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에너지 품질기준 마련에도 총력"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해 유사석유제품의 판매 행위가 그 어느 때 보다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유사석유 판매업자들은 고정식 판매방식뿐만 아니라 명함이나 전단지를 활용한 배달 판매방식을 병행하는 등 다양한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취하고 있다. 유사석유제품은 차량 손상은 물론 엄청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해 문제시되어 왔다.


유사석유제품 근절을 위한 품질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관계기관과의 협조, 단속에 나서는 등 우리나라의 석유품질관리를 위해 밤낮으로 최일선에서 뛰는 곳이 바로 한국석유품질관리원(이하 석품원)이다.


2005년 5월에 부임한 김기호 석품원 이사장은 지난 1년8개월 동안 줄곧 유사석유제품을 추방하는 일에 몰두해 왔다. 김이사장은 석유제품의 품질검사와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기관의 수장으로서 유사석유제품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며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1일 기자와 만난 김이사장은 "일반 휘발유와 달리 유사석유제품에는 교통세 등의 세금이 없기 때문에 유사석유제품을 사용하면 세금을 탈루하는 것"이라며 "품질기준을 충족한 일반 석유제품에 비해 발암물질과 같은 유해한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인체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며 엔진부품 부식ㆍ출력 저하를 유발해 차량에도 좋지 않다"며 유사석유제품의 폐해를 강조했다.

 

"상시 합동단속으로 유사석유제품 근절"

 

유사석유제품의 유통량은 음성적ㆍ불법적으로 유통되기 때문에 정확히 산출하기 곤란하지만 유사휘발유의 제조 원료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용제 판매량을 근거로 추정할 수 있다. 용제는 주로 페인트 희석용이나 세탁용 등 특정 용도에 사용되기 때문에 사용량이 갑자기 늘어날 수 없다. 국내에서 합법적으로 소비되는 용제는 최대 10만배럴로 추정된다. 김이사장은 "1997년부터 용제의 수요가 급증했고 2001년까지 5년 동안 연평균 소비량은 무려 72만배럴에 이른다"며 "폭증한 양이 모두 유사휘발유 제조에 사용된 것으로 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김이사장이 올해 주력하고자 하는 핵심과제는 무엇보다 '유사석유제품 유통 근절'이다. 이를 위해 우선 유사석유제품의 상류부분을 잡을 생각이다. 그는 "용제의 수급상황 보고를 활용해 유사석유제품 원료의 유통단계를 추적 단속해 제조단계부터 불법 원료 공급을 막을 계획"이라며 "제조장 신고포상금액을 올려 보다 많은 신고를 유도해 유사석유제품 유통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유사경유 가운데 석유중간제품이 호합된 것이 급증하고 있어 석유중간제품까지 확대 관리해 부정 원료로의 유통을 방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수사기관과 상시 단속반을 편성하고 시ㆍ도별 유사석유대책협의회와 합동체계를 구축해 유사석유제품의 제조와 유통에 신속하고 강력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또 대형사용처 합동단속을 강화하고 비노출 검사시험차량 운영을 활성화해 지능적인 유사석유제춤 판매 업소에 효과적인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 김이사장은 "비노출 검사시험차량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언제 어떻게 단속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따른 예방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이사장은 "대국민 홍보를 통한 의식전환만으로는 유사석유제품 사용이 근절되지 않는 만큼 원료공급 및 사용자에 대한 처벌이 가능하도록 관련법 개정을 정부 등에 강력히 건의할 예정"이라며 "무엇보다 품질검사 등을 위한 단속 권한을 정부 위탁을 통해서가 아니라 관리원이 직접 소유할 수 있도록 특수법인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사석유제품에 대한 실질적인 단속권한이 없는 한 업무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유사석유제품 유통이 급증하면서 석유제품의 품질검사와 관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리원의 역할이 늘어났다.

김이사장은 유사석유제품을 근절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관리원 위상을 재정립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늘어난 품질관리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을 충원했으며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노출 검사시험차량을 개발해 활용하고 있다. 또 변화된 환경에 따라 그저 묵묵히 석유품질 검사업무를 수행하던 기관에서 탈피해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원의 역할과 기능, 중요성을 알리고자 홍보업무를 강화했다.

