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연료전지 등 알찬 구성…他분야는 열기 시들
차세대 화력발전 및 에너지시장 자유화 분야도 눈길

▲ 도쿄 빅사이트에서 열린 '월드 스마트에너지위크 2017'를 참관 중인 많은 관람객들.

[이투뉴스] 봄을 재촉하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일본 도쿄의 빅사이트에서 세계스마트에너지 전시회 및 회의가 개최되었다. 흐리고 을씨년스런 날씨처럼 전반적으로 2016년에 비해 열기가 다소 가라앉은 분위기였다. 전시 업체 수는 1570개로 다소 늘었지만 방문객의 규모나 전시장 면적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하는 듯 보였다. 전년에 비해 전시장이 꽉 찬 느낌이 부족했고, 회의장이나 외부 건물에서 열렸던 대형 강연이 전시장 한편을 차지한 임시 회의장에서 열리기도 했다.

9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신기술 분야 중 가장 넓은 면적에 가장 많은 업체가 참여한 분야는 당연히 태양광 제품과 시공이다. 2015년에 비해 줄었지만 2016년에도 일본은 세계 2위에 해당하는 약 9GW의 태양광 보급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로 진출하려는 중국과 한국의 태양광 기업들에게 일본은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한화큐셀을 비롯해 자솔라, 징코솔라, 트리나솔라, 잉리, 파나소닉, 샤프 등 세계적인 태양광 기업들이 세를 과시하는 가운데 LG, 신성솔라, 아이솔라 같은 국내 기업들도 활발히 마케팅을 전개했다. 주최 측의 홍보와는 달리 아쉽게도 건물일체형 태양광(BIPV) 소주제는 별다른 볼거리가 없는 가운데 일본 정부가 2020년부터 신축건축물에 제로에너지 건물과 제로에너지 주택 기준을 적용하겠다는 소식이 그나마 관심을 끌었다.

한국 기업 중에는 한화큐셀이 돋보였다. 셀 생산량 기준으로 2016년 세계 1위의 태양광 업체에 오른 한화큐셀은 2016년 일본 시장에서 약 700MW의 태양전지를 판매해 점유율을 높여나갔다. 2011년에 일본 시장에 진출한 후 누적 용량으로 2700MW의 태양전지를 판매하였으며 14개 영업거점을 통해 시장 확대를 강화하여 2017년에는 일본 시장에서 2위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료전지 전시장은 수송용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수소생산, 수소저장 및 수송, 수소 충전 인프라, 수소 연료전지 자동차 등 전 분야에서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이 골고루 참여해 알차게 구성됐다는 인상을 받았다.  

▲ lg와 한화큐셀 등 우리 기업들도 전시회에 참가, 열띤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다른 분야는 전시 면적이나 참여 기업의 수준에서 태양광과 연료전지 분야에 비해 미흡한 편이었다. 점차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 풍력 시장은 세계 시장의 변방에 불과하기 때문에 전시 공간도 넓지 않았고 베스타스, 지멘스, 에너콘 같은 세계적 기업들의 전시장도 소박한 수준이었다. 스마트그리드와 전력시장 자유화 전시장은 일본 국내 기업 위주로 구성되었고, 전시와 정보 제공에서 외국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배터리 전시장도 세계 주요 기업들이 보이지 않아 관람객의 기대를 미치지 못했다.  

이번에 신규로 참여한 분야는 차세대 화력발전이다. 발전 기술 중 비중이 크고 앞으로 일본의 차세대 화력발전 기술이 에너지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이유로 9개 전시 주제의 하나로 추가됐다. 하지만 화력발전이 포함되면서 태양광, 풍력, 바이오매스 등 재생에너지와 배터리, 연료전지, 스마트그리드 등 에너지 신기술 전시로 알려졌던 행사의 성격이 다소 모호해져 보였다. 올해 3년째를 맞이하는 에너지시장 자유화 주제도 전통적인 전력회사와 가스회사가 주도하면서 재생에너지 전시회 이미지가 약화되는 데 일조했다.

재생에너지 전시회의 규모와 영향력은 개최되는 지역의 시장 및 산업 규모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다. 도쿄 세계스마트에너지 전시회는 세계 2위 규모로 부상한 일본의 태양광 시장과 연료전지, 배터리 등 일본 기업이 강점을 가지는 신기술 분야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일본 태양광 시장의 성장이 정점을 지나고 다른 분야 시장과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전시회의 발전도 정체되는 느낌이다. 그나마 일본은 관련 업계가 역량을 집중해 도쿄와 오사카에서 봄, 가을로 국제적 수준의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 신기술 전시회를 개최해오고 있다.

일본 스마트에너지위크에는 한국에너지공단과 코트라도 우수 중소기업들과 함께 도쿄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전시장에서 한국 기업인들도 흔히 만날 수 있다. 국내용 행사로 전락한 이름뿐인 국제 신·재생에너지 전시회가 넘쳐나는 우리나라에서 정부와 국내 산업계가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상훈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소장 energyvisi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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