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회장 “매각 결정” 공식발언…인수자에 큰 관심

[이투뉴스] 그동안 매각설이 떠돌 때마다 사실이 아니라며 부인했던 경남에너지가 결국 매각의 수순을 밟는다. 경남 창원, 김해, 거제, 통영, 밀양, 창녕지역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경남에너지가 22년 만에 자진상장폐지에 이어 M&A 시장에 나온 것이다.

특히 이 같은 매각 추진은 최대주주이며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정연욱 부회장이 회사 임직원들에게 직접 얘기를 꺼냈다는 점에서 진행이 상당부분 이뤄졌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경남에너지의 매각은 이미 증시에서 2014년과 2015년 공개매수를 통한 상장폐지 실패에 이어 또 다시 올해 공개매수에 나서고, 앞서 최대주주인 경남테크의 영업 전부를 270억원에 양수할 때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경남에너지 측은 ‘주식 상장을 유지할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며 선을 그었다. 수익구조가 명확한 도시가스업종의 특성을 바탕으로 부담을 줄이면서 신속한 의사결정과 함께 보다 효율적인 경영관리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자진상장폐지를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관련업계에서는 매각을 위해 복잡하게 얽힌 지분과 사업관계를 단순화하는 과정이라는 해석에 힘이 실렸다.

경남에너지의 최대 주주는 상원컴트루이며, 2대 주주는 사모투자펀드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 이들이 보유한 경남에너지 지분은 자사주를 포함해 모두 96.5%이다. 상원컴트루는 경남에너지 대표이사인 정연욱 부회장이 72.5%를 보유하고 있으며, 경남에너지의 지분 30.97%를 보유한 경남테크의 지분 74.2%를 보유하고 있다. 경남에너지는 또 경남테크 지분 9.64%를 보유하고 있다. 즉 정연욱 부회장이 상원컴트루와 경남테크를 통해 경남에너지를 지배하는 구조다.

해외 연기금·국부펀드의 투자를 받은 해외 사모펀드인 앵커에퀴티파트너스는 지분 100%를 보유한 경남 B·V를 통해 경남에너지의 지분 27.76%를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 및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경남에너지의 상장 폐지 때 소액주주에 대한 주식 매수 가격이 1만200원, 총주식 수가 4100여만주인 것을 고려하고,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총 매각가는 4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매물로 나온 경남에너지에 누가 뛰어들 것이냐를 두고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자사운용사나 인프라 펀드 운용사는 물론 사모투자펀드 등 자금을 굴릴 곳을 찾는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요인이 충분하다. 도시가스사업이 캐시 카우로서의 역할이 충분한데다 안정적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고, 여기에 예전보다는 수익이 떨어진다고 하나 기본적으로 독과점적 사업권역이 보장돼 있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서울, 부산, 구미, 포항, 익산, 전남, 강원 등 8개의 도시가스 자회사를 두고 전국을 도시가스 공급권역으로 갖고 있는 SK E&S도 거론되고 있다. 부산, 구미, 포항 등의 권역을 감안하면 창원, 진해 등 경남지역을 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하지만 당사자인 SK E&S 측은 “관심도 없고, 검토한 바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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