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부담 완화 차원서 당초 인상요인 절반수준 반영
내달 CP하락 불구 환율 상승세로 누적요인 반영 불가피

[이투뉴스] 지난 7월부터 인하 또는 동결을 통해 하향안정세를 이어갔던 국내 LPG가격이 지난달 인상에 이어 12월에도 상향세를 나타냈다. 국내 LPG가격은 ㎏당 7월 10원, 8월 55원, 9월 17원 인하에 이어 10월 동결됐으나 11월 59원이 오른데 이어 12월에 또 다시 45원이 올랐다.

이에 따라 10년 만에 리터 당 600원대로 내려갔다가 11월 705원으로 700원대를 올라선 전국 LPG충전소 평균 가격은 730원대에 들어설 전망이다. 11월부터 6.1% 오른 도시가스와 산업체와 요식업소 등을 대상으로 연료공급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LPG벌크판매사업자들은 이번 가격인상으로 경쟁력 우위에 아쉬움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가격조정이 소비자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무적 판단으로 인상요인을 절반 수준만 반영한 것인데다 수요가 늘어나는 겨울철이라는 점에서 LPG공급사들의 부담은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당초 11월 국내LPG가격 인상요인은 환율이 11월 달러 당 1116원에서 12월에는 1155원으로 오르고, 국제LPG가격(CP) 역시 프로판이 톤당 340달러에서 390달러로 50달러, 부탄이 370달러에서 440달러로 70달러 오르면서 ㎏당 약 100원 상당이 발생했다.

SK가스(대표 김정근)는 30일 주요 거래처에 공급되는 12월 LPG가격을 kg당 45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종전 kg당 702.34원에서 747.7원으로, 산업용은 kg당 709원에서 754원으로 각각 인상돼 공급된다. 자동차충전소에 공급되는 부탄은 1094원에서 1139원으로 올랐다.

E1(회장 구자용)도 주요 거래처에 공급하는 프로판, 부탄가격을 모두 kg당 원 올렸다. 이에 따라 충전소 및 도시가스사에 공급해 일반 소비자가 취사·난방용으로 사용하는 가정·상업용 프로판은 kg당 702.8원에서 747.8원, 산업체에서 연료 등으로 사용하는 산업용 프로판은 709.4원에서 754.4원으로 조정됐다. 수송용 부탄은 kg당 1095원(639.48원/ℓ)에서 1140원(665.76원/ℓ)로 올랐다.

이번 가격조정을 놓고 확정발표 때까지 LPG수입사들의 고심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역대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정유사들은 큰 관계가 없으나 LPG수입사는 인상요인을 제때 반영하지 않을 경우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며 경영적 부담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 트레이딩에서 큰 성과를 거두며 올해 경영실적이 지난해보다 크게 좋아진 SK가스가 수요 저지선 확보 차원에서 앞장서 인상요인의 절반 수준만을 반영키로 결정하면서 다른 LPG공급사들도 불가피하게 비슷한 수준에서 가격을 결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특히 해외 트레이딩 성과가 미미해 경영실적이 좋지 않은 E1의 경우 상대적으로 부담이 커진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LPG수입사들은 내년 1월 가격을 결정할 때 소비자들의 가격변화 체감도를 낮추기 위한 마케팅 전략을 또 다시 고심할 수밖에 없게 됐다.

국내 LPG가격조정 요인인 CP가 12월 프로판 380달러로 10달러, 부탄 400달러로 20달러 인하돼 평균 15달러 내렸지만 환율이 상승세라는 점에서 ㎏당 45원 안팎의 누적된 인상요인은 그대로 남아 내년 1월에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저수요 확보를 위한 타 연료대비 가격경쟁력 유지 차원에서 마케팅 전략에 따른 정무적 판단이 우선할 경우 동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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