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평균 SMP 77.06원 기록…정산단가와 가격 역전
발전업계 "시장제도 개선 시급", 정부 "장기 신중 접근"

[이투뉴스] LNG복합화력발전이 한 차례의 용량요금(CP) 인상에도 불구하고 바닥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저(低) SMP(전력시장가격)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지속적인 기저설비(원전·석탄) 유입과 저유가로 가동률과 SMP가 동반 하락해 연료비와 최소마진을 회수할 수 없는 여건 탓이다.

신기후체제 발효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형 전력시장 재편 필요성이 점증하는 가운데 한계에 봉착한 CBP(변동비반영시장) 시장제도도 전면적 정비가 불가피한 시점이란 지적이 반복 제기되고 있지만, 정부 당국은 행정적·정치적 부담을 이유로 사실상 수년째 뒷짐만 지고 있다.

22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2012년 한때 kWh당 160.12원까지 상승했던 연평균 SMP는 유가 폭락과 전력예비력 확충에 따라 5년 연속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3년 152.10원에서 이듬해 142.26원, 2015년 101.76원에서 지난해 평균 77.06원(잠정)으로 급락했다.

최근 2년 사이 단위당 도매 전력가격이 반토막 난 셈이다. 같은기간 정산단가는 최근 5년간 80~90원 범위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SMP와의 격차를 좁혀갔다.

연도별 평균 정산단가와 SMP간 가격차(괄호안)는 2012년 kWh당 90.17원(-69.65원), 2013년 87.81원(-64.29원), 2014년 90.48원(-51.78원), 2015년 84.04원(-17.72원), 지난해 81.83원(+4.77원) 등으로 집계됐다. SMP와 정산단가가 역전된 것도 처음이다.

정산단가는 한전이 도매시장에서 전력을 사들이며 지급한 평균 가격으로, 최종 소매요금(전기료)이 일정 수준에서 고정된다고 가정할 때 SMP와의 격차가 벌어질수록 한전이 적자를 보고 반대의 경우에는 수익이 증가한다.

한전의 전력 판매단가는 2010년 이후 다섯차례에 걸친 인상으로 2010년 kWh당 86.1원에서 2012년 99.1원, 2014년 111.3원 순으로 상승했고, 지난해 판매단가도 2015년(111.6원)과 비슷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결산 이전)

2014년 6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한전이 매년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불려온 주된 배경도 이 덕분이다. 반면 변동비(SMP)로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LNG복합발전의 경영여건은 악화일로다. 단기간에 기저부하와 예비율이 상승하면서 첨두발전기 가동률과 SMP는 그만큼씩 쪼그라들고 있다.

업계는 연내 대규모 기저부하가 새로 가동에 들어가 예비력이 추가 상승할 경우 연평균 SMP가 kWh당 70원대 중반까지 추가 하락하고, 지난해 40% 수준이었던 LNG복합 이용률도 최대 20~30%까지 곤두박질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LNG복합화력과 열병합, 태양광발전소 등은 SMP로 초기투자비와 연료비 및 일부 마진을 회수해 SMP 수준에 큰 영향을 받지만, 태양광은 REC가 가격등락을 상쇄해 준다.      

앞서 지난해 정부는 이런 여건을 고려해 기준 CP를 일부 현실화 했으나 변동비가 전체 판매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많은데다 이용률과 SMP 하락세도 가파르다보니 고정비 일부 조정으론 상황을 진정시키기에 역부족이란 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LNG발전사 한 관계자는 “발전소 가동기회 자체가 줄고 있고, 설령 급전지시를 받아 발전소를 돌려도 최소 마진 확보가 어렵다보니 가동시간이 늘어날수록 적자가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최소한 수급에 기여하는 발전기라도 손해를 보지 않도록 해야하는 게 맞지 않냐"고 반문했다.

정부도 이런 어려움은 알고 있으나 중장기적 제도개선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신용민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진흥과 과장은 "지난해 CP 현실화 수준에 대해 업계가 100% 만족하지 못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고, 요구사항도 모두 듣고 있다"면서도 "(시장제도는) 한번 바뀌면 장기적으로 가는 것이다. 중장기적 관점에서 보고 신중히 접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이투뉴스 - 글로벌 녹색성장 미디어, 빠르고 알찬 에너지·경제·자원·환경 뉴스>

<ⓒ모바일 이투뉴스 - 실시간·인기·포토뉴스 제공 m.e2news.com>

저작권자 © 이투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