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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에너지전담 정부조직은 어디로 가야 하나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450호] 2017년 04월 03일 (월) 08:01:19 이종영 jyyi@cau.ac.kr
이종영
중앙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투뉴스 칼럼 / 이종영] 현재 우리나라는 헌정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대통령 선거 국면에 있다. 차기정부에서 수행할 국가과제에 관한 활발한 논의가 곳곳에서 진행 중에 있다. 대한민국의 역동성을 증명하는 현상이기도 하다. 정부조직의 개편을 둘러싼 방안도 여러 기관에서 논의되고 있다. 정부조직은 헌법 제96조에서 행정각부의 설치·조직과 직무범위를 법률로 정하도록 천명하고 있다. 헌법은 국민의 직접 투표로 제·개정되는 가장 민주성이 강하게 반영된 최고의 규범이다. 헌법이 정부조직과 직무를 직접 규정하는 것은 정부의 업무수행이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하고 충분하게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하라는 국민의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우선적으로 정부조직부터 개편하는 관례가 지속되고 있다. 2017년 5월 9일에 실시되는 대통령선거로 새로운 정권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서 탄생하여 다양한 정책을 수립·추진할 것이고, 정책수행을 적합하게 정부조직을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업무를 전담할 정부조직에 관하여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녹색성장위원회 내부에 기후변화와 에너지 관련 부처로 구성되는 정책조정협의회를 설치하는 방안, 여러 부처에서 수행하는 기후업무를 통합하는 환경기후대기부를 설치하는 방안, 기후업무와 에너지업무를 하나로 통합하는 기후에너지부를 설치하는 방안 등이다. 특히, 에너지업무와 기후업무를 통합하여 수행하는 기후에너지부의 설치에 관한 목소리가 작지 않게 들리고 있다. 에너지업무를 전담할 정부조직 개편 논의의 배경은 전통적인 국가에너지업무에 속하는 에너지의 안정성확보에 에너지사용에 기인하는 기후변화, 미세먼지, 대기환경오염 등과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에너지업무에 추가된 데에 있다. 산업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에너지원에서 발생하는 기후변화물질과 대기오염물질의 저감이 국가의 중요한 업무에 속하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기후변화, 미세먼지에 관한 환경적 문제는 에너지의 불가분적 관계에 있어 기후변화관리와 에너지를 통합적으로 관장하는 기후에너지부의 설치가 일면 합리적인 것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국가가 수행하는 에너지업무의 핵심은 에너지안보라고 하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이다.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은 지금도 여전히 그리고 상당한 미래에도 국가에 부여된 에너지업무의 본질에 속할 것이다. 에너지의 중요성은 산업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수송, 건물에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에너지공급은 국민의 생활에 전방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산업사회는 종언을 고할 수밖에 없다. 에너지업무에서 기후변화대응이나 환경보호가 새롭게 중요한 업무로 부각되고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에게 주어진 에너지업무의 본질과 핵심은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에 있다. 이에 반하여 에너지사용으로 인한 대기환경오염의 저감이나 온실가스배출의 감축은 국가의 에너지업무에서 에너지공급보다 우선할 수 없는 업무이다.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이 확보된 후에 비로소 에너지사용으로 인한 온실가스감축이나 미세먼지저감에 관한 국가의 과제가 의미가 있고,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온실가스감축이나 미세먼지저감은 국민의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국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보다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기후변화나 미세먼지저감과 같은 대기오염의 문제를 중요한 에너지업무로 인식하는 것은 다른 한편으로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이라는 국가의 업무를 정부가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에너지의 확보는 국가관계에 따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향후에도 현재와 같이 충분하게 안정적으로 공급된다는 보장이 없다. 외국의 에너지 대외의존도 낮은 국가도 에너지업무의 핵심을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에 두고 있다.

에너지업무를 수행하는 정부조직의 개편은 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본질적인 과제인 업무와 과제를 기본적 출발점으로 전개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헌법적 요청이기도 하다. 국가에게 부여된 본질적인 에너지업무는 에너지의 안정적인 공급에 있는 것이지 결코 에너지사용으로 유발되는 기후변화물질의 감축이나 대기오염방지에 있지 않다. 새로운 정부에서 에너지업무에 관한 정부조직의 개편은 국민이 직접 제·개정에 참여하는 헌법에 적합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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