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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집단에너지 사업구조 대해부
공룡(한난)과 개미(중소사업자) 싸움은 애초부터 불가능
정부 경쟁유도정책실패 인정, 구조조정으로 방향 틀어야
[438호] 2017년 01월 02일 (월) 07:01:54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요금제도 개선보다 산업구조 개편이 더 시급하다"

[이투뉴스] 정부가 조선과 해운, 철강, 유화에 이어 건설 산업 등의 잠재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선제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한마디로 해당 업계에 철저한 자구노력을 촉구함과 동시에 상황에 따라선 엄정한 손실분담 원칙 아래 상시 구조조정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8차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2016년 기업구조조정 추진실적 및 향후 계획’을 논의하면서 결정한 내용이다.

유일호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구조조정의 고통은 단기간 내에 발생하지만, 성과는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기 때문에 구조조정 추진을 위해서는 확고한 사명감이 필요하고, 쉽게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추진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한 자구노력과 엄정한 손실분담”이라는 분명한 원칙를 세우고 지켜온 것이 앞으로 개별기업에 대한 상시 구조조정을 확고히 추진할 수 있는 발판과 동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흔히 정부가 나서 산업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통과하는 것에 비유한다. 하기도 어렵거니와 뒷말도 많은 구조조정을 정부가 나서 추진하기는 그만큼 쉽지 않다는 의미다. 하지만 방치하면 그 피해는 더 크며, 또 고스란히 정부와 국민이 짊어져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업계 자발적으로 선제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다. 하지만 기존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성공사례가 거의 없다. 결국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방법으로 해당 산업군에 대한 구조조정을 유도(경쟁력 확보를 위한)하는 것이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자 의무라는 분석이다.

유 부총리가 언급한 구조조정 업종에 집단에너지(사실상 지역난방 사업부문)를 대입시키면 정확히 들어맞는다. 잠재 리스크 요인(사업자 부도로 인한 열공급 중단)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선제적 대응(구조조정 추진 및 한국지역난방공사의 공적기능 강화)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뒤에 따라붙은 해당 업계에 철저한 자구노력을 촉구함과 동시에 엄정한 손실부담 원칙 아래 상시 구조조정(정부지원 강화 및 M&A) 역시 즉시 치환 가능하다.

정부는 방치하고 업계는 열요금 조정에만 매달리는 동안 국내 지역난방사업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최상위권에 있는 소수 사업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만성적자에 시달리고 있을 뿐 아니라 단기간 내에 수익구조를 바꾸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발전회사나 건설사, 도시가스사 등 모기업 지원없이는 절반이 넘는 업체가 당장 부도가 난다 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한때 지역난방을 쓰는 아파트가 집값이 더 비쌀 정도로 높았던 선호도는 갈수록 빛을 잃어가고 있으며, 도시가스 개별난방에 가격경쟁력이 뒤지고 있다는 분석도 곧잘 나온다. 일각에서는 아예 집단에너지 공급지역 지정제를 폐지, 소비자가 난방방식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면서 동일한 재화에 대한 가격편차가 커지고 있는 것도 불안요인이다. 전기는 갈수록 생활에너지 시장까지 세를 넓혀가고 있는 것도 지속가능발전의 위협요소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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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집단에너지 사업의 불편한 진실
30살이 된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의 외형은 화려하다. 2015년 말 기준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은 87개 사업자가 116곳에서 사업(건설 중 포함)을 펼치고 있다. 지역냉난방부문이 39개 사업자(사업장 66곳), 산업단지 열병합발전부문이 41개 사업자(43곳), 병행사업부문(지역난방+산업단지)이 7개 사업자(7곳)에 달한다.

공급은 2015년 기준으로 66개 사업자(95개 사업장)에서 집단에너지를 공급하고 있으며, 지역난방의 경우 248만여 세대의 공동주택에 공급 중이다. 이는 국내 총 주택수(1637만세대) 대비 15.2%에 해당하는 것으로, 지역난방이 도시가스와 석유에 이어 3위권 국민연료가 된 셈이다. 산업체의 경우 850개 업체에 공정용 증기를 공급하고 있는 등 우리나라의 산업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꾸준하게 성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도 집단에너지 전체적으로 매년 사업자와 사업장 수가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분명하다. 하지만 속을 뜯어보면 산업단지와 지역난방 간 차이가 크다. 산업단지는 견실한 성장을 지속하고 있으나, 지역난방은 몇몇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다수가 수렁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허우적대고 있다.

