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시기 10년 이상·설비용량 1MW미만 풍력발전기만 32기
기존 실적 토대로 정확한 경제성 검토 가능...주민수용성이 화두

[이투뉴스] 국내 풍력단지 건설역사가 거의 20년이 되면서 최신 기종보다 용량이 작고 성능이 떨어지는 기존 풍력발전기를 교체하거나 단지를 재건설하는 풍력 리파워링(Repowering)시장이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1998년 제주 행원에 국내 1호 풍력발전기(덴마크 베스타스 600kW)가 설치된 지 거의 20년이 흐른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풍력단지 중 설치된 지 10년 이상, 1MW미만 용량을 가진 풍력발전기는 철거된 제품을 포함해 모두 32기(45.710MW)로 집계됐다.

현재까지 확실하게 철거됐거나 철거를 앞둔 국내 풍력단지는 모두 5개소로 풍력발전기 13기(9.635MW)가 교체될 예정이다. 이중 3개소는 아직 기존 발전기가 남아 있으며, 제주 김녕에 있었던 유니슨 750kW발전기와 강원 태백에 있었던 효성 3MW발전기는 각각 2010년과 2012년 설치됐으나 최근 모두 철거됐다.  

리파워링 현황을 살펴보면 우선 지난해 5월 중부발전이 8.8MW 매봉산 풍력발전단지를 철거하고, 16.5MW로 용량을 증대해 단지를 재건설하는 사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매봉산풍력단지는 2004년부터 2006년 사이 설치된 850kW 베스타스 및 가메사 풍력발전기 8기(6.8MW)와 2012년 세워진 2MW 효성 풍력발전기 1기가 운영 중이었다.

또 제주도 행원에서는 2000년부터 2003년 사이 설치된 600~750kW 베스타스 발전기 9기를 철거하고 리파워링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제주에너지공사에 따르면 현재 행원 1호기(600kW), 2호기(225kW), 4호기(660kW), 5호기(600kW), 7호기(750kW) 발전기가 철거됐으며, 새로 4호기(유니슨 2MW), 5호기(한진산업 1.5MW), 16호기(현대중공업 1.65MW)기를 설치했다. 제주도 특성상 계통연계용량이 한계가 있어 시일이 지연되고 있으나 향후 9기를 더 세울 예정이라고 공사 담당자는 밝혔다.

2.64MW 대관령 풍력단지도 지난해 말 2003년에 설치된 기존 660kW 베스타스 기종 발전기 4기를 모두 철거하고 1.64MW 발전기로 교체하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원도청에 따르면 터빈사 및 시공사로 현대중공업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날씨에 따라 변동은 있으나 올 2월 첫 삽을 떠서 4월말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아직 철거돼지 않았지만 10년 이상 운영된 1MW 이하 풍력발전기가 세워진 지역은 울릉도(설치시점 1999년, 600kW 베스타스 1기), 포항(2001년, 660kW 베스타스 1기), 전북 군산(2002~2007년, 베스타스 각각 750kW 6기·850kW 4기), 제주 한경 신창(2006년, 베스타스 850kW 2기), 강릉시 대기리 (2007년, 효성 750kW 1기) 등이다.

손충렬 세계풍력에너지협회 부회장은 “리파워링은 기존 풍력단지 운영실적을 보유해놓고 추진하는 만큼 비교적 정확한 경제성 검토가 가능하고, 이에 따라 자금조달(PF)을 수행하기도 조건이 좋아 추진 자체는 수월하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기존 단지 운영으로 5년이나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지역 주민들의 수용성이 어떤지는 그간 운영했던 사업운영주체의 행동에 따라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앞서 베스타스 등 외산제품이 많이 설치됐던 기존 풍력단지를 리파워링하는 만큼 수준 높은 국산제품이 많이 설치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명품이라 불릴만한 제품이 하루 빨리 나왔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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