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난기술-열병합발전 시장축소 등 위기 속 신재생분야로 사업다각화
발전부문 및 바이오에너지 설계 및 타당성 조사 등 해외 진출도 활발

[이투뉴스] 한국지역난방기술(사장 이병욱, 이하 한난기술)은 설립 24년의 노정에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겼다. 바로 열병합발전 및 지역난방 배관, 축열조 등 집단에너지 분야 최고의 엔지니어링사로 우뚝 선 것이다. 우리나라 집단에너지 기술발전 과정이 바로 한난기술의 성장곡선과 그대로 맞아 떨어질 정도로 독보적이다.

아무런 집단에너지 공급경험도 없던 우리나라가 260만 세대를 넘는 지역난방 공급시대를 열게 될 정도로 세계적 지역난방 강국으로 올라선 것도 한난기술을 빼놓을 수 없다. 수백여 건의 사업타당성 조사는 물론 열병합발전 및 복합화력 분야 누적 설계용량이 1만4000MW에 이를 정도다. 세계적인 가스터빈업체들의 최신기종을 모두 현장에 적용하는 설계기술을 확보한 곳도 국내에서는 한난기술 뿐이다.

기존 한국지역난방공사나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시설은 물론 새로운 사업자가 등장할 때마다 사업타당성을 조사하고, 최적의 설비를 구축하도록 설계에 나서는 등 국내 지역난방 확대 공급에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더불어 석탄 열병합발전 분야에도 뛰어 들어 산업단지 입주업체들에게 최적의 스팀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술지원을 펼쳐왔다.

그사이 한난기술은 매출액 400억원 수준, 이익은 40억원 안팎을 달성하는 등 탄탄하고 내실 있는 집단에너지 전문 엔지니어링사로 성장했다. 매년 20억∼30억원을 배당할 정도로 주주사에게도 알짜 자회사로 자리매김했다. 최초 납입자본금이 4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마디로 승승장구한 셈이다.

하지만 최근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이 포화되면서 열병합발전 및 지역난방 배관구축 등 신규 설비투자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정체현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배구조 변화로 인한 변수도 경고신호를 보내고 있다. 핀란드 포리(POYRY)사 지분을 국내 사모펀드가 사들였고, 여기에 모회사인 한국지역난방공사마저 보유지분을 팔려고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확 달라진 외부환경에도 불구 한난기술은 뒤처지지 않고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집단에너지에 특화된 기술력을 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확대,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아울러 국내에서 쌓은 노하우를 십분 활용, 에너지플랜트 엔지니어링 분야 해외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 한난기술이 설계한 지역난방공사의 광주-전남 바이오 열병합발전소 조감도.

◆열병합발전 및 열설비 부문 독보적 기술력
한난기술은 국내 집단에너지 기술선진화를 위해 1991년 한국지역난방공사와 세계적 기술컨설팅그룹인 핀란드 포리(POYRY)사가 공동으로 설립한 에너지전문 엔지니어링회사다. 수도권 5개 신도시 지역난방공급 기술지원 사업을 시작으로 사업수행 기반을 구축했고, 이후 수원, 청주, 대구 등의 ‘스팀터빈+보일러’ 조합 열병합발전소를 설계함으로써 열병합발전 설계기술의 자립을 이룩했다.

2000년 이후부터 화성, 파주, 광교, 판교, 삼송, 양주, 오산, 대구, 동탄 등 가스열병합발전소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유럽에서 들여온 기술력과 국내에 적합한 특화된 설계기술을 접목하는 등 기술력을 키웠다. 24년간 한난기술이 수행한 열병합발전 및 복합화력 분야 누적 설계용량은 1만4000MW에 달한다. 특히 가스터빈부문 최종기종인 MHPS J클래스, 지멘스 H클래스, GE H클래스를 적용한 설계실적을 유일하게 확보했다.

한난기술은 에너지 사업의 타당성 조사 및 컨설팅분야에서도 최고의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발전을 비롯한 집단에너지, 신재생에너지사업 등의 타당성 조사 및 컨설팅 용역을 통해 경제성분석은 물론 프로젝트의 기획, 사업권 획득, 개념설계, 적정투자비 산정, 건설공사 및 설비운영계획을 제공한다. 지금까지 모두 700여건이 넘은 사업타당성 조사 및 설계용역은 물론 국내 열배관사업의 85%를 수행했다. 또 국내 90% 이상의 첨두보일러(PLB) 및 축열조 설계 등에서도 최다 실적을 갖고 있다.

축적된 열병합 및 복합화력 설계 기술력을 바탕으로 석탄발전 설계분야에도 도전해 순환 유동층 보일러를 적용하는 김천열병합 설계감리를 시작으로 새만금, 포천 등 기력열병합발전소의 기본설계 기술을 확보했다. 한난기술은 석탄열병합의 계획부터 시공에 이르기까지 환경과 안정성, 효율성 그리고 경제성까지 고려한 플랜트 설계기술로 보일러 및 스팀터빈의 다양한 조합과 적절한 추기 라인 선정으로 최적의 설비구성을 돕는다. 아울러 석탄 등 다양한 고형연료 사용이 가능하고, 연소효율이 우수한 순환유동층 보일러(CFBC)를 적용한 기술로 만족도를 높인다.

