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택지 사라지고 재개발 아파트단지로 무게중심 이동
한난 등 수요개발 본격화, 도시가스와 치열한 경쟁 예고

[이투뉴스] 대규모 신규 택지개발지구가 사실상 사라진 이후 지역난방의 새로운 수요처로 재건축 및 재개발 아파트단지가 부각되고 있다. 이미 적잖은 집단에너지업체들이 이 단지들을 공략, 수요개발에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울러 집단에너지가 도입된 지 30년이 흘렀다는 점에서 재건축 활성화 등으로 앞으로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김경원)는 지난해부터 서울 강남지역과 성남시 등 기존 도심지역의 신규수요 개발에 본격 나서 최근까지 3만 세대가 넘는 재건축 및 재개발 아파트단지에 대한 지역난방 공급을 확정했다. 또 이를 공급하기 위한 메인 열배관 건설에도 착수했다.

구체적으로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아파트를 시작으로 개포동 시영, 개포동 현대, 주공3단지 등 재건축아파트 1만5000여 세대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어 방배 3구역 및 5구역 등 재개발단지도 도시가스와의 치열한 경합 끝에 공급권을 따냈다. 이밖에 둔촌 주공 재건축단지 등 강남 및 강동지역 2만7000여 세대의 지역난방 공급 역시 확실시되고 있다.

성남시에서도 신흥주공 재건축단지를 비롯해 도심 재개발사업이 진행되는 신흥2, 도환중1, 금광1, 중1구역 등 1만8000여 세대의 지역난방 공급을 확정했다. 더불어 중앙난방을 쓰는 기존 아파트단지를 포함해 1만여 세대와 추가공급을 논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4만 세대에 달하는 2단계 재개발지구의 집단에너지 보급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한난 외에도 많은 집단에너지사업자가 공급지역 인근에서 전개되고 있거나 추진예정인 재개발 및 재건축사업에 대한 적극적인 수요개발에 나섰다. 대규모 택지개발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수요확대를 위해선 이 방법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래엔 인천에너지가 대표적인 사례로 중앙난방 전환을 포함한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단지에 대한 적극적인 수요개발을 통해 고시지역 외 공급가구가 3만 세대에 달한다.

과거 고시지역(집단에너지 공급대상으로 지정된 지역)을 넘어선 공급확대는 주로 중앙난방 아파트단지를 지역난방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상당수 집단에너지사업자가 이 과정을 통해 고시지역 바깥으로 시장을 넓혀나갔다. 하지만 이러한 중앙난방아파트 대다수가 지역난방 내지 도시가스 개별난방으로 전환되면서 더 이상 찾기 힘들어졌다.

여기에 지구온난화 및 공동주택 단열강화, 전기난방기기 확산 등으로 단위 가구당 열사용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는 것도 수요개발 필요성을 더욱 증대시키고 있다. 남는 열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한편 추가투자 없이도 공급지역 확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업자 간 열연계가 확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최근 집단에너지업계는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지구 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실적으로 개별난방을 사용하는 단지에 대한 수요전환은 주민동의 요건은 물론 도시가스사와의 마찰 등으로 어렵지만 재개발과 재건축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월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물론 난방방식 선택은 조합원 총회에서 투표로 최종 결정되는 만큼 이 과정에서 도시가스와의 치열한 공급경쟁에서 이겨야 가능하다.

한난이나 GS파워,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등 지역난방 공급 25년을 넘어선 지역의 경우 고시지역 안에서도 재건축을 추진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분당이나 일산, 평촌 등 1기 신도시와 함께 서울 목동지구 등이 해당한다. 재건축이 되면 저층아파트가 고층으로 올라가면서 세대수 및 평형 확대 등 공급량이 증가하는 장점이 있다.

집단에너지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개발을 추진하기 위해선 공급지역 인근에 구도심이 있어 재건축 또는 지구단위 도시정비사업이 진행돼야만 가능하다”며 “수요개발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재개발 및 재건축 시장이 사실상 유일한 신규수요 창출수단이라는 판단에 따라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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