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억원 예산소진 시 사업종료, 매년 추경 불구 올해는 추가 NO
지난해 미지급금 152억원 해결책도 全無…“무책임한 정책” 비난

[이투뉴스] 올해 가스냉방 보급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올해 가스냉방설비 설치지원예산이 70억원 수준으로 예년과 비슷한 규모지만, 예산이 소진 되는대로 사업을 종료하고 더 이상의 추가접수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정책이 결정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설치장려금을 사업자 당 1억원 한도로 한정시켜 위축된 상황에서, 그동안 추경예산으로 늘어나는 가스냉방설비를 지원한 것에 비춰 마지노선을 그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가스냉방설비를 설치하고도 예산이 부족해 아직 지급되지 못한 장려금이 본 예산의 2배가 넘는 152억원에 달하지만 이에 대한 해결책은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력수급 안정화와 국가 에너지효율화 사업 차원에서 가스냉방에 대한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더없이 공허하게 들리는 분위기다.

올해 도시가스업계 사장단 신년인사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고위층이 도시가스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상반기에 한국가스공사의 미수금 회수를 완료하고, 가스냉방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공언했으나 공염불이 된 셈이다.

한국가스공사가 14일 공고한 ‘2017년 가스냉방설비 설치지원 사업 집행계획’에 따르면 올해 가스냉방설비 설치지원에 70억4900만원이 지원된다. 지원금액은 설치장려금의 경우 신청자별 1억원 한도이며 한도액 기간은 도시가스공급개시일 기준으로 2017년에 설치된 설비를 말한다.

설치용량은 800RT까지는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제품에 한해 장려금이 지급된다. 사업기간은 2017년 1월1일부터 2017년 12월31일까지이다. 단 사업기간 내 조기 예산소진 시 사업이 종료될 수 있으며, 장려금 집행은 해당 사업기간의 예산 범위 내 접수순서에 따라 시행된다.

GHP설치장려금 지급기준은 지난해와 동일하며, 직화흡수식 냉온수기 설치장려금 지급기준은 통합성능계수(IPLV)에 따라 장려금 지급 및 지급금액이 조정됐다.

통합성능계수가 1.71 이상의 경우 200RT 이하는 RT 당 10만원, 201RT~500RT이하는 7만원, 500RT 초과는 6만원이며, 1.41이상~1.71미만의 경우에는 200RT 이하는 6만원, 201RT~500RT이하는 3만원, 500RT 초과는 2만원이다. 예외인 경우는 COP가 1.2 이상인 경우 200RT 이하는 3만원, 201RT~500RT이하는 2만원, 500RT 초과는 1만원이 지원된다. 기존 COP는 2017년까지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서가 유효기간 내일 경우 인정한다. 2018년 1월1일부터는 IPLV에 의거해 집행이 이뤄진다.

지원대상은 가스냉방설비 설치장려금의 경우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가스냉방 설비를 신설(증설 또는 교체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한 설비의 소유주이다. 다만 공공기관 에너지이용 합리화 추진에 관한 규정 제10조에 따라 연면적 1000m² 이상의 건물에 냉방설비를 신설이나 증설 또는 교체한 경우는 제외한다. 가스냉방설비 설계장려금은 가스냉방설비 설치장려금 지급대상 설비를 건축물에 반영한 설비설계사무소이다.

장려금을 신청하려는 자는 도시가스공급개시일(한국안전공사의 완성검사일 기준) 이후 90일 이내 가스공사 관할 지역본부 주관부서장에게 장려금 신청서류 등을 첨부해 신청해야 한다. 장려금 신청은 가스공사의 홈페이지를 이용해 온라인 신청을 할 수 있다.

이 집행계획 공고일 이전에 도시가스공급이 개시된 가스냉방 설비에 대한 장려금은 2016년 5월11일 집행계획 기준(설치장려금 1억원 한도는 2017년 1월1일 부터 적용 등)에 따라 지급한다.

문제는 배정된 예산이 다할 경우 사업을 종료하고, 추가접수는 받지 않는다는 것과 지난해 미지급된 가스냉방설치 지원금의 해결책이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사업자당 1억원 한도 규정은 지난해 시행착오를 겪으며 올해부터 집행된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감내할 수 있으나 매년 150억원 상당의 장려금이 지원되는 상황에서 70억원으로 사업을 종료하라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지난해 설치되고도 지급되지 못한 가스냉방설비 장려금이 152억원에 달해 각 지역마다 수요자와 설비시공업자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무책임한 정책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도시가스업계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전기요금체계가 개편되고, 전력 예비율도 20%를 훌쩍 넘기면서 가스냉방에 대한 메리트가 상대적으로 떨어진 게 사실”이라면서 “적정 에너지믹스를 고려해야하는 산업부를 비롯해 갈수록 발전용 수요가 떨어지며 신규수요 창출을 위한 마케팅에 초점을 맞춰야하는 한국가스공사가 국가에너지 효율 차원에서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당국의 ‘2012~2016년 하계 최대피크 시 냉방부하’와 ‘2012년~2016년 동계 난방부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최대 하계피크인 8518만kW가 또 다시 경신될 때 냉방부하와 비중은 각각 2338만kW, 27.4%를 나타냈다. 에어컨 등을 가동하느라 1GW 기준의 국내 원전 23기가 모두 동원된 셈이다.

최근 수년 사이 냉방부하 비중 증가세도 예사롭지 않다. 2008년 20.9%에서 2010년 22.0%, 2012년 23.8%, 2015년 24.5%에서 2016년에는 27.4%까지 치솟았다. 가파른 전력소비량 속에서 냉방용 소비량은 더 급격하게 늘어났다는 방증이다.

연구에 따르면 가스냉방은 하절기 전력피크 수요를 억제 또는 대체하고 가스 수요를 늘려 온실가스의 주범인 화력발전소의 추가 건설을 회피할 수 있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약 23% 줄이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력 송배전망 부하를 줄이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시스템이다.

불필요한 전기화를 막고 에너지원간의 균형발전을 꾀하는 것은 물론이고 기후변화협약에 대한 대응 차원의 긍정적 효과가 분명한 가스냉방 보급에 대한 정책적 의지가 재정립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채제용 기자 top27@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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