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가격 하향안정화…간접효과 인정
'정부 입김' 태생적 한계가 논란 가중

[이투뉴스] 주유소 가격 정책에서 알뜰주유소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알뜰주유소 1호점이 탄생한지 5년이 지났지만 기름값 인상 억제 효과가 과연 있느냐는 반문은 여전히 꺼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최근 알뜰주유소의 시장 경쟁효과에 관한 연구결과까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의 불씨를 키울 전망이다.

홍우형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알뜰주유소 진입으로 인한 시장경쟁 효과에 관한 연구’ 보고서가 한동안 뜸했던 알뜰 가격 논란에 불을 지폈다. 홍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알뜰주유소가 시장 경쟁에 미치는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홍 연구원은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시스템인 오피넷을 통해 2011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수도권 모든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 변화를 분석해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 오피넷을 통해 주유소 가격을 검색할 경우 알뜰과 인근에 있는 일반 주유소의 가격은 동일하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표면적인 가격 효과는 없는 셈이다.

알뜰 효과가 미미하다는 논란이 일자 석유공사와 자영알뜰주유소협회가 일제히 반박하고 나섰다. 양측은 “알뜰주유소의 저가 판매는 인근 일반 주유소의 판매가격 인하를 견인해 알뜰소재지 주변의 가격을 하향안정화 시켰다”고 주장했다. 일반 주유소가 알뜰보다 가격이 비쌀 경우 경쟁에 밀릴 수 있어 불가피하게 가격을 내려야 하는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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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알뜰주유소 소재지에서 멀어질수록 주유소 판매가격이 높게 나타났다. 또 공급사간 경쟁촉진으로 주유소에 공급하는 정유사 공급가격은 싱가포르 국제가격 대비 50원 하락했다.

알뜰이 주변 주유소의 가격상승을 억제할 수 있는 배경은 석유공사의 알뜰 공급가격이 사업자들 중심으로 암암리에 공유되면서 전체 주유소의 공급 기준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는 것. 상당수 주유소 사업자들은 “정유사가 알뜰주유소에 스팟 물량을 공급할 때 ‘석유공사 공급가격보다 싸게 주겠다’는 식으로 접근한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정유사는 내수 점유율 확보와 함께 알뜰효과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만드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린다는 것이다.

자영알뜰주유소협회 관계자는 "정유사들이 알뜰주유소에 맞춰 기름값을 내리고, 정유사 폴 주유소도 알뜰과 비슷한 기름값을 유지하는 '넛지' 현상이 일어나는 만큼, 기름값 안정화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자연스레 돌아가게 된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알뜰주유소의 가격안정 효과가 적지 않다는 주장이다.

알뜰주유소의 가격 경쟁효과가 계속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원인이 시장의 자율적 경쟁원리가 아닌 정부의 의지로 시작된 태생적 한계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도권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업자 A씨는 “알뜰주유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라는 발언 하나로 탄생한 기형적인 정책”이라며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한 것인 만큼 시간이 더 지나면 후유증이 나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사업자 B씨는 “알뜰주유소는 고유가 시기에 출현한 만큼 저유가에서는 존재 가치가 사라졌으며 오히려 경제논리를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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