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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독일이 가상발전소를 확대하는 이유
[420호] 2016년 08월 01일 (월) 08:00:29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이투뉴스] 최근 한국을 방문한 독일의 한 가상발전소(VPP) 운영업체를 통해 미래 전력시장 내에서 중계거래 사업자가 차지하는 역할을 엿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가상발전소 운영은 중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부터 전력을 소비하는 가정 등 각기 다른  공급처와 수요처를 온라인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중앙컨트롤타워를 통해 전력공급과 수요를 관리하며, 수수료를 취하는 중계사업을 의미한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독일은 1998년 이후 배전을 제외한 발전과 송전부문의 민영화가 이뤄졌고, 2012년부터 다른 발전사업자가 생산한 전기를 민간이 중계 거래하는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했다.

가상발전소를 조직하는 기술적인 과정은 매우 단순하다. 중계사업자가 관리하는 지역 내 재생에너지발전소와 가정 및 공장 등 수요처에 GPRS라는 심카드(SIM)를 발급·설치하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중계사업자의 중앙컨트롤타워로 전력생산량이나 수요량 등 정보가 연동된다.

오히려 기술적인 부분보다 전력계통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해진 지역 내에서 실시간으로 전력공급과 수요를 조절·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사업운영의 관건이라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최근 독일 정부가 이 같은 중계거래사업의 활성화를 권장하는 이면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이외에도 재생에너지 확대로 부딪칠 수 있는 굵직한 문제를 시장을 통해 해결하기 위함이다.

우선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단점인 불안정한 전력공급을 지역 내 수요·공급조절을 통해 상쇄할 수 있다.

대규모 전력계통망과 달리 실시간으로 수요·공급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만큼 중계사업자가 평상시 적절한 수요·공급조절을 통해 전력상황을 안정화시키고, 불안정한 상황이 발생할 때 에너지저장장치(ESS)같은 예비전원이나 인근 지역발전소를 통해 전력을 공급받는 등 최선의 대안을 마련할 책임을 지기 때문이다. 

또 독일 정부가 오랫동안 고심해온 발전차액지원제도(FIT)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부담도 시장을 통해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 기존 독일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획일적으로 FIT를 통해 수익을 창출했다면, 현재는 FIT에 대한 수익비중은 줄었고, 일정 비중만큼 시장에서 수익을 얻도록 돼있다.

대신 수요·공급자를 모두 유치해야만 하는 중계사업자가 시장 내에서 양쪽이 모두 만족할만한 적정한 전력가격을 유지하려고 애쓰기 때문에, 공급자 입장에서는 다소 안정성을 떨어지나 오히려 약간의 초과수익 창출까지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된다. 이 때문에 FIT비중이 줄어도 독일 정부 정책에 수긍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에너지신산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저가의 전력시장가격(SMP)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고,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가격이 변동성이 큰 만큼 수익구조가 안정돼 있지 않다는 게 관련 사업자들의 불안한 시선이다.

반면 전기요금의 정상화에 대한 목소리는 여전히 에너지업계 내부에서 높게 맴돌 뿐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신산업 창출을 위해 정부 재정을 단순히 투입할 게 아니라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돌파구를 함께 모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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