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설비 확충·투자 확대로 수출·정제능력 제고
향후 중국 제치는 신흥강자로 인도 점쳐지기도

[이투뉴스] 국내 정유사의 3분기 실적이 저조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의 석유시장이 성장하면서 향후 세계 석유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최근 정유업계에서는 3분기 실적이 암울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정제마진 감소가 이유다. 지난 1~2분기 호황을 누린 업계는 유지보수 등 변수로 인한 실적 저조를 예상한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는 전망도 내놓는다.

정유사 관계자는 “3분기 실적은 상대적으로 저조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6월부터 정제설비의 유지보수와 여름철 드라이빙 시즌의 석유제품 과잉공급이 영향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일시적인 원인이 크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드라이빙 시즌은 성수기 호황 원인으로 대두되는 게 보통"이라며 "실적 저조의 원인으로 꼽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아직 3분기가 지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실적에 대한 원인 분석이 올바르지 못하거나 대수롭지 않은 듯 애써 넘기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해석이다. 동시에 업계 전반에서는 석유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이 큰 암초로 작용할 우려가 점차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전망한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발표한 ‘중국의 2015년 석유 수출입 실적 및 변화요인’ 보고서 또한 이러한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에경연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원유 및 석유제품 수입량과 원유정제량, 석유 수출량은 그 전년보다 각각 7.4%, 3.8%, 22.4% 증가했다.

중국은 지속적인 정제설비 확충을 통해 석유제품 수출능력을 제고시키고 있다. 또 경제성장세와 디젤유 수요 증가세의 둔화로 인해 지난해 중국 정유부문에서 생산 과잉이 발생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정유기업들의 석유제품 수출량이 급격이 증가한 것.

과거 국내 정유사의 수출국이었던 중국이 경쟁자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또한 국내 정유사가 지금과 같은 수출 비중을 유지하려면 중국 뿐만 아니라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인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도가 향후 중국을 제치고 전세계 에너지수요 증대를 주도할 국가로 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인도의 전력 및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IEA(세계에너지기구)는 인도의 원유 수입의존도가 2040년까지 현재 80%에서 90%로 증가할 것이며, 특히 저유가 추세를 가정할 때 중동산 원유수입 비중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14년 기준 인도의 중동산 원유의존도는 57%로, 남미(18%), 아프리카(18%)산 원유비중에 비해 매우 높으며, 저유가 추세를 가정할 경우 2040년까지 63%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는 이와 동시에 에너지 공급안보를 강화하고 중동산 원유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행보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향후 원유공급선 다각화와 해외지역 상류부문 지분투자를 포함한 자구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인도의 급증하는 원유 및 석유제품 수요에 대비해 정제설비 용량을 추가하려는 노력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2015년 4~7월 동안 인도의 석유제품 수입량은 전년 동기대비 40% 증가했으며, IEA는 2014~2040년 동안 석유제품 수요가 약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인도 석유부 장관은 지난해 말 주요 국영정유사들에게 2017년 이전에 각각 1500만톤 이상의 정제설비 신설에 착수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물론 인도의 성장이 당장 국내시장에 타격을 줄 가능성은 아직 커보이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예측이 힘든 석유시장에서 이같은 변인은 향후 국내 정유업계가 고민해야 할 또 하나의 변수가 늘어나는 격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오세신 에경연 연구위원은 “정유사는 장기계약을 통한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중국의 수출량 급증 등의 사안이 당장 피부로 느껴지지 않을 수도 있다”면서도 “향후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간과해서는 안되며 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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