   
 

실제 수치로도 증명된다. 지난해 산업단지 집단에너지 19개 업체는 모두 3141억원의 영업이익과 2033억원의 흑자를 냈다. 반면 지역냉난방부문의 경우 한국지역난방공사가 2099억원의 영업이익과 115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지만, 한난 외 사업자는 14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역난방의 또 다른 강자인 GS파워를 제외할 경우 나머지 사업자의 적자폭은 952억원으로 커진다. 병행사업자도 지역난방부문 약세로 41억원 가량 적자를 냈다.

수백억원이 넘는 이익을 내고 있는 한난과 GS파워 외에 여타 사업자들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것은 원가경쟁력 차이 때문이다. 초창기 사업자인 한난과 GS파워, 서울에너지공사 정도만 공급세대수나 열공급시설(열병합발전소, 소각열 확보 등) 모두에서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을 뿐 후발주자들은 빈곤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2015년 기준 국내 지역난방사업자별 연간 열판매량(열연계 판매량 및 냉방열 포함)을 보면 한난이 1156만Gcal(점유율 58.9%)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으며, GS파워가 269만Gcal(13.7%)로 2위를 차지했다. 이들 상위 두개 업체의 점유율을 합하면 72.6%나 된다. 특히 점유율이 1%에도 못 미치는 영세사업자가 20곳이 넘는다. 한난, GS파워, 서울에너지공사(옛 SH공사 집단에너지사업단) 등 빅3를 제외하면 사실상 나머지 업체는 ‘기타사업자’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다.

   
▲ 사업자별 공급세대수

공급세대수 등 규모 측면에서도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은 공룡과 개미가 한 링에서 싸우는 ‘중량제한 없는 정글’이다. 국내 지역난방 공급세대수(241만) 중 한난이 136만세대를 맡아 공급비중 56.5%에 달하는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뒤이어 GS파워(31만세대, 12.8%), 서울에너지공사(19만세대, 7.9%)가 차지했다. 공급비중 3%를 넘어선 나머지 회사는 청라에너지가 유일하다. 이들 빅3가 끌어올린 사업자평균 공급세대수인 7만7749세대를 기준으로 하면 나머지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실제 공급세대수 기준으로 특수상황인 짐코와 한국CES, 대성산업(신도림 디큐브시티)을 제외한 최하위 대구그린파워(3805세대)와 한난을 비교하면 한난이 대구그린파워보다 공급세대가 358배 많다. 10위권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비해서는 44배 수준이며, 4위권인 청라에너지보다 18.5배 많은 공급세대수를 가지고 있다. 일부 사업자들이 한난을 공룡에, 중소 민간사업자를 개미에 비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열요금 논란 지속…가격경쟁력 하락세
공급세대와 판매물량 등의 쏠림현상에서 시작된 국내 집단에너지사업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 역시 개선될 기미가 전혀 없다. CHP 규모 및 저가열원 구성비 등 원가구조 측면에서 서로 경쟁이 되지 않는데다 정부 지원도 갈수록 힘을 잃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규모 사업자가 운영하는 소형 CHP(100MW미만)에 대한 연료비 차이 등 작으면 작을수록 불리한 사업구조도 한 몫을 하고 있다.

구체적인 총괄원가 수준을 살펴봐도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Gcal당 7만원 이내로 평가받는 한난의 총괄원가(고정비+변동비) 대비 후발주자인 중소규모 민간사업자는 적게는 Gcal당 8만∼10만원, 많은 곳은 10만원을 훌쩍 넘어가기 때문이다. 특히 CES(구역전기사업) 등 공급세대수가 적고, 가동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일랜드 사업장의 경우 15만원이 넘는 곳도 있다는 분석이다.

민간사업자 중 아주 열악한 곳을 제외하더라도 상당수 사업장이 Gcal당 10만원 안팎에 열을 생산해 8만원(기본+사용요금) 수준에 공급하다보니 팔면 팔수록 손해가 나는 구조라고 하소연한다. 시장기준사업자인 한난요금대비 최대 110% 이내에서만 열요금을 받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옴짝달싹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국 사업자들은 끊임없이 열요금 제도개선(실질적으로 인상)을 외칠 수밖에 없다. 공룡사업자인 한난을 기준요금으로 잡아선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열요금을 10∼20% 정도 인상해서는 간에 기별도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지어 현재보다 50% 이상 열요금을 올려도 흑자를 장담할 수 없는 사업자도 있다.

열악한 원가구조와 함께 전력시장 환경변화로 인한 어려움까지 닥치면서 집단에너지사업 미래는 첩첩산중이다. 기저발전 추가진입 및 전력수요 감소로 열병합을 포함한 LNG복합화력 가동률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발전배열 가격까지 끌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동안 사업자간 원가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강력한 해법으로 각광받던 열연계 확대도 직격탄을 받고 있다.

