를 탄소시대와 수소시대를 이어주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구온난화와 온실효과, 기후와 날씨,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의 미래 등을 소개한 이상준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의 기후변화 강연도 이어졌다.

이 연구위원은 “신기후체제가 지지하는 경제발전의 패러다임은 저탄소 경제”라며 “이는 에너지 산업과 시장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새로운 시장과 산업의 출현을 이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 등 제조업을 주력으로 성장해 온 우리 경제에 도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IEA(국제에너지기구)가 제시한 지구의 온실가스 감축 기술은 에너지 효율 개선, 재생에너지 보급 등 두가지”라며 “신기후체제는 시작일 뿐이지만 흐름을 읽고 시대를 앞서가는 것이 유일한 방안”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어려움을 호소하던 초반의 모습과 달리 각 강연 말미에서 적극적인 질문공세를 이어갔다. 국내 운영 중인 광산부터 석탄화력과 미세먼지의 관계, 천연가스와 비전통 가스, 온실가스 감축에 이르기까지 호기심 어린 분야도 각양각색이었다.

이번 캠프는 서울과학고, 백양고, 서정고, 휘문고, 의정부고, 낙생고 등 여러 학교 학생들이 참가했다. 특히 에너지 마이스터고인 수도공고 학생들의 신청이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인기를 실감케 했다.

수도공고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수업내용이 조금 어렵지만, 그동안 에너지에 대해 자세하고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좋은 기회로 여기며 듣고 있다”고 밝혔다.

백양고에 재학중인 한 학생은 “천연가스에 대한 수업이 전부터 관심 있던 분야여서 가장 재밌었다”며 “티비에서만 보던 막장에 직접 들어갈 수 있게 되어 설렌다”며 웃었다.

멘토로 참가한 5명의 대학생(서울대 3명, 인하대 2명)들도 멘티 못지 않게 캠프를 즐기고 있다. 인하대에서 멘토로 참가한 학생은 “학과 사무실에서 멘토를 접수한다는 공고를 보고 신청하게 됐다”며 “에너지자원공학을 전공하는 만큼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서울대에서 멘토로 참가한 학생은 “처음에는 자원봉사 점수를 채우기 위해 신청한 캠프였지만, 일반인이 들어갈 수 없는 정유공장 등 현장 탐방을 가게 돼 기분이 좋고 전공을 공부하며 이해되지 않았던 내용을 쉽게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서혜 석유시장감시단 실장은 “정선에 위치한 한 광물자원 마이스터고에서 광물과 관련한 에너지 캠프를 개최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반응이 좋다”며 “국내는 에너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관련 프로그램이 많지 않아 그동안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첫 개최된 에너지컨슈머 캠프는 탐방이 예정된 기업과 정부부처에서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고, 교수, 전문가들도 흔쾌히 강연에 나서 학생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는 등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 송보경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단장(왼쪽 여섯번째)이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을 비롯한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며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편 에너지컨슈머 캠프는 27일부터 3일간 현장 탐사 캠프를 진행한다. 과천 KT에너지센터 방문을 시작으로 ▶정선 석탄박물관 ▶ 대전 SK이노베이션 글로벌 테크놀로지 연구소 ▶울산 SK에너지 정유 공장 ▶동해 화력발전소 ▶동해 LNG 인수기지 등을 방문한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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