 

그는 "관리원에 부임한 이후 느꼈던 점은 관리원이 지난 20여년 동안 석유품질 검사업무를 반복적으로 수행하면서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있고 목표의식마저 희미했었다"고 설명하고 "새로운 환경에 맞게 목표를 재설정하고 희미해진 목표의식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일을 경영의 제일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또 "그 결과 처음 외부의 압력이나 요구에 의해 혁신을 수용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지금은 목표의식이 확고해지면서 스스로 필요에 의해 혁신을 리드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아쉬움은 남는 법. "한 가지 일에 몰두할 경우 대부분 높은 집중력을 통해 단시간에 좋은 결과를 얻지만 유사석유제품의 경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 많은 안타까움이 든다"고 그는 토로했다. 실제로 기관의 성격상 석유제품 품질관리 전반을 담당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던 김이사장은 취임 후 당시 대부분의 사람이 쉽지 않을 것이라던 기관의 명칭을 높은 집중력을 발휘 '한국석유품질검사소'에서 현재의 '한국석유품질관리원'으로 변경했다.

 

"석유 대체연료에 대한 품질관리로 '미래 성장 동력' 확보"

 

지금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디젤ㆍ바이오에탄올 등 바이오연료가 환경개선효과ㆍ고유가 대응ㆍ에너지안보 차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따라서 관리원은 석유제품은 물론 대체연료와 관련한 정부와 업계 등의 다양한 연구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연구센터를 오창으로 확장, 이전했다. 김이사장은 "지난해 완공 이전한 오창 연구센터를 중심으로 바이오디젤ㆍ바이오에탄올ㆍ디메틸에테르(DME, Di-Methyl Ether)ㆍ가스액화(GTL) 등 석유 대체연료에 대한 적합성과 평가인증 등의 각종 연구를 개척할 것"이라고 향후 목표를 제시했다.


새로운 대체에너지원 보급ㆍ확대를 위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의 제도적 보완 및 기술적 정책지원을 위해 관련업계ㆍ시민단체ㆍ연구기관 등 각 분야의 전문가로 석유대체연료 워킹그룹(WG)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석유대체연료 WG을 통해 현재 사용하거나 사용할 바이오디젤ㆍ바이오에탄올 등의 품질향상과 품질기준(안)을 위한 여러 가지 전문 기술적 문제점 등을 제시하고 해결방안도 활발하게 검토ㆍ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체에너지에 대한 보급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이 언제든지 안심하고 쓸 수 있도록 품질면에서도 인정을 받아야 한다"면서 "대체에너지에 대한 성능과 품질기준을 확고하게 관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석유대체연료 WG은 바이오디젤연료유WGㆍ알코올연료유WGㆍ유화연료유WG 등으로 세분화해 운영할 계획이며 석유대체연료의 적정한 품질기준(안) 및 합리적인 유통방안 등을 도출해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또한 운행경유자동차 배출가스 저감장치 인증기관 및 에너지소비효율(공인연비) 인증기관을 취득해 자동차 성능평가 연구기관으로 도약하고 산업계ㆍ학계 등과의 공동연구와 기술교류를 리드해 나갈 예정이다. 그는 "과거 자동차 연비를 측정할 때 '모든 기름은 똑같다'라는 전제로 분석했다면 이번엔 반대로 '모든 자동차는 같다'는 전제 하에 기름별 성능을 테스트할 것"이라며 "오창 연구센터에서 물성분석과 실증테스트를 동시에 할 수 있도록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이사장은 일본ㆍ미국ㆍ유럽 등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해외기술교류협력을 확대하고 세계 주요 국가별 석유제품 품질관리 전문가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활동과 사업을 추진해 석유기술종합정보센터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실제로 석유제품에 대한 국내외 정보를 수집, 배포하는 역할을 하기 위해 기술정보 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인 그는 우선 우선 기술공정이 앞선 러시아에 요청해 기술리스트를 확보했으며 정유사 등 국내 업체 필요한 기술이 무엇인지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을 한 상태다. 그는 "특히 베트남과의 기술교류를 통해 국내 석유제품 품질기술이 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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