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등 배터리제조 대기업 활발한 판촉활동
태양광 설비 대비 ESS설치용량이 수익 좌우

[이투뉴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제도(RPS)시장에서 ‘태양광+에너지저장장치(ESS)’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달 ‘태양광+ESS’와 관련해 올해부터 내년까지 설비를 설치한 발전소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가중치 5.0을 적용한다고 고시한 후, 태양광 발전사업자나 배터리제조사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금융사도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효성·LG화학·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앞다퉈 MW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를 대상으로 ESS설비 설치를 권장하는 등 전국적으로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계가 뚜렷한 한국전력공사 주파수(FR)조정용 시장이나 실적이 미미한 풍력발전사업과 달리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게 한 ESS 전문 컨설팅 대표의 전언이다. 

실제 태양광발전 건설비용은 모듈·구조물에 따라 다르나 ESS를 설치할만한 대형 발전소의 경우 건설비용이 MW당 약 15억원이 소요된다. 여기에 국내 배터리제조사들이 만드는 리튬이온 기반의 ESS가 MWh당 6억~7억원 정도를 고려할 때, 태양광 1MW당 ESS를 1MWh로 설치할 경우 설치비용은 적어도 약 21억원으로 30%가 오른다. 

하지만 노지(1.0)나 건물(1.5)에 설치한 100kW이상 태양광 REC가중치보다 최소 3배 이상 REC발급량이 많아 전력시장가격(SMP)이나 REC 현물시세가 각각 6만~7만원대와 10만원 이상으로 안정된 현 시점에선 투자금 회수가 용이하다는 판단이 가능하다. 단순 계산할 경우 ESS설비비용 회수기간은 7~8년 가량 걸린다.

이 때문에 RPS발전사업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태양광 컨설팅사 관계자는 고시 발표 이후 관련 문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정확한 수익 계산에 필요한 설비 설치규정이나 모니터링 방식을 명시한 운영규칙이 발표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ESS설치를 결정한 사업자도 있는데다 상당수 사업자들이 일단 비용 견적을 관련업체에 의뢰해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사업구조가 가능한 것은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 등 국내 신재생에너지시장에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했던 시중은행들이 태도를 달리해 적극적인 투자 의사를 보이기 때문이다. 수익측면에서 5.0의 REC가중치가 매력적일 뿐 아니라 대형 태양광발전소가 대부분 발전공기업 등 RPS 공급의무사와 12년 이상 장기 REC거래 계약을 맺은 곳이 많아 투자 리스크가 적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수익 면에선 관망해야할 사안도 있다. 에너지공단 관계자는 “가중치 설계 시 아직까지 높은 ESS가격이나 유지보수 비용, 효율이 떨어진 ESS설비 교체비용, 태양광에서 생산한 전력이 ESS설비를 거칠 때 발생하는 손실분 등을 모두 감안한 만큼 과도한 수익이 발생할 여지는 없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태양광설비 대비 ESS용량을 얼마나 설정할지에 따라 수익은 큰 차이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공단에 따르면 이번 가중치가 설비 1MW당 ESS를 1MWh로 설치할 때 적정 수익이 나오는 것으로 산정됐으나 ESS업계에선 최소 두 배가량 설치해야 가중치를 적용받는 오후 4시이후 부터 충분한 송전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태양광·ESS연계를 시험 중인 한 태양광 전문기업 관계자는 3.3시간의 일조시간을 고려할 때 설비 대비 3배 이상 ESS가 설치돼야 밤 시간에 꾸준히 전력을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가중치 발표 이후 금융사들이 적극적인 투자활동을 펼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규모 발전사업자들도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자는 “ESS보급을 위해 태양광 발전사업자 중 ESS를 설치할만한 MW단위 사업자가 몇 명이나 있겠는가. 꼭 자금이 많은 사업자뿐 아니라 태양광 사업자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100kW규모 사업자도 ESS사업이 가능토록 정부나 기업이 별도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정책적 의지를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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