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수준 저급연료 반입·연소 전국 횡행
헐값 연료로 수십% 수익…REC정비 시급

▲ 모 바이오매스발전소 연료창고에 쌓인 폐가구칩 파쇄 고형연료. 폐비닐이나 코팅제 등이 다량 섞여 흡사 쓰레기 더미를 연상시킨다.

[이투뉴스] 발전사들과 대기업들이 RPS(신재생공급의무화) 목표 이행과 틈새사업 개발을 위해 앞다퉈 대형 바이오매스발전소 건설에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일부 기존 발전사들이 폐기물 수준의 저가 폐가구칩 등을 대량 반입·연소해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소식이다. 폐가구칩 등은 코팅제 등을 포함하고 있어 연소 시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할 수 있다.

12일 바이오매스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북 소재 J사와 H사를 비롯해 충남 S사와 G사, 인천 E사, 경기 C사와 D사 등 다수 바이오매스·열병합 발전사들이 하루 수십~수백톤의 폐목재 고형연료(BIO-SRF)를 태워 전력이나 스팀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들이 사용하는 바이오매스의 상당량은 폐가구 등을 파쇄한 저급 연료다.

실제 본지가 최근 촬영된 특정사 연료창고 사진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저급 바이오매스 유통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을만큼 일반화됐다. 각종 색상의 화학물질 코팅제가 그대로 섞인 연료더미는 흡사 쓰레기 매립장을 연상시킨다. 이들 연료를 다량 사용하는 발전소들은 시설요건이 엄격한 일반 소각장과 달리 환경부의 TMS(굴뚝감시시스템) 농도감시만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품질인증제가 있지만 심사받을 때만 좋은 연료를 쓰고 실제 조달 때는 너도나도 폐가구칩을 들여오고 있다”면서 “일부 업체는 배출농도를 맞추기 위해 다량의 약품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발전소 허가를 내주는 산업부와 폐기물·대기를 관리하는 환경부의 탁상행정이 바이오매스 시장 왜곡과 REC보조금 유출을 초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처럼 발전사들이 폐기물 수준 저급연료를 선호하는 이유는 일반 바이오매스 대비 크게 저렴한 연료단가 때문이다. 현재 중간 가공업체들은 지자체로부터 폐기물 처리비를 받고 폐가구 등을 인수·가공해 이를 톤당 3만원선에 발전사로 재공급하고 있다. 이렇게 유통되는 폐가구칩은 연간 100여만톤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발전사 입장에선 헐값의 연료로 생산한 전력량만큼 SMP(전력시장가격)를 받고 여기에 얹어 높은 REC지원금(가중치 1.5)까지 챙기니 연료 품질 등을 따질 이유가 없다. 이런 유통구조 덕분에 폐가구칩 사용비중이 높은 일부 발전사는 매년 수십% 이상의 내부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는 게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전소냐, 혼소냐만 따지는 REC 제도의 허점 탓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산림에서 방치되고 있는 순수목재가 좀 더 활용될 수 있도록 REC인정기준을 손질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미활용 산림 목재를 사용하는 지역단위 소형 바이오매스발전소는 REC를 우대 지급하되, 반대로 폐가구 등의 폐기물목재 사용 발전소는 REC를 낮추고 대기감시 수준이나 환경설비 요건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성진 한국목재재활용협회 전문위원은 "목재의 산지나 종류가 제각각인데 모든 전소발전에 일괄적으로 1.5배의 REC가중치를 주니 수입산 연료나 폐목재로 수요가 쏠려 국가적으로 도움이 안되고 있다"면서 "기존 미활용 자원을 최대한 사용하면서 경제성이 높은 수종으로 재조림사업을 벌이면 지역경제 활성화와 바이오매스 선순환 구조가 확립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복 기자 lsb@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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