◆국내 바이오 발전소 타당성 검토 및 설계 최다 수행
한난기술은 열병합 및 발전부문 특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기술지원 및 설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저감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증가하고 있는 바이오발전소 타당성 조사 및 설계기술에 앞장서 탁월한 수주실적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당진바이오, 석문바이오, 내포바이오, 광양바이오, 여수바이오, 삼척바이오, 중부바이오, 광주전남 SRF발전소(한난) 등 15건의 프로젝트를 완료했거나 현재 수행중이다. 이를 통해 한난기술은 바이오매스 발전분야 국내 선두주자로 도약했다. 더불어 수요자가 요구하는 SRF 또는 Bio-SRF 연료를 활용한 맞춤형 보일러 설계기술을 가지고 활발한 수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광주·전남 SRF발전소 설계를 통해 국내외 폐기물 에너지화 원천기술 개발동향을 분석하고 생활폐기물 연료 특성에 맞는 순환유동층 보일러를 선정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이를 통해 한난기술은 폐기물은 버리는 쓰레기가 아니라 에너지라는 사실을 입증해냈다. 또 효율적인 폐기물 처리기술을 비롯해 폐기물 연료화 발전설계 경험과 기술을 확보하여 국내외 바이오발전소 건설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에너지플랜트 설계 및 기술지원 뿐 아니라 에너지사업 전반의 기술지원 및 감리까지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도 눈에 띤다. 수원 호매실, 포스코에너지 7∼9호기, 당진 바이오매스 사업 등을 수행, 완벽한 품질관리와 최상의 품질확보 능력를 인정받았다. 또 최근에는 1000MW 강릉 에코파워, 고성 그린파워 건설사업 기술지원 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 국내는 좁다…해외 진출 본격화
이병욱 사장 취임 이후 한난기술은 국내 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다양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담팀(해외사업 개발단)을 신설하고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향후 수주로 이어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가는 등 글로벌 경영을 위해 능동적으로 나서고 있다.

한난기술의 강점은 20년이 넘는 동안 쌓아온 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 기술력과 노하우다. 이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2년 몽골에서 열효율 개선사업를 시작으로 2010년 페루와 말레이시아 2013년 이라크, 코트디부아르 등의 기술용역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아울러 올해부터는 몽골, 인도, 카자흐스탄,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의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몽골 울란바토르시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을 비롯해 바얀텍 탄광 석탄화력발전 사업 등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밖에 베트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에서도 복합화력 및 열병합발전 설계, 각종 에너지사업 타당성조사, 사업개발 등을 위한 양해각서 체결 및 사업제안에 나서고 있다.

한난기술은 국민생활의 질을 높이는 사회공헌활동과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해주는 파트너십 제도를 펼치는 등 나눔과 창조적인 기업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도 애쓰고 있다. 이웃사랑 실천 및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매주 금요일을 ‘문화와 봉사가 있는 날’로 정해 일손이 부족한 농가 돕기를 비롯해 장애우 나들이 봉사활동, 무료급식소 배식 및 김장 봉사, 각종 기부금 전달 등을 펼치고 있다.


*한난기술 혁신 이끄는 이병욱 사장 ­―
발로 뛰는 리더십…시간 지나면서 점차 효과 발휘

▲ 이병욱 한난기술 사장이 직원들과 업무를 협의하고 있다.

한난기술의 성장과 발전은 최고의 집단에너지 전문 엔지니어링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임직원들의 노력이 근본 바탕이 됐다. 아울러 최근 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분야로의 사업 확대 및 해외 진출 등을 시도하는 것 역시 에너지 전반에 걸친 글로벌 엔지니어링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직원들의 의지와 각성에서 비롯됐다.

여기에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병욱 사장도 한난기술의 변화와 혁신을 이끄는데 일조했다는 평이다. 동력자원부에서 공직을 시작한 이후 지난해 한난기술 사장으로 오기까지 30여년 간 그는 주로 가스 등 에너지 분야를 맡았다. “길이 있어 내가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는 곳이 길이다”라는 취임사에서 보듯이 에너지에 대한 경험과 자신감이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했다.

임기가 보장된 만큼 큰 과오 없이 공직생활의 연장선상 차원으로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이 이 사장에겐 결코 없다. 그는 오자마자 엄청 뛰어다녔다. 조금이라도 사업연관성이 있다 싶은 곳이 있다면 해당 기업 내지 기관과 협력 MOU를 맺었고, 국내외 각종 사업현장도 직접 찾아가 무슨 일이든 같이 하자고 덤볐다. 공기업 자회사로서 조금은 느슨했던 직원들에게도 변화를 촉구했다. 특히 자기 업무에만 매몰되지 않고 과감한 도전을 주문했다.

이병욱 사장은 처장, 그룹장 등에게 영업력 강화 및 미래사업 발굴을 위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강조한다. 간부진은 책상에 앉아 보고서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움직이면서 정보를 파악하고 여기에 조직이 대응할 수 있도록 이끄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맞게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물론 적잖은 불만도 터져 나왔다. CEO가 직접 많은 분야를 직접 챙기다보니 직원들의 피로감도 커졌기 때문이다. 아직 완전 해소되지 않은 견해차도 있어 보인다. 하지만 회사 전체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평이 더 많다. 자리에 앉아 설계만 하던 사고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업아이템을 찾아 움직이는 능동적인 인재로 전환되기 시작했고, 서서히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난기술의 앞날은 결코 밝지만은 않다. 위기가 이미 닥쳐왔고,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에너지시장 환경변화로 수주활동이 악화된 데다 지배구조까지 큰 바람이 불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고용불안을 느낀 노조를 비롯한 내부에서 강한 반발이 일어났다. 그는 바람직하지 않은 이러한 변화를 아쉬워했다. 하지만 어려움을 처한 직원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노력을 다할 것과 위기극복에 동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사장은 “조직을 승리로 이끄는 힘의 원동력은 25%가 실력이고 나머지 75%는 단단한 팀워크이며,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며 “변화와 혁신, 그리고 끊임없는 도전정신은 현재의 어려움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우리 임직원의 신뢰와 저력을 믿는다”고 말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