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폭탄 걱정없는 서울 에너지자립마을

[이투뉴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으로 전기사용량이 높아지면서 전기요금 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때문이다. 실제 3000세대 규모의 서울의 A아파트는 지난해 8월 전기사용량이 174만kWh로, 전월 145만kWh 대비 19.5% 증가했지만 전기요금은 3억8000만원으로 7월 2억4000만원 대비 55% 늘었다.

그러나 에너지자립마을인 석관두산아파트(2000세대 규모)의 경우 앞선 A아파트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8월 전기사용량이 80만kWh로 7월 69만kWh보다 16.9% 증가했지만, 전기요금은 1억400만원으로 7월 8500만원 대비 22.5%가 증가했을 뿐이다.

시민 스스로 에너지 요금을 줄여가는 아파트공동체 사례가 늘어가고 있다.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이 바로 그런 아파트단지다.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에너지절약과 효율화에 앞장서고,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려 외부 에너지 수요를 최소화하면서 에너지자립기반을 다지고 있다.

서울시는 2012년부터 마을공동체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주민이 스스로 에너지자립을 지향하는 공동체기반 조성을 적극 지원하고 있아. 현재까지 공동주택, 단독주택 마을을 포함해 55개의 에너지자립마을을 육성하고 있다.

에너지자립마을 활동이 왕성한 곳은 에너지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가고 있다. 석관 두산, 신대방 현대푸르미, 제기 이수브라운스톤, 금호 대우 등 에너지자립마을의 2015년 총 전기료 지출은 에너지자립마을 사업을 시작하기 전보다 23∼29% 절감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아파트는 전체적으로 8월 전기요금 폭탄 걱정이 없어요. 에너지절약, 효율화, 생산을 통해서 공용부문 아파트 전력사용량을 획기적으로  낮췄기 때문이죠. 전기사용량을 줄여 한전과의 전기요금 계약 방식을 종합계약에서 단일계약으로 바꾼 것이 비결인 것 같아요”라고 성북구 석관두산아파트 관계자는 말했다.

자립마을의 이러한 절감효과는 주민공동체 공동의 절감노력과 연결된다. 에너지자립마을에서는 공동체를 통해 지속적으로 기후변화와 에너지 문제에 대해 소통하고 에너지절약·효율화·생산을 위한 공동의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에너지자립마을들은 에코마일리지 가입은 물론 옥상 태양광발전소와 베란다에는 미니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각 가정의 조명도 LED로 교체했다. 이밖에 지하주차장과 계단, 외부 등에 있는 공용 조명등을 모두 LED로 바꾼다. 공용전기 사용량을 줄였기에 부담 없이 한전과의 전기계약 방식을 아파트에 유리한 단일계약 방식으로 바꿀 수 있었다.
 
유재룡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에너지절약 실천과 미니태양광 등의 효과가 미미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공동체가 함께 행동에 나설 경우 그 효과가 얼마나 대단한지 에너지자립마을을 통해 실감할 것”이라며, "자립마을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