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대륙의 빙상(氷床) 밑에서 현재 형성되고 있는 빙퇴구(氷堆邱)가 처음으로 발견돼 이 지역 해상(海床) 지형이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BBC뉴스> 인터넷판이 28일 보도했다.

  

빙퇴구는 빙상 밑에서 움직이는 퇴적물과 바위 등이 쌓여 기다랗게 형성된 언덕을 말하는데 이전에 얼음으로 덮였던 지역에서 오래전에 형성된 빙퇴구 잔존구조들이 발견된 경우는 많았지만 현재 진행형인 것이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스완지대학의 빙하학자 태비 머리 교수와 학자들은 지난 1991년부터 2004년 사이에 남극대륙 서부의 러트포드 빙류(氷流)를 3차례 방문하는 동안 이곳에서 높이 10m, 길이 1㎞, 폭 100m 크기의 빙퇴구가 새로 솟아오른 것을 발견했다. 이 빙퇴구는 지금도 예상보다 10배나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빙류는 주변의 얼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빙상으로 보통 두께는 2㎞, 폭은 50㎞ 정도인데 러트포드 빙류는 네덜란드 면적보다 크며 두께는 2㎞ 정도이다.

  

머리 교수는 "빙하의 모습은 수만 년에 걸쳐 형성되는 것으로 생각하게 마련인데 이처럼 짧은 시간에 느닷없이 솟아올라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빙하기 말기에 퇴적물로 이루어진 빙퇴구들은 세계 곳곳에서 볼 수 있지만 이런 빙퇴구 형성 속도에 비해 새로 발견된 것은 10배나 빠른 속도로 자라고 있다며 "빙류 밑의 해상 지형이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음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머리 교수는 "남극대륙의 빙류는 빙상에 축적되는 얼음의 양을 조절한다. 만일 빙류가 빙상을 관통하는 속도를 바꿀 수 있다면 남극 대륙의 얼음 양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 연구 결과는 빠른 속도로 흐르는 빙류의 바닥이 급속히 변화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빙류 밑바닥 지형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은 해수면이나 기후의 변화에 빙상 전체가 더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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