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저유가 종말 예고되지만…석유시장 가격 경쟁 여전
자원개발, 특별융자 부활 등 재개 시동…민간 중심 정책 주목

[이투뉴스] 2016년은 석유자원분야가 몸을 낮추고 숨을 죽인 한 해다. 저유가로 지난해부터 치열해진 기름값 전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정부의 에너지신산업 정책 방향에 따라 화석연료에 대한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석유시장은 자구책을 마련해야 했다.

자원분야는 지난해 국회 예산안에서 사상 최초로 전액 삭감된 성공불융자를 비롯,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조용한 1년을 보내는 동시에 대대적인 공기업 구조조정을 겪었다.

올해는 저유가대비 비싼 국내 기름값의 원인으로 유류세를 지목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국제유가는 지난 1월 두바이유, 브렌트유, 텍사스원유의 3대 유가가 30달러 아래로 떨어지고, 한때 20달러선 붕괴마저 예측됐다. 그러나 국내 휘발유 최저가는 1200원대에 그치면서 기름값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유류세에 이목이 집중된 것. 이를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됐지만, 세수확보 목적이 굳건한 기획재정부의 의지로 이같은 의견은 결국 사그라들었다. 이후 기름값을 향한 원망은 유류세에서 알뜰로 넘어갔다.

알뜰과 비알뜰로 나뉜 주유소시장은 저유가 여파로 알뜰 주유소의 가격경쟁 효과가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각자도생의 길로 접어든 주유소는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자기 살을 깎는 궁여지책도 서슴지 않았다. 대리점과 정유사의 내수점유율 확보도 치열했다. 

가짜 석유에 대한 우려는 여전했다. 석유관리원의 단속에도 불구, 제조수법이 지능화되면서 업계의 우려와 피해는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산업부가 최근 석대법 개정을 통해 주유소와 판매소간 수평거래를 허용하면서 업계는 가짜석유 양산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저유가 그림자는 국내 석유비축 정책에도 영향을 미쳤다. 우리나라의 석유비축 정책이 유가 등락과 관계없이 추진됐다는 지적에 따라 산업부는 석유비축계획의 조정방안을 검토하기도 했다.

2016년은 CEO 교체도 눈에 띈 한 해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김영민 광물자원공사 사장에 이어 올해는 지난 2월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 9월 강봉균 석유협회 회장, 11월 신성철 석유관리원 이사장, 12월 백창현 석탄공사 사장 등이 취임해 지휘봉을 흔들고 있다. 특히 석유공사와 광물공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한 자구노력, 산업부의 에너지공기업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조직 정상화를 이유로 유례없는 가지치기를 감행해 노조와의 갈등이 불거지는 부작용을 낳았다. 

자원분야에서는 지난해부터 얼어붙은 해외자원개발이 사실상 올스톱됐다. 특히 자원 공기업은 사장 취임 직후 과거 해외자원개발 실패의 책임을 물어 임직원을 상대로 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산업부는 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안을 마련했으나, 공기업 기능조정에 그쳤다는 비판과 함께 정부 정책의 지속성이 실종됐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결국 자원개발이라는 공은 공공에서 민간으로 넘어갔다. 산업부는 민간 중심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한편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이행점검위원회를 구성, 정기적으로 석유공사, 가스공사, 광물공사의 구조조정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또 탐사사업에 지원되는 성공불융자 예산이 올해 최초로 전액 삭감됐으며, 내년에는 특별융자라는 이름으로 부활을 앞두고 있다. 당초 업계와 산업부의 의지에 따라 1500억원 편성을 예상했으나 국회 예결위에서 500억원이 삭감, 1000억원으로 편성돼 다소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다. 그러나 자원개발의 지속적인 추진을 위해 불씨를 살렸다는 의미로 업계는 일단 만족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석유·자원분야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비OPEC이 11월과 12월에 걸쳐 원유 생산량 감산에 합의하면서 저유가의 종말이 전망되는 상황. 내년에는 배럴당 60~70달러선까지 오르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화석연료인 석유·자원분야는 재도약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이주영 기자 jylee98@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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