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난방·CES 업체 상당수 영업이익 불구 이자 때문에 순손실
상당수가 연간 100억 넘게 이자지급, 완전자본잠식도 3곳이나

[이투뉴스] 지난해 국내 집단에너지업체 상당수가 전년대비 경영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부문 부진으로 인한 매출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중대형 15개 업체 중 무려 13곳이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하지만 과도한 부채로인해 이자를 갚는데 돈을 날리면서 절반이 넘는 8곳이 당기순손실을 기록, 높은 부채비율을 개선하지 않고선 만성적자를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본지가 국내 지역난방 및 구역전기(CES) 분야 집단에너지 주요업체에 대해 2016년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2015년에 비해 전반적으로 매출은 감소했으나, 이익은 소폭이나마 증가세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적 분석은 매출액 200억원이 넘는 주요 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했으며, 도시가스 또는 일반 업체의 사업부문 형태로 운영되는 소규모 사업자는 제외했다. 서울에너지공사와 부산시는 연간 실적이 나오지 않아 포함하지 않았다.

먼저 집단에너지 절대강자인 한국지역난방공사와 GS파워가 나란히 매출은 줄었으나 1000억원이 훨씬 초과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고, 순익도 각각 1267억원(한난), 806억원(GS파워)을 기록해 따뜻한 한 해를 보냈다. 집단에너지업계 전체적으로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SMP(전력시장가격) 하락으로 전기부문이 주춤한데다, 단위가구당 열판매량 감소와  열요금 인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나래에너지서비스 등 일부 업체의 경우 신규 열병합발전소가 본격 가동되면서 매출이 크게 증가한 사례도 있다.

빅2와 차이는 많지만 인천종합에너지의 선전도 눈에 띈다. 인천종합에너지는 1106억원의 매출과 영업이익 158억원, 순이익 58억원을 달성해 안산도시개발을 제치고 이익규모 기준 3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특히 순익의 경우 전년보다 17배 넘게 늘었다. 안산도시개발은 지난해에도 73억원의 영업이익과 44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전년보다 33∼48% 감소해 스타일을 구겼다. 이어 인천공항에너지(영업이익 66억원, 순이익 27억원)와 미래엔인천에너지(영업이익 28억원, 순익 11억원)가 흑자를 냈다. 여기에 CES업체에서는 최초로 TPP가 5억원의 순익을 달성해 눈길을 끌었다. 영업이익은 비록 1000만원에 그쳤지만, 지분법투자이익 등에 힘입어 전체 흑자규모를 키웠다.

나머지 업체들은 올해도 전반적으로 적자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등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상당수 업체들이 영업이익이 증가세를 보이며 개선의 징조를 보였다. 15개 조사대상 업체 중 2015년에는 5곳이 적자였지만 올해는 2곳으로 줄어 13곳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청라에너지가 1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등 별내에너지(10억원) TPP(0.1억원)까지 3곳이 영업적자에서 흑자구조로 전환됐다.

15개 업체 중 13곳이 영업이익을 냈으나 최종적으로 당기순이익을 낸 곳은 7곳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대륜발전의 적자규모가 328억원으로 가장 컸으며, 뒤이어 청라에너지(161억원), 별내에너지(114억원), 나래에너지서비스(110억원), 휴세스(88억원), 부산정관에너지(79억원), 수완에너지(79억원), 대구그린파워(40억원) 등이 줄줄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처럼 영업이익을 낸 업체까지 최종적으로 적자로 돌아선 것은 과도한 빚더미에 따른 이자비용 지급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대표적으로 청라에너지가 영업이익을 냈으나, 4500억원에 육박하는 부채와 연간 140억원이 넘는 이자로 인해 적자를 면치 못했다. 또 대규모 발전설비를 갖추고 있는 대륜발전(260억원), 대구그린파워(179억원), 나래에너지서비스(160억원), 별내에너지(119억원) 등의 한 해 이자지급 액수가 100억원이 넘었다. 나머지 적자기업 역시 대다수가 한 해 50억원 넘는 금융비용으로 이자를 갚지 못해 빚더미가 점점 늘어나는 악순환에 시달렸다.

실제 부채비율에서도 이같은 흐름이 확인됐다. 한난의 부채총액은 3조3288억원으로 여타 업체에 비해 압도적이지만, 부채비율은 184% 수준에 머물고 있다. 미래엔인천에너지(79%)와 TPP(121%), GS파워(167%), 안산도시개발(291%) 등도 나은 편이다. 그러나 적자규모가 큰 업체일수록 부채비율도 높아 휴세스의 경우 무려 5754%에 달했고, 청라에너지(1977%), 인천종합에너지(1156%), 대구그린파워(612%), 별내에너지(550%)도 부채비율이 높았다. 여기에 인천공항에너지·수완에너지·부산정관에너지는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회계법인의 한 관계자는 집단에너지 분야의 높은 부채비율에 대해 사업에서 수익성을 맞추지 못해 누적적자가 쌓인 측면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증자 등의 자구노력 부족도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집단에너지사업자들이 회사 설립단계부터 자기자본비율을 낮게 가져갔고, 이후 회사가 갈수록 어려워지는데도 불구 증자 등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아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은 집단에너지업계의 만성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선 정부의 정책지원을 통한 사업구조 개선도 필요하지만 사업자의 자구노력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열요금 인상과 전력비용 보상의 경우 부채비율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모색, 사업자 스스로 재무구조 개선을 꾀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채덕종 기자 yesman@e2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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