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모듈은 실적 상승세로 투자·생산용량 확대
잉곳·웨이퍼는 경영악화로 사업철수 잇따라

[이투뉴스] 국내 태양광기업들의 실적이 벨류체인별로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셀·모듈분야는 실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잉곳·웨이퍼 등은 잇따른 사업철회 소식 등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제품가격 상승으로 소폭의 실적 상승은 있었지만 투자여건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우선 셀·모듈부문에선 LG전자와 한화큐셀, 신성솔라에너지 등 주요 기업의 실적이 개선됐다. 미·일·중국기업과 맺은 대규모 제품공급계약이나 국내시장 확대가 실적 개선의 주요인으로 거론된다.

특히 셀의 주원료인 잉곳과 웨이퍼의 가격하락도 한몫했다. 태양광시장조사업체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웨이퍼 가격은 올해 1월 와트당 0.871달러에서 6월에는 0.816달러까지 하락했다.

LG전자는 지난 달 28일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태양광사업부문에서 8000억원 상당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영업이익만 따지면 한화큐셀 등 태양광사업부문을 보유한 한화케미칼이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4% 늘어난 1902억9914만원의 이익을 기록했다.

신성솔라에너지도 올해 상반기 재무제표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0% 증가한 60억7104만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에스에너지와 SDN은 지난해 상반기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 상반기 각각 17억6392만원, 15억1790만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상반기 동안 흑자구조를 이어갔다.

특히 공급물량 확대에 따라 LG전자는 2018년 상반기까지 5272억원을 투자해 구미사업장의 모듈 생산용량을 기존 1GW에서 1.8GW까지 증설키로 했다. 한화큐셀도 2018년까지 고효율 단결정 셀 생산을 위해 충북 진천공장의 생산용량을 1.6GW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반면 잉곳과 웨이퍼부문은 사업철회를 비롯해 대규모 구조조정이 예고된다. 지난 16일 한국거래소는 웅진에너지의 SKC솔믹스 태양광사업부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SKC 솔믹스는 2010년 평택시에 1000억원을 투자해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라인을 구축했으나, 지난 5년 간 중국기업의 물량공세로 이익을 올린 적이 없다. SKC는 지난 8일 실적발표를 통해 SKC솔믹스의 태양광사업부를 정리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웅진에너지는 한국거래소 요구에 따라 공시를 통해 “생산량 증대를 위해 SKC솔믹스 태양광사업부 인수를 검토 중이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거나 또는 한 달 내로 재공시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SKC솔믹스 인수를 고려 중인 웅진에너지도 올해 영업 손실을 기록하는 등 사정이 좋지 않다. 웅진에너지는 1분기 94억원, 2분기 1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주요 제품인 웨이퍼의 가격하락과 함께 주요 고객사인 선에디슨의 파산 등 악재가 겹친 게 실적 저하로 이어졌다.

매각절차를 밟는 것으로 알려진 넥솔론도 16일 보고서를 통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91억원을 기록,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17일에는 주가가 23.08%까지 급락하며 620원까지 떨어졌고, 주식만 1749만6040주가 거래됐다. 현 상황을 해소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및 반도체 검사 장비기업으로 잉곳·웨이퍼까지 사업영영을 넓혔던 오성엘에스티도 현재 워크아웃상태로 매각을 준비 중이다. 

현재 외국계 기업 두 곳이 재매각 인수의향서 접수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 입찰은 이달 말로 예정돼 있다. 오성엘에스티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달 135억원 규모의 태양광사업부문 부동산인 충주사업장을 매각했다.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과거 삼성SDI, 한국실리콘, KCC 등 많은 기업들이 참여했던 국내 잉곳·웨이퍼부문에서 전문기업은 태양광 전 영역에서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한화그룹을 제외하고 웅진에너지만 남게 된다.

폴리실리콘부문은 시장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단기적인 성과만으로 사업의 향방을 논하기 어려운 시점이다. 세계 폴리실리콘 가격은 올해 1월 kg당 12.99달러에서 6월에는 16.89달러까지 올랐다. OCI의 경우 폴리실리콘 가격 상승으로 올해 2분기 47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었다.

하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했을 뿐 지난 4년 동안 폴리실리콘 가격하락으로 인한 여파를 모두 해소한 것은 아니다. 지난 5월에는 3조원 규모의 새만금 사업단지 내 폴리실리콘 제조공장 건설 투자계획을 철회했다. 업계에서는 OCI가 공시로 발표한 투자계획을 철회한 만큼 상당한 벌금을 감내하고라도 시장을 예의주시할 필요를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PV인사이트에 따르면 중국시장 축소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최근 폴리실리콘 가격이 16달러 아래로 내려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가격하락이 예고돼 수익성 보존을 위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 태양광업체 임원급 관계자는 “수직계열화에 성공한 대기업을 제외하고 중국산 제품의 범람이나 미국·일본시장의 변화에 민감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중소·중견기업을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며 “전체 벨류체인별 건전성을 함께 확보해야 국내시장 점유율 상승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외산제품과 경쟁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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