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파워 새로운 매물로 나와, 대륜계열사는 매각 무산
M&A 성사건보다 팔겠다는 업체 많아 누적매물만 쌓여

[이투뉴스] 집단에너지 업체를 팔겠다고 내놓는 매물이 갈수록 늘고 있다. 가뭄에 콩 나듯 M&A(인수합병)가 성사되고 있지만 이보다 새로운 매물이 나오는 속도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집단에너지 사업환경이 악화되면서 내놓은 지 2∼3년이 훌쩍 지났지만 팔리지 않는 잔류매물도 쌓이고 있다.

최근 대성산업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회사인 DS파워 지분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집단에너지업계에 새로운 매물이 등장했다. DS파워는 오산 세교지구 및 오산공단 등에 열을 공급하는 집단에너지 병행사업자(지역난방+산업단지)다.

대성산업 코젠사업부로 출발한 DS파워는 올해 3월 상업가동한 470MW 규모의 오산열병합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대성산업이 2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KDB인프라자산운용과 한국투자자산운용 등 다수의 재무적 투자자(FI)와 한국전력기술(12.09%), 남부발전(2.34%) 등도 투자했다.

지난해 304억원의 매출과 함께 영업손실 35억원, 당기순손실 37억원으로 실적은 썩 좋지 않다. 열병합발전소를 새로 지으면서 올해부터 매출액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했지만, 급전지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예상수익 역시 하회하는 등 당분간 적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매물로는 나왔지만 넘어야 할 산도 많아 보인다. 당장 대성산업보다 지분이 더 많은 FI들이 대성산업의 단독행동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경영권을 대성산업이 가지고 있는 만큼 매각 자체를 반대할 권한은 없지만, 사모펀드가 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상황이 복잡해지고 덩치도 커진다.

DS파워 외에 한국지역난방공사 역시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에너지 공공기관 기능조정방안을 수용, 내년 한국지역난방기술 및 수완에너지 지분매각에 본격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매각대상은 한난이 보유한 한난기술 지분 50%와 수완에너지 지분 29%다.  

오랫동안 매물로 나와 있던 수완에너지(경남기업 보유지분 70%)는 근래 영인기술 및 이투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매각완료 직전단계에 돌입했다. 하지만 한난이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통보까지 마쳤으나, 어찌된 일인지 최종매매계약이 지연되고 있다.

한진중공업과 대륜E&S가 보유한 대륜발전과 별내에너지 지분매각도 한때 미래엔이 단독협상자로 나섰지만, 최근 자산평가액에 대한 이견으로 사실상 무산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래엔과 계약이 불발될 경우 대륜계열 집단에너지사의 M&A는 언제 성사될지 기약 없이 흘러갈 공산이 크다.

누적매물도 여럿 남아 있다. 현대건설이 부산정관에너지를 매각하기 위해 매각주관사를 선정, 세일즈에 나섰지만 인수업체를 아직 찾지 못했다. 또 산업단지 열병합발전사업자인 현대에너지 역시 매물로 내놨으나, 산단열병합 업체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 무산됐다. 인천공항에너지도 한때 지역난방공사에 사업을 넘기는 방안을 모색했으나, 의사결정을 하지 못해 시간만 보내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운영하고 있는 대전 서남부지구와 아산배방지구 집단에너지사업 역시 정부가 매각을 지시해 머잖아 매물로 나올 것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CES(구역전기사업) 및 소규모 지역난방 사업자의 경우 인수기업만 나오면 언제든 넘기겠다는 업체가 부지기수다. 

2010년 이후 나온 집단에너지 매물 중 새 주인을 찾은 곳은 얼마 되지 않을뿐더러 모두 매각 성사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완전자본잠식이던 경기CES가 코발트스카이 계열에 넘어갔고, GS에너지가 인천종합에너지와 청라에너지 지분 일부를 인수한 것이 전부다. 하지만 그 사이 다수가 팔겠다고 나서 전체 집단에너지 매물은 더 늘었다.

전문가들은 집단에너지 매물이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다고 분석한다. 전력시장 등 집단에너지를 둘러싼 외부환경이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오히려 낮은 수익성으로 인해 완전자본잠식에 접어든 다수 사업자가 일시에 사업을 포기하면서 산업 전체의 지각변동을 불러일으킬 개연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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