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teapot 등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률 상승, 국내 정유업계 위협

[이투뉴스] 올해 상반기 흑자를 기록한 정유업계에도 시름은 있다. 바로 ‘정제마진 감소’다. 저유가 기조 이후 분기별 호실적의 일등공신으로 꼽히던 정제마진이 올해 1분기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반기 정제마진 개선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석유 수출 대상국에서 경쟁국으로 변신한 중국의 공급과잉으로 국내 정유업계가 몇 년간 고전을 면치 못할 거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 “3분기 바닥 찍고 반등” 낙관론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화학·정유 산업분석 보고서를 통해 3분기 이후 정유사의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티팟(teapot)이라 불리는 중국의 소규모 민간 정유사의 설비 가동률 상승과 글로벌 정제설비 가동률 상승으로 정제마진은 올해 1분기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다”며 “그러나 3분기를 바닥으로 반등해 3~4년간은 연간 기준으로 견고한 정제마진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저유가로 인한 정제설비 신증설 지연 ▶휘발유 마진의 호조세 유지 ▶산유국들의 시장점유율 경쟁 확대로 인한 OSP(원유 공식 판매가) 인하 ▶4분기 동절기 난방유 수요 증가 등을 이유로 꼽았다.

그는 “IEA 기준 올해 세계 정제설비 순증 물량은 약 46만 배럴로 작년보다 65% 급감할 것”이라며 “2017년과 2018년에도 정유설비 신증설 규모가 석유 수요 증가 속도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돼 정유업 호황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 수출 늘리는 중국, 정유업계 걸림돌
일각에서는 개선 가능성을 회의적으로 보기도 한다. 석유산업에 있어 나날이 몸집이 커지고 있는 중국 때문이다.

지난해 국내 정유사는 정제마진 호조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됐다. 이는 ▶저유가 장기화에 따른 석유 수요 확대 ▶하반기 아시아 역내 정제시설 정기보수 집중 ▶해외 정유사 파업·사고 및 설비 폐쇄로 인한 공급 차질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정유업 자체의 변화가 아닌 일시적 현상의 연이은 발생에 따른 마진 확대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즉, 실력을 키워서가 아닌 우연의 반복으로 업계가 호황을 누렸다는 것. 이에 따라 근본적인 대책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중국의 석유 정제능력과 수출의 증대는 국내 정유사에 위협이 되고 있다. 중국은 최근 10년간 석유 정제능력을 두배로 확대해 석유제품의 생산량을 늘렸다. 2000년 당시 우리보다 2배 규모였던 중국의 석유 정제설비는 2014년 기준 1409만 배럴로, 288만7000배럴인 우리보다 5배 가량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대중 수출 비중이 감소하고 2020년까지 아시아 지역의 경유 마진은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며 “석유산업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중인 중국은 국내 정유업계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를 극복하려면 국가간 직수출 확대와 현지전략화가 필요하다”며 “석유제품 부족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설비폐쇄로 공급부족이 예상되는 유럽과 호주 등을 집중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노후 정제설비에 대한 구조조정 등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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