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만화 '미스터 초밥왕' 한국서도 인기

"'미스터 초밥왕'에서 '이쑤시개로 초밥의 밥 부분을 콕 집어서 들어올릴 수 있으면서 입 안에서는 스르르 녹는' 것이 제대로 된 초밥이라고 묘사한 적이 있었어요. 이걸 보고 많은 사람이 초밥집에서 이쑤시개로 밥을 집어 올리는 바람에 요리사들에게 항의를 받기도 했습니다."


'음식'을 주제로 한 일본국제교류기금의 한ㆍ일 문화교류사업 행사에 초청돼 한국을 찾은 만화가 데라사와 다이스케(寺澤大介. 48) 씨가 4일 오전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1985년 만화 '이슈쿠'로 데뷔한 데라사와 씨는 이듬해 '주간소년매거진'에 연재한 '미스터 맛짱'을 비롯해 '미스터 초밥왕'ㆍ'절대미각 식탐정' 등 요리를 주제로 한 많은 히트작을 남겼다.


초밥 명인이 되기 위한 소년 쇼타의 도전기를 그린 '미스터 초밥왕'은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다. 현재 만화잡지 '이브닝'에 '미스터 맛짱 2'와 '절대미각 식탐정'을 연재하고 있다.


20여 년간 요리 만화를 그려온 데라사와 씨는 정확하고 풍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발로 뛰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다. 맛집을 찾아다니며 음식을 먹어보는 것은 물론 직접 주방에서 요리 명인들의 손놀림을 관찰하고 음식 재료 원산지를 찾아 전국을 누볐다.


"취재를 위해 어떤 초밥집은 400번 넘게 간 적도 있습니다. '미스터 초밥왕' 때문에 많은 초밥집을 누비다 보니 자연스레 재료나 솜씨에 대해서 예민한 미각을 갖게 됐어요. 이것도 일종의 직업병이 아닌가 싶네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먹어본 초밥은 어떤 맛이었을까.
"여기는 대체로 흰 살 생선을 이용해서 초밥을 만들더라고요. 붉은 살 생선은 특유의 비린 맛 때문에 초밥에 많이 쓰이지 않고 먹을 때도 양념을 강하게 해서 먹는다고 들었습니다. 신 김치나 인삼을 이용한 한국식 초밥도 인상이 깊었습니다."


세밀하고 사실적인 '맛' 묘사를 위해 만화의 소재가 되는 음식은 대부분 먹어본다는 그는 '취향의 보편성'을 찾는 것이 요리 만화의 어려움이라고 말했다.


"맛에 대한 취향이나 음식을 먹는 방법은 주관적인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객관적인 맛을 찾아내는 것이 참 힘듭니다. 제가 알고 있는 '상식'이 흔들릴 때도 많고요. 예를 들면 일본에서는 카레와 밥을 따로 먹는데 한국에서는 카레를 밥에 얹어 먹는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경우 '평균치'를 잡는 것이 대단히 힘들죠."


오랜 기간 요리 만화를 그리다 보면 아이디어 고갈 등으로 고민하는 경우도 있을 법하지만 데라사와 씨는 "캐릭터나 스토리는 여전히 무궁무진하다"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상을 하거나 초벌 그림을 그리다 아이디어가 모자라 작업을 멈춘 경우는 거의 없어요. 초벌 그림 20-30쪽 정도는 두세 시간 정도면 쓱쓱 그려냅니다. 만화를 낼 수 있는 지면만 주어진다면 독자와의 만남을 계속 유지해가고 싶어요."


수많은 요리 명인을 만화 속에 담아 온 그의 실제 요리 솜씨는 어떨까.
"제 요리 실력이요? 그리 대단하진 못합니다. 학창 시절 자취 생활을 했기 때문에 평범한 음식을 만들 수 있는 정도랍니다."

사람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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