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신재생에너지 투자에 올인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일전에 자원업계가 아닌 외부의 시각이 궁금해 재생에너지에 몸담은 한 학계 전문가에게 우리나라 ‘해외자원개발’ 정책을 어떻게 보느냐고 물은 적이 있다. “내가 뭘 알겠느냐”며 겸연쩍어 하던 것도 잠시, 다소 이기적으로 들릴지라도 이 말은 해야겠다며 던진 한마디는 ‘신재생 올인론’이었다. 당시는 지극히 사견으로 넘겼지만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에너지정책을 보면 당시 그 한 마디가 전문가 개인의 속뜻으로 여길 사안은 아니었나 싶다.

이명박 정부의 주력 에너지정책이던 해외자원개발이 지탄받은 후, 우리나라 에너지산업의 메인스트림이 에너지신산업으로 넘어갔다. 물론 이는 전세계적 추세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친환경에너지의 강조, 스마트그리드와 전기차 등 에너지정책은 큰 변화의 물결에 출렁이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변화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내쫓긴 ‘자원’에 대한 중요성과 조명은 너무나 짧은 시간에 싸그리 무너졌다는 점이다.

한 자원업계 관계자는 “자원분야는 에너지신산업 추진 후 중요성이 싹 사라지고 ‘친환경’ 프레임 앞에서 나쁜 에너지로 전락해버렸다”며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육성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당장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에너지를 전면 대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그렇다면 현실에 맞는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하나의 에너지정책에 주력하면 나머지 정책들은 사장되다시피 하는 현실적 한계가 아쉽다”고 꼬집었다.

IEA(국제에너지기구)가 발표한 주요 세계에너지 통계에 따르면 2014년 기준 1차에너지 총소비량은 석유 31.3%, 석탄 28.6%, 천연가스 21.2%, 바이오연료와 폐기물에너지 10.3%, 원자력 4.8%, 수소 2.4%, 태양광·풍력·태양열 등 재생에너지 1.4%다. 화석에너지가 여전히 80%를 웃돌며 정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신산업 육성만으로 화석연료 수요를 감당하기엔 지금은 물론 앞으로도 상당기간은 무리라는 뜻을 내포한다.

이런 상황을 아는지 모르는지 석유와 자원은 환경을 침해하는 유해한 존재로 전락해 이를 거론하는 것 자체가 ‘시대에 뒤떨어지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됐다. 지난 9월 이회성 IPCC 의장의 “저유가가 해외자원개발 투자 적기라는 주장이 있지만, 국가 세금으로 하는 것은 말려야 한다”는 발언은 석유자원업계에 다소 과격하게 들릴지 모르나 요즘 세인들이 에너지정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여실히 드러내는 대목이다.

진정 현명한 처사는 환경침해를 최소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당장 끊을 수 없는 화석연료를 현명하게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일 게다. 지금 외면받는 자원 역시 몇 년전만 해도 에너지안보를 강화하는 가장 이상적인 대안으로 인식되던 때가 있었음을 잊어선 안된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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