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난, 성일터빈과 손잡고 MHPS社 1300℃급 고온부품 재생수리
메이저 의존 벗어나 독자기술력 확보, 가스터빈 국산화에도 기여

[이투뉴스] 그동안 모두 외국 제조업체가 직접 수행하던 가스터빈 고온부품에 대한 재생 및 수리에 국내 업체가 도전장을 던졌다. 에너지공기업이 나서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 모델을 만드는 것은 물론 궁극적으로 가스터빈 국산화까지 겨냥한 다목적 포석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김경원)는 조만간 일본 MHPS(미쓰비시히타치파워시스템즈) 및 국내기업 성일터빈(대표 우타관)과 협약을 맺어 소형 가스터빈(H-25모델)에 대한 핵심 고온부품 재생정비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난의 가스터빈을 성일터빈이 재생 및 정비하고, MHPS는 이에 대한 기술지원 및 품질보증에 나서는 형태다. MHPS가 자국에서 직접 수행하던 재생정비서비스를 현지 중소기업에게 맡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열병합발전 및 LNG복합화력에 주로 쓰이는 가스터빈은 원천기술을 가진 일본의 MHPS, 독일 지멘스(Siemens), 미국 GE가 전 세계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국내 역시 이들 메이저 3사 제품을 100% 수입하고 있으며, 총 발전설비 중 25%를 차지한다.

특히 최근 건설된 발전소에 들어가는 가스터빈은 1300℃ 이상의 고온·고압에서 운영되다보니 주요부품들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한다. 이 때문에 2∼3년 주기로 오버홀(분해점검)을 진행하며, 6년가량이 지나면 가스터빈 전체를 제조사가 실어가 재생 및 수리를 한 후 다시 발전소에 설치한다. 1100℃급 가스터빈의 경우 국내 업체가 일부 재생·수리를 하기도 했으나, 고가(高價)이며 신뢰성이 중요한 1300℃급은 절대 내주지 않았다.

▲ 가스터빈에 있는 고온부품

이번에 재생정비서비스를 국내 전문기업에 맡기기로 한 가스터빈은 H25모델(25∼30MW)로 미쓰비시에 흡수·합병된 히타치가 만들었다. 한난에 3기(동남권열원 1기, 삼송열병합 2기), 국내 전체적으로는 10기 정도가 가동중이다. 하지만 경제성을 이유로 재생·정비를 통해 수명연장을 하지 않고, 일정 주기마다 아예 새 제품으로 교체하는 방식을 취했다.

한난은 H-25모델에 대한 유지보수 과정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확인하고,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특히 단순 수명연장 및 비용절감이 아닌 국내 중소기업에 이를 맡겨 기술력까지 키우는 동반성장 방안을 택했다. 파트너로 선정된 성일터빈은 독자기술로 블레이드(회전익), 베인(고정익), 연소기 등 고온부품을 제작하는 강소기업으로, 한국형 가스터빈(G클래스)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물론 쉬운 과정은 아니었다. 가스터빈 제조사가 고수익이 보장되고, 기술유출이 우려되는 재생·정비를 국내 업체에 내주길 꺼려했기 때문이다. 우리 중소기업의 기술력을 믿지 못하겠다는 선입견도 보수업무 이전을 가로막았다. 하지만 한난은 3년여 동안 끈질긴 대화로 그들을 설득, 재생정비서비스를 결국 넘겨받았다.

국내 기업의 가스터빈 재생 및 수리 참여는 소형인 H25모델에 한정되는 것은 물론 한난에 설치된 3기를 대상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수명연장을 포함한 기술력이 입증되면 국내에 설치된 전 모델로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점차 대형 가스터빈까지 영역을 넓혀나갈 예정이다. 여기에 궁극적으로 가스터빈 국산화에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탁현수 지역난방공사 플랜트안전처장은 “2억원이 넘는 예산절감이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지만, 그보다 에너지공기업이 공적역할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이 가스터빈 핵심부품 국산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돕는 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가장 많은 석탄발전은 가스발전에 비해 온실가스는 1.7배를 배출하고, 초미세먼지를 무려 1500배 많이 배출한다”며 “열병합발전을 포함한 LNG복합이 과도기적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조치가 가스터빈 국산화(제작 및 보수)의 시금석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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