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뉴스] 해외자원개발 심포지엄이 열린 지난 6일, 모처럼 업계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해마다 12월에 열리는 심포지엄은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돌아보며 서로 안부를 묻고 정보를 교환하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은지 9회째를 맞았다. 그러나 업계에 불던 매서운 한파가 교류마저 소원케 만들었는지 한산한 분위기는 지난해보다 짙어진 듯했다.

공기업과 공공기관 참석자가 줄어든 것도 눈에 띄었다. 특히 한국석유공사 임직원이 보이지 않은 점을 의아하게 여기는 이들이 많았다. 해외출장 때문에 참석하지 못한 이승훈 해외자원개발협회 회장(한국가스공사 사장) 대신 참석한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 일행 몇몇을 제외하면 보기 어려웠다.

서로의 근황을 전하며 분위기가 무르익자 평소 석유공사 직원들과 친분이 있던 사람들이 뒷이야기를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자원개발업계에 오랜 기간 몸 담은 마당발 A씨는 “하베스트 추진 당시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반대한 이들은 그 때 반강제적 정리해고를 당했고, 찬성했던 이들은 최근 명예퇴직됐다”며 “이제 하베스트와 관계된 인물은 석유공사에 단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대한 이도, 찬성한 이도 모두 잘려나가는 공기업에서 뭘 할 수 있을까. 거기 직원들이 참 안됐다”고 씁쓸해했다.

최근 불거진 비선경영 논란과 관련한 일화도 등장했다. B씨는 “지난 4월 인사발표 명단에 본부장으로 오른 이름이 낯설어 지인에게 물었더니 사장 측근이 특별채용 됐다더라”며 “생전 처음 보는 경우라 본부장도 특별채용 할 수 있냐고 물어봤었다”고 했다. “무슨 그런 경우가 다 있냐”는 반응이 주변에서 나왔다.

같은 자리에 있던 C씨는 “출장비를 삭감해 직원들이 출장을 못다닌다고 하더라”며 “오늘 심포지엄에 참석한 석유공사 관계자는 오후에 열릴 에너지기술평가원 회의가 같은 장소에서 열려 가능했던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와 사장 의전을 위해 온 몇몇을 제외하면 석유공사 직원은 보기 어렵지 않느냐”며 주변을 돌아봤다. “내년에 일부 주요 부서가 없어진다는 말도 돈다더라”며 고개를 내젓는 이도 보였다. 

석유공사는 최근 노사간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는 양상이다. 사장에게 문제가 있다며 강력하게 비판하는 노조와, 자신은 적법한 규정을 따랐을 뿐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는 김정래 사장의 신경전은 점점 격렬해지고 있다. 그 사이 조직의 시스템에는 빨간불이 켜지고, 직원들은 자괴감과 허탈감에 빠진 듯한 분위기다. 공식적으로는 정상화를 위해 총력을 기울인다는 석유공사, 도대체 그 곳에서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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