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거래소, KT 등 전력중개 시범사업자 6개사 선정
연말까지 모의 중개거래 통해 제도 및 시스템 정비
[이투뉴스] 태양광이나 ESS(에너지저장장치), 전기차 등이 생산·저장한 소규모 전력자원을 끌어 모아 도매전력시장에서 집합적으로 거래하는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이 연내 시범사업을 거쳐 빠르면 내년초 정식 개설된다.
전력거래소(이사장 유상희)는 소규모전력중개사업 신설 및 중개시장 개설 운영을 골자로 하는 전기사업법개정안 시행에 앞서 내달부터 관련 제도와 시스템, 사업모델을 사전 실증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공모를 통해 참여기업 6개사를 선정했다.
시범사업 참여기업은 K-MEG 등을 통해 일찍이 전력관리사업에 관심을 보여온 KT, 수요관리(DR) 대표기업인 벽산파워, 태양광 제조·SI사업체인 한화에너지 컨소시엄, 민간발전사 포스코에너지, IT기반 태양광 스타트업기업 이든스토리, 전남 최대 태양광 시공·관리기업인 탑솔라 등이다.
이들 예비중개사업자는 지난 8월말까지 진행된 시범사업 참여기관 공모에 신청서를 낸 8개사중 6개사로, 중개사업의 시장성을 가늠한 뒤 이를 자사 미래 전략사업으로 키운다는 방침 아래 이번 시범사업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거래소는 내달 이들기업과 협약을 체결한 뒤 국회에 계류중인 정부입법안(개정안) 통과 일정을 봐가면서 연말, 또는 그 이후까지 소규모전력중개시장 시범사업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 소규모 전력자원 보유자-중개사업자-전력거래소간 모의거래를 통해 전력 및 REC거래에 필요한 제도(시행령 및 시행규칙) 및 절차(표준약관)를 정비하고 ICT시스템 구축 등에 주력하되, 법 시행 이후에는 정식 상업거래 시장을 열어 시장을 고도화 한다는 구상이다.
전력당국은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이 안착하면 신재생에너지 확산이 한층 촉진되고 출력이 간헐적인 발전자원이 대량 증가해도 시장 예측성과 계통 출력안정성이 상당부분 확보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우선 소규모 전력자원을 집합적으로 거래하는 별도시장이 개설됨으로써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확대 동기가 추가 부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소규모 발전사업자는 전력이나 REC 거래 시 복잡한 절차와 내용을 숙지하느라 애를 먹어왔다.
특히 소용량 REC거래의 경우 거래비용이나 개별 계약관리가 번거로워 발전사 등 공급의무자들이 거래를 기피하는 경향도 있었다. 전력거래소는 중개사업자가 이들의 전력거래 및 REC거래 교섭력을 높이고, 보다 전문적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규모전력중개시장이 활성화되면 군소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크게 늘어나도 집합거래에 따른 시장 예측성과 계통 출력안정성이 동시 제고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직은 전체 발전량에서 신재생이 차지하는 비중이 연간 4~6%에 불과하지만, 독일이나 미국 캘리포니아주처럼 비중이 20% 이상인 경우 발전량 예측이 어렵고 출력이 간헐적인 신재생 자원 특성상 수급안정성 확보가 중요 현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대규모 태양광설비가 설치된 캘리포니아에서는 낮 시간대 전력피크가 사라진 반면 일몰 이후 태양광 발전의 공백이 커져 전력수급 운영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전력은 항상 부하대로 공급량을 증감시키는 일인데, 태양광 등 신재생은 임의로 출력을 조절할 수 없으므로 중개시장을 통한 집합거래가 신재생발전기의 예측성과 출력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도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초기 소규모중개시장 활성화의 관건은 중개사업자의 적정 수수료 마진 확보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형우 전력거래소 전력경제연구실 차장은 "낮은 신재생 보급률과 전력시장가격(SMP) 하락세 등을 감안할 때 중개사업의 단기적 경제성은 낮을 수도 있다"면서 "시범사업 과정에 참여기업이 다양한 사업모델을 자율적으로 검증할 수 있도록 폭넓은 기회를 제공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강욱 전력경제연구실장은 "시범사업에 대양한 기업체가 전향적으로 참여한 점을 매우 고무적으로 평가한다"며 "중개시장을 통해 신재생 기반의 프로슈머 거래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세부적인 제도를 지속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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