他에너지 대비 가격경쟁력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LNG가격이 내려가 도시가스요금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도 불구 상대적으로 지역난방요금은 덜 인하된 것이 영향을 끼쳤다. 도시가스업계가 지역난방과 개별난방 간 요금이 이미 역전됐다며, 공세를 펼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실률이나 사용량 등 기준이 잘못됐다는 집단에너지업계 주장을 받아들이더라도 양측 간 가격경쟁력 차이가 거의 없는 수준이다.

◆이원요금제 형태로 5~10% 인상 유력
사업자들의 열요금 조정요구에 맞서 산업부는 한동안 강경모드를 유지했다. 제도개선(한난요금 대비 10% 인상 허용)을 한 지 1년도 안된 상황에서 또다시 요금인상을 불러오는 열요금 제도개선은 쉽지 않다고 버틴 것이다. 하지만 민간 지역난방사업자는 사상 초유의 세종청사 항의시위로 맞섰다. 일주일에 한 번씩 정부세종청사를 찾아가 팻말을 들고 집단에너지사업 정상화를 외쳤다.

여기에 고시위반을 무릅쓰고 한난대비 110%를 초과하는 열요금 인상신고에까지 나섰다. 결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집단에너지업계는 지난 연말 극한대립 상황에서 한 발짝 물러서 지역난방 열요금 해법모색에 나섰다. 산업부가 제도개선 추진의지를 표명하면서 업계도 열요금 인상신고 철회 및 항의시위를 보류하면서 해빙무드에 접어든 것이다.

집단에너지업계는 열요금 제도개선과 관련 잘못된 룰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다고 말한다. 여기서 룰은 한난요금을 기준으로 상한을 정한 것을 의미한다. 즉 사업자의 총괄원가를 모두 보상해야 하는 것이 원칙인 만큼 시장기준요금 변경는 필수불가결하다는 주장이다. 산업부 역시 중소규모 민간사업자의 원가경쟁력이 한난보다 현저히 떨어지는 만큼 일정 수준의 요금조정에는 동의하고 있다.

전문가들도 열요금제도의 대폭적인 수정까지는 힘들더라도 현실적으로 민간사업자가 사업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의 미세조정은 어쩔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강조한다. 열요금에 정통한 한 회계사는 이와 관련 “현재와 같은 단일요금체제는 후발사업자가 인정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단기적으로 사용요금 조정방안 개선과 명확한 상한제도 운영 등을 통해 총괄원가 산정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대안으로 2부요금제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현행 시장기준요금은 한난을 비롯한 한난 준용그룹의 기준요금으로 유지하는 대신 이보다 총괄원가가 높은 민간기준요금을 별도로 책정, 요금을 조정하는 형태다. 즉 어려운 사업자에 대해서만 별도 책정한 기준요금대비 110% 수준까지 올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이다. 대체적으로 기존 한난요금 대비 110% 상한에서 추가로 5∼10% 수준의 인상을 허용해 주자는 의미로 읽힌다.

정부와 업계가 열요금 개선을 위한 방법론과 상한수준 등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이뤄진 상태지만 최종적으로 소비자보호 조항 및 他부처 협의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다. 고시개정에 따른 공청회 절차 등이야 어쩔 수 없지만, 소비자보호조항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향후 열요금 조정이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공요금도 아닌 열요금 조정 시 기획재정부와 협의하는 과정 역시 불필요하다는 것이 사업자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제도개선 막판까지 양측의 미묘한 신경전이 계속될 전망이다.

◆실패한 경쟁유도 정책, 누구 책임인가
한국지역난방공사라는 거대사업자와 GS파워 및 서울에너지공사라는 빅3가 있는 상황에서 30개 가까운 지역난방사업자를 양산한 정부 정책에 대해서도 끊임없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즉 한난을 시장점유율 50% 미만으로 묶어 놓고, 민간기업의 집단에너지 사업진출을 촉진한 결과 후발업체 대다수가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등 ‘집단에너지 경쟁도입 촉진’은 실패한 정책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같은 주장은 다수의 전문가는 물론 민간업체, 심지어 국회에서까지 제기되고 있다.

사실 경쟁촉진 정책의 첫 산물은 GS파워다. 하지만 당시에는 집단에너지 경쟁촉진이라는 의미보다는 전력산업구조개편을 위한 시범매각 측면이 오히려 강했다. 주 매각대상이 한전 소유의 안양복합과 부천복합이었고, 지역난방사업은 열병합발전소 매각으로 인한 부수적인 사업이전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 매각은 민간 최초의 집단에너지업체 탄생이라는 결과를 냈다.

