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스 연계사업·新에너지사업이 성장동력의 두축

에너지사업 ‘최고의 파트너’ 의지 담은 ‘2020 비전’ 수립

“동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임직원 하나 돼 비상할 터

[이투뉴스] “당진, 서산, 홍성, 예산, 태안 등 충남 5개 시·군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데 산업용 비중이 80%에 달한다. 산업용 도시가스 가격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경영에 영향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히려 석유화학업체, 제철업체, 정유업체로 구성된 지역적·환경적 특성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 이를 바탕으로 수소사업 등 에너지화 될 수 있는 업스트림 분야의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 중이다. 청정 수소를 이용한 산업, 환경, 교통 등 수소경제사회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으로, 새롭게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인 미래에너지사업 실현을 위해 사업타당성 검토·분석, 모니터링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충남을 수소의 메카로 만들려는 지자체의 정책도 연계된다”

2013년부터 미래엔서해에너지의 대표이사를 맡은 김영진 사장은 도시가스 산업의 성장둔화를 걱정하는 기자에게 30여년의 역사를 지닌 도시가스 산업은 전국 평균 80.8%의 보급률을 기록할 정도로 지속적인 성장을 꾀했으나 국내외 경기침체, 타 연료와의 경쟁심화, 산업체의 연료 역전환 등 외부환경이 급변하면서 잠재되어 있던 리스크가 가시화됐다고 말했다. 미래엔서해에너지 역시 2012년까지 동종업계 연평균 성장대비 4배가 넘는 22% 수준의 성장을 이뤘으나 산업용 비중이 큰 지역의 특성으로 지난해는 마이너스 성장을 피할 수 없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 김영진 사장이 공급권역 지도를 보며 공급현황과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가스 산업은 기반이 튼실하고, 정부의 천연가스 지원정책도 뒤따른다는 점에서 수송용, 연료전지, 도시가스 기반 분산전원 등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재도약 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여기에 지역적·환경적 특성에 맞춰 비즈니스 영역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미래에셋대우가 진행한 대륜E&S, 대륜발전, 별내에너지 등 한진중공업의 에너지 3사 매각 예비입찰에서 사모펀드와 경쟁하며 도전장을 내민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받아들여진다.

미래엔 그룹의 근간은 교육·출판이지만 지금은 에너지사업 규모가 더 크다. 도시가스 공급사인 전북도시가스와 미래엔서해에너지, 집단에너지사업체인 미래엔인천에너지 등 3곳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엔은 김기오 창업주가 1948년 설립한 대한교과서가 모체다. 창업주 사후에 양자인 김광수 명예회장이 대한교과서를 물려받은 이후 김 명예회장이 정계에 진출하며 1980년 아들인 김필식 사장이 회사 경영을 맡았다. 김필식 사장이 1982년 전북도시가스를 설립해 에너지사업에 진출했으나 1987년 지병으로 사망한 뒤 김광수 명예회장이 다시 경영일선에 복귀한다. 김영진 대표는 김필식 사장의 아들로, 2010년 미래엔 제12대 대표이사에 올랐으며 2011년 미래엔인천에너지를 출범시키는 등 에너지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 방문, PNG도입에 관심

지난달 초 도시가스사장단의 일원으로 러시아를 방문한 소감을 묻자 “부러운 게 많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까지 시스템이 갖춰있는데다 배관을 통해 세계 각국에 천연가스를 수출할 수 있는 환경이 부러웠다. 러시아 PNG가격이 지금 우리가 도입하는 LNG의 1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PNG 도입이 이뤄진다면 국가경쟁력에 얼마나 큰 힘이 되겠는가하는 생각을 해봤다”

러시아 측도 한국을 대상으로 한 PNG에 큰 관심을 보이고 사할린 등 천연가스 개발지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바라는 입장을 확인했다면서 양국이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만큼 바람직한 성과를 거둘 수 있지 않겠느냐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도시가스사는 물론 국가적 측면에서 모두가 윈-윈 이라는 설명이다.

최고경영자로서 미래엔 서해에너지의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 등 경영구조가 악화된데 대한 부담이 클 듯했다.

“올해 상반기는 우리가 염려한 바에 비해 실적이 상당부분 호전됐다. 세 차례의 LNG도매요금 인하로 매출은 감소했지만 수익성은 개선된 것이다. 그러나 이대로 좋아질 것이라며 안심할 수는 없다고 본다. ‘NO1. Energy Solution Partner’를 테마로 내·외부의 환경 변화는 물론 남들은 무엇을 하고 있고,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여러 관점에서 생각하고 분석해 지난해 9월 ‘2020 비전’을 선포했다. Organic사업, 업스트림사업, 지역네트워크사업, 미래에너지사업 등 각 분야의 전략방향도 여기에 포함됐다. Organic사업의 경우 당사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체 ‘로얄고객 수성’과 대규모 배관투자를 통한 ‘판매사업 확장’, IT융합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을 통한 ‘사업역량 강화’ 그리고 업계 최고수준의 서비스 제공을 위한 ‘CS혁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도시가스 공급상품의 다변화 및 수요처 확보를 통한 업스트림 사업, 에너지네트워크 및 지역 내 발전폐열 재활용 등 신규사업 런칭을 통한 지역네트워크사업, 충남도에서 진행 중인 수소경제사회 관련 미래에너지 사업까지 2020년 판매처 20만 세대, 판매량 7억5000만㎥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시가스 산업을 둘러싼 환경변화에 따른 위기를 대응하는데 그치지 않고, 미래엔서해에너지가 에너지사업에 있어 최고의 파트너가 되겠다는 의지를 로드맵과 액션플랜에 담은 셈이다. 특히 ‘2020 비전’ 구상에는 전 임직원이 함께 머리를 맞댔다. 직원 한명, 한명의 의지가 한데 모아지고, 모든 것을 공유하지 않고는 비전 달성의 실효성이 없다는 판단에서다.

