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개입 등 주유소 경영 간섭…강제적 출혈경쟁 촉발
유통시장 공정성 저해…“주유소에서 손떼라” 집단항의

▲ 김문식 주유소협회 회장이 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이투뉴스] 한국도로공사의 주유소 경영간섭이 '공기업의 갑질'로 도마 위에 올랐다. 주유소협회(회장 김문식)와 석유유통협회(회장 김정훈)가 집단시위에 나서 한국도로공사가 공권력을 동원해 공정한 석유 유통시장을 저해하고 있다며 즉각적인 경영간섭중단을 촉구했다.

주유소협회와 석유유통협회는 16일 공동으로 경북 김천혁신도시 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도로공사 고속도로 주유소 갑질횡포 경영간섭 중단촉구 항의집회’를 가졌다.

이날 집회에서 양 협회는 공기업인 도로공사가 위탁운영 계약연장을 이유로 고속도로 주유소 판매가격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로 인해 주유소업계는 출혈경쟁을 강제로 하고 있어 생존마저 위태로운 실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고속도로 주유소는 도로공사의 요구대로 판매가격을 운영하지 않을 경우 운영 평가 점수에서 불이익을 받아 재계약 과정에서 탈락하게 된다. 결국 대부분의 주유소들은 위탁 운영 계약 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판매가를 내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고속도로 주유소의 인근 지역에 위치한 영세 자영주유소들도 유탄을 맞고 있다. 인근 자영주유소들은 휴게소 사업을 통해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고속도로 주유소와는 달리 추가적인 수익원이 없어 더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도로공사의 주유소 판매가격 개입이 고속도로 주유소 시장의 공존이 아닌 공멸로 몰고 있다며 즉각적으로 간섭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날 양 협회는 도로공사의 부당한 주유소시장 개입은 건전한 석유유통시장 질서를 해치는 요인이라고 비난하고, 오히려 주유소들이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법 유통행위에 가담할 수도 있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는 도로공사 관련부서인 휴게시설처에 전달됐다.

성명서에서 양 협회는 도로공사가 고속도로 주유소 저가판매가 행위를 중단하지 않을 경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의 단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단호한 자세를 견지했다.

주유소협회와 석유유통협회는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주유소 최저가 판매 정책은 공기업의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정책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도로공사의 횡포가 계속될 경우 1만3000여 주유소들과 600여 석유대리점이 뜻을 모아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동훈 기자 donggri@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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