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하락에 3분기 부진, 4분기는 사업환경 개선으로 '맑음'

[이투뉴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사가 3분기 저조한 실적을 딛고 4분기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1, 2분기 연속 ‘정제마진’ 덕을 톡톡히 본 정유사는 3분기에 역풍을 맞았으나, 4분기에는 계절적 수요 증가 등에 따라 정제마진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정유업계 1,2위 3분기 영업이익 ‘반토막’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는 전분기 영업이익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 SK이노베이션은 매출액 9조7030억원, 영업이익 4149억원, GS칼텍스는 매출액 6조6060억원, 영업이익 327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에서 SK는 전분기대비 62%, GS는 57% 감소했다. 그러나 이의 원인에 대한 분석은 온도차를 보인다.

SK는 “유가 정체 상황에서 환율과 정제마진의 하락, 사상 최대 정기보수의 진행으로 3분기 사업환경이 어려웠다”며 “석유사업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부문의 성과가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석유, 화학, 윤활유, 석유개발로 나뉘는 사업 중 매출액이 가장 큰 석유의 영업이익은 초라한 성적을 보였다. 특히 석유 매출액의 4분의 1수준인 화학은 영업이익이 석유의 2배를 넘어서는 등 적자만회의 일등공신이라는 분석이다. 정유의 손실을 비정유가 만회했다는 의미다.

GS의 경우 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기타로 나뉘는 사업부문에서 정유의 영업이익은 3분기만 놓고 봤을 때 저조한 성적은 아니다. 그러나 정유부문은 매출액 5조2041억원, 영업이익 1251억원, 석유화학부문은 매출액 1조1371억원, 영업이익 1347억원으로 정유사업이 3분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해석이다.

여기에 전분기대비 정유의 성적을 비교해보면 그 차이는 더 여실히 드러난다. 올해 2분기 정유의 실적은 매출액 4조7394억원, 영업이익 5675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실적 개선으로 2분기의 공을 세운 정유사업이 3분기 손실의 주범이 된 것이다.

◆ 에쓰오일·현대, ‘마의 3분기’ 힘겹게 넘어
에쓰오일은 3분기 매출액 4조1379억원, 영업이익 1162억원을 기록했다. 이중 정유부문은 123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등 비정유부문의 선전이 아니었다면 적자를 면치 못하는 상황도 가능했을 거란 분석이다. 전분기보다 영업이익은 81% 급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3분기 매출액 2조7267억원, 영업이익 1239억원을 기록해 17분기 연속 흑자 기록을 이어갔으나 전분기대비 영업이익은 61.6% 감소한 성적을 남겼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도 15% 감소했다.

정유4사가 지목하는 3분기 실적 부진의 원인은 환율 하락과 정제마진 감소다. 2분기 호실적의 일등공신이던 정제마진이 3분기 석유제품 재고량 증가로 악화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GS는 “재고 관련 이익 축소로 정유부문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정제마진은 전분기 수준을 유지했다”고 밝혀 부진원인의 분석에 차이를 보였다.

◆ ‘비정유’ 덕에 적자 모면…4분기는 기대
정유부문의 고전에도 불구하고 적자를 면한 이유는 무엇보다 석유화학, 윤활유 등의 비정유부문의 선전 때문이다. 특히 석유화학의 호실적이 눈에 띈다. SK는 에틸렌과 파라자일렌 등 주요제품의 양호한 시황이 지속되면서 3분기 누적 영업이익 7424억원이라는 3분기 누적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GS는 석유화학부문 매출액 1조1371억원, 영업이익 1347억원으로 전분기대비 매출액은 0.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6.6% 증가했다. 견고한 제품 수요에 따른 스프레드 확대로 영업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에쓰오일은 석유화학부문에서 파라자일렌 등 아로마틱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최대화해 3분기 연속 20%가 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거뒀다고 전했다. 여기에 윤활기유부문에서 30%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함에 따라 정유부문의 영업손실에도 불구하고 3분기 적자를 피하게 됐다.

이런 가운데 4분기는 난방유 등 계절적 수요 증가와 정제마진 상승으로 비교적 순탄하게 마무리될 것이란 전망이 이어진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는 등 사업환경이 개선되면서 4분기에는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기존 설비의 가동률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적은데다 신규증설이 둔화됨에 따라 상당기간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4분기 정제마진이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오일뱅크도 10월 이후 정제마진이 상승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각사 모두 4분기 실적 개선에 무게를 두면서 조심스레 호실적을 점치는 분위기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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