이후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들어 본격적인 민간업체의 시장진입 러시가 일어났다. 이 시기가 소위 말하는 한난을 묶어 놓고 민간에게 시장을 열어준 첫 시도였다. 당시 전력회사, 건설사, 도시가스사 등은 경쟁적으로 집단에너지사업을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 너도나도 출사표를 던졌다. 이러다보니 거의 모든 신규 집단에너지사업자 선정에서 치열한 경쟁구도가 전개됐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열연계에 대한 가점 부여나 규모의 경제를 유도하는 형태의 합리적인 사업구조 정립에 나서지 못한 채 로비와 외부압력에 휘둘리면서 과도한 경쟁사업자를 양산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기존 업체 공급지역 한 복판을 민간업체에게 사업권을 넘겨주는가 하면, 반경 5∼10km 이내에 2∼3개의 사업자가 난립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 정부의 실책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여기에 당시 새로 진입한 사업자들 역시 집단에너지를 지속가능한 사업모델로 인식하기보다 발전소 신축이나 집단에너지 시장진입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인식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즉 진입이 어려운 민자발전사업 진출 내지 확충을 위해 집단에너지에 우회 진출하는 형태였거나, 자사 공급지역 인근에 지역난방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차단막을 펴는 목적으로 사업진출에 나섰다는 것이다. 전자(발전사업 우회진출)는 발전업체나 대기업이 많았고, 후자(지역난방 보급차단)는 도시가스사가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다.

심지어 건설업체의 경우 발전소 공사실적을 쌓기 위해 사업권을 확보한 후 수의계약을 통해 발전소 건설 및 배관 공사를 수행, 과도한 이익을 내는 사례도 흔하게 목격됐다. 또 상당수 발전공기업이 이들 사업에 공동참여 및 SPC(특수목적법인) 지분참여를 통해 사업확장 및 인사적체 해소(임원자리 확보)에 나서기도 했다. 발전공기업의 집단에너지사업 진출은 지금까지 대다수가 실패로 이어졌다는 평이 나오는 것은 물론 제대로 된 투자를 막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오고 있다.

◆구조조정 포함한 지속가능발전 로드맵 절실
많은 에너지 전문가들은 소규모 사업자가 난립한 현재의 집단에너지 사업구조, 특히 지역난방부문을 이대로 방치할 경우 더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규모가 있는 모기업들이 아직 일말의 희망과 함께 정부 눈치를 보느라 미적거릴 뿐이지, 정부 입장만 명확해지면 집단에너지사업에서 일제히 손을 뗄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거대 규모의 공기업과 초미니 민간사업자가 양립하는 현재의 사업구조에서는 사업 전체가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것도 사업구조 재편을 촉구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일부에서는 소규모 사업자들이 한꺼번에 무너질 경우 나머지 사업자까지 연쇄적으로 그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아주 냉정하게 평가하면 절반을 넘어 3분의 2 가량의 사업자가 없어지고, 이를 나머지 사업자가 인수해 사업규모를 키워야 그나마 생존이 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또 그는 “아일랜드 형태의 소규모 사업은 아예 도시가스 전환으로 다른 사업자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한난과 같은 공기업도 무너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 열요금 조정이 일정부분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업계가 지나치게 열요금에만 매달리고 있다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나 구조조정이 아닌 열요금 인상을 통해 생명을 연장하려는 시도는 집단에너지 전체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사업자들 역시 급한대로 열요금 조정이라는 링거를 맞았다면, 앞으로는 자본금 증자 및 리파이낸싱을 통한 금융비용 절감, 저가열원 및 신규수요 개발, 인근 사업자와의 협력강화 등 원가경쟁력 회복을 위한 근본적인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가 집단에너지 구조조정을 민간에만 맡겨서는 아무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많다. 이미 M&A 매물이 쏟아져도 소화가 안되는 상황에서 뒷짐만 진 채 방치할 경우 열공급 중단 및 후속대책 마련 등에서 혹독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단에너지가 국가 전체적으로 효용성이 있다면 정책지원과 구조조정을 병행해야만 사업자들도 정부를 믿고 따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방적 지원이 아닌 분산전원 편익을 제대로 보상해야 한다는 것에는 다수가 동의하고 있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한난이 사업포기를 선언하는 모든 회사들을 인수하거나 아니면 한난을 지역별로 쪼개어 민간과 합쳐서 5개 내외의 사업자로 흡수·통합하는 형태로 사업이 재편돼야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현가능하느냐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선적으로 썩은 가지(부실업체)를 쳐내는 한편 정부와 업계가 중장기 로드맵을 세워 가능한 수단부터 하나씩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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