김영진 사장은 수요처를 ‘파트너’라 부른다. 단순하게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곳이 아니라, 상생의 거래처로서 서비스 마인드가 남달라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지역적 특성 상 산업체의 비중이 높다. 로얄고객 수성을 위해 가격경쟁력 우위를 위한 노력을 필두로, 산업체만을 대상으로 하는 전담관리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공격적인 배관투자를 통한 판매사업 확장과 함께 보다 안정적이고 안전한 도시가스 공급을 위한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최고수준의 서비스 제공을 통해 파트너로서의 신뢰를 굳건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시가스 가격경쟁력이 B-C유는 물론 LPG에도 뒤지면서 산업체들의 연료 재전환이 크게 늘어나 고심이 크다. 하지만 요금의 90%를 차지하는 도매요금체제 등 구조적인 문제가 엮어져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가스 산업이 정책 및 규제산업임을 감안할 때 요금체제에 대한 변화는 사업의 존망을 결정지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하다. 한국가스공사 도매요금이 경쟁력을 상실한 현재상황에서 특히 자가소비용 직도입이 완화되고 확대된다면 도시가스 고객들의 수요이탈이 가속화 될 것으로 우려된다”

도·소매업자간 현안 협의를 위해 구성한 ‘천연가스사업협의회’ 개최를 통해 불합리한 규제개선을 건의하고, 업계 내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그는 소매공급비용과 관련해서도 도시가스산업의 최우선과제인 안전·안정 공급을 위해 적정한 반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안전이 곧 경영…‘IT융합 안전관리시스템’ 구축

도시가스사의 안전관리 능력은 이제 세계적인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경영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안전과 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견해를 물었다.

“경영환경이 어려워진다고 절대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 바로 안전 분야다. 공익적 성격을 띤 산업이니 만큼 안전은 곧 경영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난 20여년간 가스사고 제로화 및 무사고·무재해 사업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무재해 7배수를 달성했다”

김영진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사람에 의한 전통적인 안전관리에서 탈피해 시스템과 설비에 의한 새로운 안전관리체제인 ‘IT융합 안전관리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으며, 앞으로도 일시적인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안전 및 경영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만족을 위한 도시가스사 서비스 수준이 한층 나아졌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갈수록 소비자 눈높이가 높아져 고객만족이 쉽지 않다고 하자 정부와 도시가스협회 차원에서 ‘도시가스업계 서비스 수준 진단’을 통해 개선과제를 발굴하고 고객만족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진단용역을 발주하고 있다면서 회사도 신용카드 적용 확대, 저소득층 지원 확대, 안전관리 강화 등 서비스 수준을 높여 나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본사에 고객을 위한 북카페를 운용하고 있는 미래엔서해에너지는 지난해에는 안전교육동을 준공해 대강당인 비전홀, 천연가스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는 교육홍보관, 잔디구장 등 사내시설을 지역주민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해 호평을 받고 있다.

다소 젊은 나이에 회사를 이끌어가면서 임직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을 묻자 우리의 사명인 ‘에너지를 통해 고객에게 기대이상의 가치를 제공한다’를 같이 꿈꾸고, 현재의 부족한 부분은 함께 채워나가 우리 스스로가 만든 비전을 달성하자고 힘주어 말했다.

“The night is darkest just before the dawn, 동이 트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말처럼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그리고 더욱 멀리 비상하기 위해 전임직원이 하나 되어 노력한다면 우리의 비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젊은 만큼 ‘청춘을 불사르는 회사’를 만드는데 모든 역량을 다하겠다”

그룹 오너의 후계자로서 회사와 함께 일하는 임직원의 미래를 고민하고, 결정을 내려야하는 순간이 왔을 때 결단을 내리는 역할이 자기가 할 일이라고 평가한 그는 개인적으로는 ‘기본에 충실하자’를 가치관으로 삼고 있다면서 윗대로부터 가훈으로 내려오는 ‘정직, 겸손, 헌신’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내비쳤다.

 

[Who is…]

김영진(金永晋) 사장은 1974년 서울 출신으로 미래엔 그룹 오너인 김광수 명예회장의 손자다.

1993년 미국 버지니아주 에피스코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7년 미국 메사츄세츠 보스톤 칼리지 경영학 석사를 받은데 이어 2011년 와튼 KMA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1995년부터 1997년까지 대신증권 경제연구소, 1999년부터 2000년까지 B2 코리아 코스닥시장 분석가, 2001년부터 2002년까지 미래에셋증권 기업금융본부 심사분석팀에 근무하며 재무·기획분야의 실무를 다졌다.

2002년부터 ㈜미래엔(舊 대한교과서주식회사)에서 기업공개추진팀장, 재무팀장, 교재전략기획팀장, 교재사업본부장, 기획관리본부장을 지내고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서해도시가스 감사 및 이사를 역임했다.

2008년부터 전북도시가스 감사, 2010년부터 미래엔 에듀케어 이사를 맡고 있으며, 2010년 ㈜미래엔 제12대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이어 2011년 미래엔 인천에너지 부회장 대표이사, 2013년 미래엔 서해에너지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를 이끌어가고 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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