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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개념 보조금' 바이오매스발전 패착
[너도나도 바이오매스 발전, 이대로 괜찮나 (下)]
일본은 산지 및 자원화 가치 따라 FIT 차등
산업부 "국산연료 최대한 활용 유도 계획"
  [446호] 2017년 03월 02일 (목) 10:20:32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이투뉴스] “지금 한국의 바이오매스 유통시장은 한마디로 엉망이다. 발전사들이 싼 것만 찾으니 삼성·한화 같은 대기업이 뛰어들어 국제시세만 들쑥날쑥 만들고 있고, 일부 자격미달 업자들은 물량도 확보하지 않고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부터 대형 바이오매스 발전소들이 속속 가동되면 연료를 구하지 못하거나 우리끼리 경쟁해 가격을 폭등시키는 사태가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다.”

우드펠릿 무역 전문기업 J사 관계자는 국내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현황에 대해 이같이 개탄했다. (기획(上) 대형 바이오매스 발전소 '우후죽순' 기사 참조) RPS(신재생공급의무화) 발전사들과 대기업들이 너도나도 판을 키워 발전사업에 뛰어들다보니 후방 연료시장도 혼탁·과열 양상이 본격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바이오매스 발전이 머잖아 ‘발전사들의 RPS 도피처’나 ‘이행정산금 블랙홀’, 또는 ‘무역수지 적자 및 외화유출 산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음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발전사들은 기백MW급 대형 전소(全燒) 발전소 건설에 혈안이 돼 있는데, 정작 정부는 이런 움직임의 원인과 향후 초래할 결과에 대해 무지하기 그지없다는 지적이다.

익히 알려져 있듯 바이오매스 발전사업 과열은 REC(신재생공급인증서) 가중치가 도화선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우드펠릿, 우드칩, 바이오고형연료(Bio-SRF) 등의 목질계 바이오매스에 원산지나 특성 구분 없이 전소 시 가중치 1.5를, 혼소(다른 연료와 섞어 연소) 시에는 1.0을 각각 부여하고 있다. 발전사들이 일단 싸고 조달이 쉬운 수입산 Bio-SRF로 눈을 돌렸던 이유다.

물론 다른 요인도 있다. 매년 RPS 목표는 늘어나는데 태양광·풍력으로 단기간에 실적을 확보하기는 어렵고, 이런 가운데 전력수요 증가율 감소로 신규 발전사업 진입이 까다로워져 사실상 별도 규제가 없는 전소 발전이 틈새 사업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RPS 초기엔 설비투자가 불필요한 혼소가 선호됐지만 ‘무임승차’ 여론이 들끓자 대형 전소 발전으로 방향을 튼 것도 한 요인이다.

문제는 이런 방식의 RPS이행이 해당 발전사 경영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신재생원간 적정 믹스 달성, 전기요금내 정산금의 효율적 운용, 연료수입 과정의 무역수지 관리 등의 측면에서 는 국가 경제에 하등 도움이 되지 않다는데 있다. 일각에선 골든타임에 해당하는 이때 서둘러 시장왜곡을 초래한 제도를 바로잡지 않으면 훗날 뒷수습이 어려울 수 있다고도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바이오매스 산지와 특성에 따라 보상수준을 차등하고 있는 일본의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참고해 제도정비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지 재생에너지 법제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간벌재 등 목질계 바이오매스 소형발전(2MW 미만)에 kWh당 40엔의 높은 FIT(20년)를 지급하는 반면 일반목질계나 수입재, 팜유껍질(PKS) 등은 절반 수준인 24엔을 보조한다.

또 재활용 폐목재(건설자재폐기물)는 간벌재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3엔을, 나뭇가지나 톱밥 등의 일반폐기물도 17엔을 각각 지원한다. 가급적 자국에서 미활용되고 있는 자원 이용을 유도하면서 무분별한 해외 연료 수입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다. 만약 이런 기준을 그대로 한국에 적용한다면 현재 검토·추진되고 있는 대부분의 전소 발전사업은 사업성이 나오기 어렵다.  

특히 일본은 우리 산림청에 해당하는 임야청(林野廳)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각 바이오매스의 채벌·간벌·유통·공급 단계마다 반드시 증명을 남기도록 하고,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가장 보상수준이 낮은 건설폐기물로 간주해 사실상 수입 자원이 발붙일 틈이 없다. 채산성이 없다는 이유로 100만톤 이상의 임지잔재를 그대로 산속에 방치하는 우리와는 접근 자체가 다르다.

하지만 정작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바이오매스 전소문제는 수입이 문제일 것이고, 과연 그것에 대해 제재가 가능한지는 의문”이라면서 “다만 국내산 연료를 최대한 쓸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향으로 가야하는 건 분명하며, 해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여러가지 방안을 놓고 전문가들과 논의중"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컨설팅기업 A 대표이사는 "정부가 보조금(REC)을 준다니까 공기업이나 대기업이 앞장서 100~200MW짜리 전소발전소를 짓고 해외서 폐기물에 가까운 연료를 수입해 재생에너지로 치장하는 것은 심각한 시장왜곡이자 잘못된 정책 신호"라면서 "REC 절대량을 늘리는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해외처럼 통합 관점에서 원별시장을 관리하고 계획을 수립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경제적 스팀생산을 위한 소규모 바이오열병합 등은 제외하고 연료특성과 자원화 가치에 따라 REC가중치를 차등하되 연료전지처럼 전력수급계획에서 상한용량(연료전지는 50MW 이하)을 정해 대용량 진입을 규제하고 연도별로 진입허용 총량을 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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