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 공조계통도 가동정지…대체 투입 보조증기계통 밸브 고장

▲ 월성원전 1~4호기 외부 전경

[이투뉴스] 지난 12일 경주 강진 발생 후 수동정지 시킨 월성원전(1~4호기)의 대체 공조계통에서 고장이 발생, 지진 이후 사흘간 원자로 주요시설 인근의 삼중수소 방사능 농도가 평소보다 최대 18배까지 치솟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삼중수소는 월성원전 1~4호기처럼 중수로형 원전에서만 발생하는 방사능 물질(핵종)로 반감기가 약 12년이며, 중수로형 원전은 삼중수소의 외부 배출을 막기 위해 별도의 제거설비(TRF)를 가동한다.

21일 윤종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의원(울산 북구)과 환경운동연합이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입수한 월성원전 원자로 건물 삼중수소 측정 평균값 및 시간대별 측정값에 따르면, 월성 원전 4기내 삼중수소 농도는 원전이 정지한 13일 오전부터 15일 저녁까지 3~18배 상승했다.

▲ 최근 1개월간 월성원전 1~4호기 원자로건물 공기중 삼중수소 측정 평균값 (단위 : dac. 원전 종사자가 2000시간(연간 작업시간) 작업할 경우 20msv(종사자 연간 선량한도)에 이르는 농도가 1dac. 농도값은 한수원 자료를 토대로 윤종오 의원실이 재구성.

특히 월성1호기 원자로건물 지하 측정값은 13일 오전 6시 평상시보다 3배 높은 0.30DAC를 기록한데 이어 같은날 오후 2시에는 1.80DAC까지 상승했다. 같은 시간 원자로 건물 주출입구의 삼중수소 농도도 1.20DAC로 평소보다 12배 높았다.

이에 대해 한수원 측은 “원전 증기로 돌리는 원자로건물공기조화계통(Air Conditioning Unit)이 원자로 수동정지로 함께 멈췄고, 대체 투입해야 할 보조증기계통이 밸브 고장으로 다소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4기의 원전을 동시 정지한 사례가 없어 20년 만에 작동한 관련 계통 밸브가 고장을 일으켰다는 것이다. 

윤종오 의원은 “밸브 고장으로 보조 장치 투입이 3일이나 지체된 것 자체가 한수원의 안전 불감증을 보여주는 일”이라며 “방사능을 다루는 곳에서의 점검 부주의는 곧 주민안전 위협으로 이어지는 만큼 국정감사에서 관련사항을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22일 추가 해명을 통해 "삼중수소 농도가 일시적으로 최대 18배 증가했으나 정상치로 회복되었으며, 이로 인해 일반인이 피폭되는 양은 연간 법적제한치 1밀리시버트보다 훨씬 작은 0.000006밀리시버트로 인체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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